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레스, 4억7천만 달러 시리즈C 유치


미국의 차세대 원자로 경쟁이 기술 실증에서 상용 배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군사기지와 원격 시설에서 디젤 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 마이크로원자로가 첫 번째 시장으로 떠올랐다. 전력망 공격과 자연재해에도 장기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기술인 동시에 국가안보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원자로 개발사 안타레스 인더스트리즈(Antares Industries)는 총 4억7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자금은 지분 투자 3억7천만 달러와 부채금융 1억 달러로 구성됐다.

지분 투자는 패러다임(Paradigm)과 카페이네이티드 캐피털(Caffeinated Capital)이 공동 주도했다. 포인트72 벤처스(Point72 Ventures), 샤인 캐피털(Shine Capital), 인더스트리어스 벤처스(Industrious Ventures)도 참여했다. 기업가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40여 년 만의 민간 비경수로 임계 도달

이번 투자 유치는 안타레스가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에서 실증용 원자로 ‘Mark-0’를 임계 상태에 도달시킨 지 수 주 만에 이뤄졌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Mark-0는 미국에서 40여 년 만에 임계 상태에 도달한 민간 개발 비경수로다. 2026년 6월 4일 진행된 실험에서 원자로 물리 특성과 반응도 제어, 계측 시스템이 설계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했다.

다만 Mark-0는 전력을 생산하는 상업용 발전로가 아니다. 전력 생산 없이 핵분열 연쇄반응과 제어 시스템을 검증하는 ‘제로파워’ 실증 원자로다. 안타레스는 이번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전기를 생산하는 Mark-1을 2027년 선보일 계획이다.

Mark-0에는 우라늄 연료 입자를 탄소와 세라믹으로 여러 겹 코팅한 TRISO 연료가 사용됐다. 고온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도록 설계된 연료로, 냉각 설비와 운영 인력이 제한된 군사기지나 원격 산업시설용 원자로에 적합하다.

미군을 첫 고객으로 선택

안타레스는 2023년 조던 브램블(Jordan Bramble)과 줄리아 드왈(Julia DeWahl)이 공동 설립했다. 브램블은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에서 근무했고, 드왈은 스페이스X에서 스타링크 사업 운영을 담당했다.

두 창업자는 원격 군사기지와 우주·심해 임무처럼 기존 전력망을 이용하기 어려운 환경에 주목했다. 안타레스의 마이크로원자로는 현장에 배치한 뒤 6년 이상 연료 교체 없이 자율적으로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상업용 전력시장보다 미군을 초기 고객으로 선택한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이다. 군은 초기 원자로의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고, 연료 수송과 전력망 취약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명확한 수요도 갖고 있다.

안타레스는 미국 공군의 ‘군사시설용 첨단 원자력 발전 이니셔티브(ANPI)’를 통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합동기지에 원자로를 공급할 후보로 선정됐다. 미 공군은 안타레스를 비롯한 3개 기업과 대상 기지를 선정하고, 2030년 또는 그 이전에 공군 시설에서 첨단 원자로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안타레스는 이보다 빠른 2028년 첫 방산 고객 배치를 추진한다. 회사는 이미 원자로 건설을 위한 계약을 확보했으며, 이번 자금을 Mark-1 개발과 제조시설, 연료 공급망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2025년 12월 9천6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제시했던 개발 일정을 실제 상용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단계다. 당시 계획에 머물렀던 Mark-0 임계 도달을 예정대로 완료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반면 전력 생산과 장기간 무인 운전, 반복 제조, 군사시설 배치에는 별도의 기술·인허가 검증이 남아 있다.

군사용 마이크로원자로 경쟁 본격화

안타레스의 직접적인 경쟁사는 이동성과 신속 배치를 앞세운 라디언트 인더스트리즈(Radiant Industries)다. 라디언트는 1MW급 휴대용 원자로 ‘칼레이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3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공군은 콜로라도주 버클리 우주군기지 사업 후보로 라디언트를 선정했다.

엑스에너지(X-energy)는 원자로와 TRISO 연료를 함께 개발하는 수직계열화 전략을 추진한다. 아마존과 다우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으며, 7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해 대규모 상업용 SMR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개별 군사기지를 겨냥하는 안타레스보다 발전 용량과 프로젝트 규모가 크다.

알로 아토믹스(Aalo Atomics)는 AI 데이터센터 인근에 원자로와 전력 인프라를 함께 배치하는 전략을 택했다. 50MW급 발전소를 공장에서 반복 생산한다는 구상으로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소형화와 공장 생산을 내세우지만 초기 고객은 다르다. 안타레스와 라디언트는 군사기지·원격 시설, 엑스에너지는 산업단지와 전력회사, 알로 아토믹스는 AI 데이터센터에 집중한다. 결국 경쟁의 승패는 원자로를 한 번 가동하는 데 그치지 않고, 허가받은 설계를 반복 생산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차세대 원자력과 에너지 스타트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26 에너지 스타트업 지형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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