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코딩 ‘풀사이드’에 70억 달러 러브콜…이번에도 인수는 아니다


엔비디아(NVIDIA)가 8개월 사이 같은 패턴을 세 번째로 반복하고 있다. 회사를 인수하지 않으면서 핵심 기술과 인재, 지분 상승분을 모두 확보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엔패브리카(Enfabrica·9억 달러), 12월 그로크(Groq)와 200억 달러 규모 기술 라이선스 계약에 이어, 이번엔 AI 코딩 스타트업 풀사이드(Poolside) 차례라고 뉴커머(Newcomer)가 풀사이드의 투자자 서한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야후파이낸스·딜룸(Dealroom)·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도 같은 서한을 근거로 뒤이어 보도했지만, 엔비디아와 풀사이드 둘 다 아직 공개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여러 매체가 독립적으로 같은 숫자를 짚고 있어 단순 루머 수준은 넘어선 상태다.

엔비디아, AI 코딩 '풀사이드'에 70억 달러 러브콜…이번에도 인수는 아니다

풀사이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위한 생성형 AI 어시스턴트와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회사다. 핵심은 두 모델이다. 말리부(malibu)는 복잡한 엔지니어링 문제 해결과 코드 생성, 테스트·문서 자동 생성에 특화됐고, 포인트(point)는 개발자의 작업 맥락을 실시간으로 읽어 빠른 코드 자동완성을 담당한다. 두 모델이 합쳐져 AI 페어 프로그래머 “풀사이드 어시스턴트”가 되고, VS Code·비주얼스튜디오·젯브레인스(JetBrains) 계열 IDE와 코더(Coder) 원격개발 플랫폼에 플러그인으로 들어간다. 채팅, 인라인 코드 수정, 테스트 자동 생성, 리포지토리 검색, 여러 파일에 걸친 리팩터링까지 처리한다. 가장 큰 차별점은 철저한 엔터프라이즈 우선 설계다. 고객사의 온프레미스·가상사설클라우드(VPC)·워크스테이션 안에서만 작동해 사내 코드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다. 2024년 12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다년 계약을 맺고 아마존 베드록(Bedrock)에 말리부·포인트를 정식 탑재했고, 추론에는 AWS의 자체 칩 트레이니엄(Trainium)을 쓴다.

이번 딜에서 라이선스 대상이 된 것은 이 기존 제품군이 아니라, 최근 새로 내놓은 오픈웨이트 코딩 모델 라인업 라구나(Laguna)를 만드는 파이프라인 “모델 팩토리(Model Factory)”다. 라구나 M.1은 SWE-bench Verified에서 72.5%, 라구나 XS 2.1은 같은 벤치마크에서 70.9%, 라구나 S 2.1은 Terminal-Bench 2.1에서 70.2%를 기록했다. 씨넥스트웹은 라구나를 “딥시크·큐원에 맞선 서구권의 응답”으로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모델 팩토리를 비독점 라이선스로 쓰는 대가로 60억 달러를 지불하고, 별도로 10억 달러를 지분 투자한다. 총 딜 규모는 70억 달러다. 라구나 개발에 참여한 직원 109명에게는 엔비디아가 직접 채용을 제안한다. 이번 딜로 풀사이드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30억 달러에서 120억 달러로 4배 뛰었고, 60억 달러 라이선스 대금은 2027년 말까지 기존 투자자들에게 분배될 예정이다. 풀사이드는 2023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16억 달러를 조달했다. 가장 최근 라운드는 2024년 10월 5억 달러 규모 시리즈B였고, 뱅크캐피탈벤처스·이베이·씨티벤처스·레드포인트·애덤스스트리트 등이 참여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1월에도 풀사이드에 최대 10억 달러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된 바 있는데, 이번에 나온 10억 달러 지분 투자가 그 건이 실제로 성사된 결과로 보인다. 풀사이드는 깃허브(GitHub) 최고기술책임자를 지낸 제이슨 워너(Jason Warner)와 에이소 칸트(Eiso Kant)가 공동창업했다.

투자자 서한에는 “이것은 인수가 아니고 애크하이어도 아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고 한다. 공동창업자 3인 전원이 회사에 남고 회사는 독립 법인으로 계속 운영되며, 같은 소프트웨어를 다른 고객에게도 라이선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왜 이런 구조를 반복하는지는 12월 그로크 딜 때 이미 드러났다. 당시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재능 있는 직원을 영입하고 그로크의 지적재산권을 라이선스하는 것이지, 그로크를 회사로서 인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라스곤(Stacy Rasgon)은 당시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으로 구조화해 경쟁의 허상을 유지할 수 있지만, 핵심 인재가 엔비디아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반독점이 주요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짚었는데, 같은 지적이 이번 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엔비디아가 원하는 것은 최소 세 겹으로 겹쳐 있다. 첫째는 개발자가 매일 쓰는 계층이다. 엔비디아는 CUDA와 GPU로 AI 학습 시장은 완전히 장악했지만, 정작 개발자들이 실제로 붙어 있는 코딩 도구 계층 — 깃허브 코파일럿, 앤트로픽 클로드 코드, 오픈AI 코덱스가 경쟁하는 영역 — 에는 지분이 없었다. 풀사이드의 완성된 모델이 아니라 모델을 계속 찍어낼 수 있는 파이프라인과 그걸 다룰 줄 아는 엔지니어링 조직을 통째로 사들인 것은 자체 개발보다 훨씬 빠른 지름길이다.

둘째는 오픈웨이트 진영의 대표 모델이다. 이 대목은 이번 딜 며칠 전이 아니라 한 달 전 맥락과 이어진다. 지난 7월 24일 젠슨 황은 자신의 첫 X 게시물로 “오픈 웨이트와 미국의 AI 리더십(Open Weights and American AI Leadership)”이라는 공개서한을 올렸고, 오픈AI·구글·AMD·깃허브 등 150개 이상 기업이 서명했다(아마존·앤트로픽은 빠졌다). “미국의 AI 리더십은 하나의 최첨단 모델이 아니라 모든 산업에 확산될 수 있는 강력한 오픈 생태계를 갖췄는지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게 골자였다. 라구나 같은 오픈웨이트 코딩 모델을 손에 넣는 것은 이 주장을 뒷받침할 실물 카드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셋째는 중국 오픈소스와 미국 폐쇄형 모두를 견제하는 것이다. 딜 소식을 다룬 매체들은 대체로 이번 건을 딥시크·큐원 같은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에 대한 대응이자, 동시에 오픈AI·앤트로픽 같은 폐쇄형 모델 강자들과도 경쟁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한다. 칩부터 인프라, 엔지니어링 인재, 오픈웨이트 모델까지 — 전 세계 개발자가 그 위에 뭔가를 쌓아 올릴 수 있는 풀스택 AI 팩토리를 완성하겠다는 그림이다.

코딩 AI 경쟁은 이미 다른 방식의 통합으로도 뜨겁다. 스페이스X는 올해 8월 AI 코딩 도구 커서(Cursor)를 600억 달러에 인수했고, 오픈AI의 윈드서프(Windsurf) 인수는 무산돼 구글이 24억 달러에 핵심 인력만 영입해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코딩 AI 스타트업 지형 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주요 AI 기업들의 투자 관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Nvidia’s $7B Poolside Courtship: License, Hire, Invest — Not Acqu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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