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한국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 인수하나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Meta)가 한국의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Furiosa AI)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메타가 자체 AI 칩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엔비디아(Nvidia) 칩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협상은 이번 달 중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졌다.

furiosaAI rngd card - 와우테일

퓨리오사AI는 2017년 삼성전자와 AMD 출신 엔지니어인 백준호(June Paik)가 설립한 팹리스(fabless) 반도체 기업으로,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추론 칩을 전문적으로 개발해 왔다. 이 회사는 2021년 첫 AI 칩인 워보이(Warboy)를 출시한 데 이어, 2024년 8월에는 차세대 AI 칩 레니게이드(RNGD)를 공개했다. RNGD 칩은 대규모 생성형 AI 모델(예: 메타의 Llama 2 및 Llama 3)을 실행하는 데 적합한 고성능 칩으로, 엔비디아의 H100 GPU 대비 와트당 성능이 3배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RNGD 칩은 대만의 맞춤형 칩 제조사 Global Unichip과 협력해 개발되었으며, SK하이닉스의 HBM3 메모리를 탑재했다. 이 칩은 올해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LG의 AI 연구소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Saudi Aramco 등이 사용에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메타는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AI 칩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퓨리오사AI 인수를 고려 중이다. 메타는 현재 엔비디아의 H100 GPU를 대량 구매하고 있으며, 2024년 말까지 35만 개의 H100 칩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브로드컴(Broadcom)과 협력해 Meta Training and Inference Accelerator(MTIA)라는 자체 AI 칩 시리즈를 개발 중이다.

올해 초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은 AI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메타는 2025년 AI 기술 개발 및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자체적으로 650억 달러(약 93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번 인수는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퓨리오사AI는 지금까지 총 1억 1,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초기 투자자로는 네이버와 DSC인베스트먼트 등이 포함된다. 가장 최근에 크릿벤처스로부터 20억 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백준호 CEO는 회사 지분의 18.4%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도 AI 반도체를 만드는 팹리스 스타트업이 생겨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리벨리온(Rebellions)으로 사피온과의 합병을 통해 한국 최초의 AI 반도체 유니콘으로 등극한 바 있다. 리벨리온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와드벤처스, 카카오벤처스, KT 등으로부터 총 2억 2,500만 달러(약 3,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필자는 퓨리오사AI의 초창기부터 심사 또는 투자 건으로 만난 적이 있는데, 불가능할 것 같았던 AI 반도체 팹리스를 넘어 글로벌 IT 5대 천왕 중의 하나인 메타 인수설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퓨리오사와 리벨리온 외에 딥엑스, 하이퍼엑셀, 액시언 등도 있는데,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의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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