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마켓플레이스 파라폼, 2년 만에 매출 1억 달러 돌파


AI가 이력서 스크리닝 같은 반복 업무를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채용의 진짜 병목은 오히려 ‘누구를 뽑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이력서와 채용공고를 기계적으로 맞춰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작 중요한 건 후보자가 왜 이직을 고민하는지, 어떤 조직문화에서 성과를 내는 사람인지처럼 이력서에 나오지 않는 맥락이다. 이런 맥락은 오랫동안 후보자·기업과 신뢰를 쌓아온 사람, 즉 독립 리크루터만이 갖고 있는 자산이다.

채용 마켓플레이스 파라폼, 2년 만에 센타우르 등극

이 지점을 파고든 두 살배기 회사가 연환산매출(ARR) 1억 달러를 넘기며 ‘센타우르(Centaur)’ 반열에 올랐다. 미국의 채용 마켓플레이스 파라폼(Paraform)이다. 초창기에는 추천 보상형 마켓플레이스로 여러 아이디어를 시도했지만, 정작 꾸준히 재방문하며 제품을 쓴 건 독립 리크루터와 전문 에이전시들이었다. 이들이 기업에 우수 후보자를 계속 소개하기 시작하면서, 7개월간 씨름했던 양면 마켓플레이스 특유의 ‘콜드스타트’ 문제가 풀렸다. 여기서 회사가 진짜 깨달은 건 따로 있었다. 리크루터와 후보자·기업 사이에 오가는 모든 대화—왜 이 단계에서 떨어졌는지, 채용 담당자가 실제로 무엇을 중시했는지, 누가 최종적으로 잘 안착했는지—가 그 자체로 어디에도 없던 ‘채용 인텔리전스’ 데이터라는 사실이다.

파라폼은 이 데이터를 AI 학습의 기반으로 삼아, 이력서와 채용공고를 단순 매칭하는 대신 채용 과정 전체를 학습하며 검색할수록 똑똑해지는 에이전트를 만들었다. 지금은 팔란티어(Palantir·엔지니어 50명 이상 채용), 데카곤(Decagon·창업 초기 AE부터 프로덕트 매니저까지 약 30개 포지션을 대부분 한 달 안에 채용), 루프AI(Loop AI·디렉터 2명 포함 4개월 만에 13명 채용), 프레시디오리걸(Presidio Legal·법인 어소시에이트를 10일 만에 채용해 평균 채용 기간을 80% 단축) 등 1,000곳 넘는 기업이 파라폼을 쓰고 있다. 첫 매출이 발생한 지 2년 만에 ARR 1억 달러를 넘겼고, 최근 6개월 사이에만 매출이 두 배로 뛰었다.

CEO 겸 공동창업자 존 킴(John Kim)은 시드니대에서 로보틱스를 전공하고 테슬라에서 인턴으로 일한 이력이 있다. 파라폼 이전에는 학생과 멘토를 AI로 매칭해주는 플랫폼 룰러(Ruler)를 창업해 크림슨에듀케이션(Crimson Education)에 매각했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제프리 리(Jeffrey Li)와는 서로를 채용해보려다 이 과정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절감한 게 창업 계기가 됐다.

파라폼은 지난 3월 스케일벤처파트너스(Scale Venture Partners) 주도로 4,000만 달러 시리즈B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시리즈A를 이끌었던 펠리시스(Felicis)가 다시 참여했고, A캐피털(A Capital)·리퀴드2벤처스(Liquid 2 Ventures)와 함께 팔란티어 CTO, 캔바·유튜브 공동창업자, 스트라이프 COO, 쇼피파이 사장, 우버 CPO 등 유력 인사들도 개인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라운드로 누적 투자 유치액은 6,500만 달러가 됐다.

AI 채용 시장, 누가 진짜 인텔리전스를 쌓았나

AI로 채용을 자동화하려는 스타트업은 이미 여럿이다. 주스박스(Juicebox)는 800만 개 넘는 프로필 데이터베이스와 AI 에이전트로 24시간 스크리닝·아웃리치를 자동화해 시리즈A로 8,000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8억5,000만 달러를 인정받았다. 한때 비슷한 리크루팅 마켓플레이스로 출발했던 머코(Mercor)는 이후 AI 랩에 도메인 전문가를 연결해 모델 학습 데이터를 만드는 사업으로 축을 옮기며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이들 대부분이 AI로 사람(리크루터)을 대체하는 길을 택한 반면, 파라폼은 독립 리크루터를 마켓플레이스 안에 그대로 두고 이들의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AI 학습에 쓴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