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리벨리온에 인수·투자·제휴 타진…상장 앞두고 변수


엔비디아(NVIDIA)가 국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접근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두 회사가 기술 제휴, 지분 투자, 나아가 인수까지 세 가지 선택지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논의는 초기 단계이며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리벨리온에 인수·투자·제휴 타진…상장 앞두고 변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이번 주 미국 산타클라라 본사에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를 직접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모두 논평을 거부했다.

리벨리온은 2020년 설립돼 데이터센터용 추론 NPU를 설계한다. 학습이 끝난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서 돌리는 영역으로, 엔비디아가 최근 인재와 기술을 빠르게 끌어모으고 있는 바로 그 시장이다. 회사는 지금까지 8억 5천만 달러가량을 조달했고 SK하이닉스, 삼성벤처투자, Arm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시점이 미묘하다. 리벨리온은 지난 3월 국민성장펀드 1호 기업으로 6,400억 원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3조 4천억 원을 인정받았고, 이번 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자금으로 키워 국내 증시 상장을 눈앞에 둔 회사에 해외 기업이 인수를 타진한 셈이다.

전례를 보면 인수가 유일한 결말은 아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AI 추론 칩 기업 그로크와 200억 달러 규모 비독점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엔지니어 상당수를 흡수했지만, 그로크 자체는 인수하지 않았다. 그로크는 클라우드 사업을 그대로 갖고 독립 운영을 이어갔고, 이후 6억 5천만 달러를 유치하며 추론 클라우드로 사업을 전환했다. 같은 방식이라면 리벨리온의 상장 계획과도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는다.

정부라는 변수

국내 AI 반도체 기업이 해외 빅테크의 인수 대상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메타(Meta)퓨리오사AI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8억 달러, 약 1조 2천억 원 규모였던 제안은 다음 달 거절됐다. 결렬 사유로 알려진 것은 인수 이후 사업 방향과 조직 구성을 둘러싼 이견이었고, 백준호 대표는 외부 자본에 기대기보다 자체 칩으로 성장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거절 이후 퓨리오사AI는 국내 자금으로 몸집을 키웠다. 그해 7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이 참여한 시리즈C 브릿지에서 1,700억 원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1조 원을 넘겼고, 지난 7월에는 수출입은행이 벤처 직접투자 1호로 200억 원을 넣었다.

제도적 장치도 있기는 하다.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해외 인수합병이나 외국인 투자를 받을 때, 정부 연구개발비로 개발한 기술이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정부 지원 없이 개발했다면 승인 대신 신고 대상이다.

문제는 이 장치가 지금 사안에 그대로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행 국가핵심기술 목록의 반도체 항목은 30나노 이하 D램, 3차원 적층 낸드, 파운드리 공정, 모바일 AP SoC 설계,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 설계 등으로 짜여 있다. AI 반도체나 NPU 설계는 별도 항목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자동으로 발동하는 제동장치는 없는 셈이다.

실질적인 변수는 법이 아니라 자금 쪽에 있다. 퓨리오사AI 때 정부는 밖에서 지원하는 위치였지만, 리벨리온에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3,000억 원이 직접 들어가 있다. 정부가 주주에 준하는 이해관계자로 이미 안에 들어와 있고, ‘K-엔비디아 1호’라는 정책적 상징까지 얹혀 있다. 어떤 형태의 거래든 이 지분과 명분을 지나칠 수 없다. 블룸버그도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심사와 함께, 반도체를 전략자산으로 보는 한국 정부의 판단을 변수로 짚었다.

리벨리온은 최근 국내 기반을 빠르게 넓혀 왔다. 6월 AI 최적화 기업 스퀴즈비츠를 인수해 풀스택 인프라 기업으로 방향을 잡았고, 이달에는 과기정통부 혁신제품으로 지정돼 국산 NPU의 공공 조달 길을 열었다. 4월에는 Arm·SKT와 추론 인프라 협력에 나서며 소버린 AI 시장을 겨냥했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Nvidia Approaches Korea’s Rebellions Over Partnership, Investment or Buy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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