AI 신원관리 플랫폼 오크, 6천만 달러 투자유치


신원(identity)은 현대 기업의 관문이다. 누구를 들여보내고 누구를 막을지 결정하는 지점이라, 보안 공격의 가장 큰 표적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대다수 기업은 지금 이 순간 누가 자사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지조차 정확히 답하지 못한다. 신원 관리 도구들이 사람 중심의 느리고 정적인 세상을 전제로 만들어진 사이, 사람·기계·AI 에이전트 신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이 도구들을 훌쩍 앞질러버렸기 때문이다. 가트너는 2028년까지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의 70%가 신원 가시성·인텔리전스 역량을 도입할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 업체들은 낡은 플랫폼에 AI를 덧붙이는 식으로 대응해왔지만, 이 문제를 안에서 오래 다뤄온 팀이 처음부터 AI 네이티브로 다시 지은 곳이 나타났다.

AI 신원관리 플랫폼 오크, 6천만 달러 투자유치

이스라엘 스타트업 오크(Oak)다. 오크는 조직 내 모든 신원—사람이든 기계든 AI 에이전트든—을 통제하는 단일 컨트롤 플레인을 만든다. 온프레미스·클라우드·SaaS·자체 개발 시스템 등 어떤 환경에도 붙는 AI 커넥터 프레임워크를 갖춰, 기존 도구들이 수개월 걸리던 연동을 몇 시간 만에 끝낸다. 정적인 기록에 의존하는 대신 원본 증거(raw evidence)로부터 각 신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보유한 접근 권한과 실제 사용 내역을 대조해 신원의 전체 생애주기를 관리하며 실시간 위험 판단과 근본 원인 해결까지 제공한다. 제품은 이미 정식 출시돼 기업 고객에 실제로 배포되고 있다.

CEO 겸 공동창업자 샤이 모라그(Shai Morag)는 20년 넘게 사이버보안 업계에 몸담아온 연쇄 창업자다. 예비역 소령 출신인 그는 오크 이전에 회사 세 곳을 세워 매각한 경력이 있다. 인테그리티프로젝트(Integrity-Project)는 2014년 엔비디아의 멜라녹스(Mellanox)에, 섹도(Secdo)는 2018년 팔로알토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에 넘겼고, 클라우드 신원·보안 기업 에르메틱(Ermetic)은 2023년 테너블(Tenable)에 2억6,500만 달러에 매각한 뒤 테너블의 최고제품책임자(CPO)로 남았다. 이후 테너블 CEO 아미트 요란(Amit Yoran)이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자 그는 회사를 떠나며 한동안 은퇴를 생각했지만, 테너블에서 만난 프로덕트 리더 탈 마롬(Tal Marom)과 다시 뭉쳐 오크를 창업했다. 마롬 CPO는 테너블과 세일즈포스에서 제품팀을 이끌었고 이스라엘군 복무 경력도 있다.

오크는 액셀(Accel)·그레이록파트너스(Greylock Partners)·CRV 공동 주도로 시드 투자 6,000만 달러를 유치했다고 15일 밝혔다. 헤츠벤처스(Hetz Ventures), 알파드라이브벤처스(AlphaDrive Ventures)와 전략적 엔젤투자자들도 참여했다. 스텔스 기간 동안 이미 50명 규모의 팀을 꾸렸고, 조만간 인력 다수가 미국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모라그 CEO는 “시장이 한계에 다다랐고, 신원·보안·AI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을 한데 모을 기회가 내게 있었다”며 “이 분야에서 여러 회사를 만들어봤기에 왜 신원 관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고장 난 채로 남아 있었는지 안다. 도구를 더 얹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오크는 업계가 20년간 필요로 했지만 지금까지 만들 수 없었던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마롬 CPO는 “수개월에 걸쳐 CISO·IAM 책임자 100명 이상과 대화를 나눴는데, 다들 너무 많은 단절된 도구를 운영하고 접근 권한이 어떻게 쓰이는지 볼 수 없으며 AI 에이전트를 통제할 방법도 없다는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다”며 “CNAPP이 파편화된 클라우드 보안 스택을 통합했듯, 신원도 지금 같은 변곡점에 서 있고 오크가 이를 하나로 묶는 플랫폼이 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액셀의 안드레이 브라소베아누(Andrei Brasoveanu) 파트너는 “샤이를 두 번째로 지원하는 건 우리가 내린 가장 쉬운 결정 중 하나였다”며 “그의 팀은 커리어 내내 엔터프라이즈 보안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왔고, 신원은 아직 남은 것 중 가장 큰 문제”라고 평가했다. 액셀은 에르메틱 시리즈A를 이끈 인연으로, 모라그가 다음에 무엇을 만들든 지원하겠다는 비공식 약속을 미리 해둔 상태였다.

신원 보안 격전지, 통합 바람이 분다

기업용 신원·비인간 신원(NHI) 보안 시장은 이미 여러 강자가 자리 잡은 격전지다. 아이덴티티 보안 기업 세비인트(Saviynt)는 지난해 KKR 주도 시리즈B에서 7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0억 달러를 인정받았고, AI 에이전트 신원 보안에 특화된 뉴코어(NewCore)는 6,600만 달러 시드를 유치했다. 이스라엘 AI 에이전트 보안 스타트업 아스트릭스(Astrix)는 시스코(Cisco)가 약 4억 달러에 인수를 추진 중이고, 비인간 신원 보안 스타트업 오아시스시큐리티(Oasis Security)도 올해 3월 시리즈B로 1억2,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가 지난 1월 신원 보안 기업 SGNL을 약 7억4,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처럼, 업계 전반에서 대형 인수합병도 잇따르고 있다. 오크는 이 파편화된 시장을 사람·기계·AI 에이전트를 아우르는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경쟁 지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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