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한국 스타트업 고용 0.6% 증가…투자유치·흑자 기업 위주 채용


2026년 상반기 한국 비상장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고용이 사실상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한국 스타트업 고용 0.6% 증가…투자유치·흑자 기업 위주 채용

최근 1년간 투자를 유치했거나 영업이익 흑자를 낸 기업만 뚜렷하게 채용을 늘리며 고용 양극화가 심화됐다.

더브이씨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5개년 고용 데이터가 확인되는 기업 4,790곳의 올해 6월 말 기준 합계 고용인원은 19만1,150명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0.6%(1,072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간 증가율로 환산하면 1.2% 수준으로, 2023년 4.0%였던 증가율이 매년 둔화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입·퇴사자만 놓고 집계한 상반기 순고용인원은 오히려 마이너스 454명을 기록해 기존 기업의 신규 고용이 사실상 멈춰선 것으로 나타났다.

집계 대상을 넓혀 2022년 이후 한 번이라도 고용인원이 확인된 기업 8,003곳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들 기업의 고용인원 증가율은 2023년 이후 2년 연속 1%를 밑돌았다. 신규 설립이나 성장으로 새로 집계에 포함된 기업 수는 매년 줄어드는 반면, 폐업이나 영세화로 집계에서 빠진 기업 수는 늘고 있어 폐업·영세화 효과가 신생기업 효과를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 창출에는 투자 유치 여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1년간 투자를 유치한 기업의 고용인원은 4만3,249명으로 전년 말 대비 10.4% 늘어난 반면,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 기업의 고용인원은 12만9,365명으로 2.1% 줄었다. 투자 라운드별로는 시드~시리즈A 등 초기 단계 투자를 받은 기업의 고용 증가율이 22.6%로 가장 높아, 최근 위축되고 있는 초기 투자 시장이 향후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분야별로는 피지컬 AI 관련 분야의 고용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고용인원 1,000명 이상 분야 중 제조/화학(10.8%), 반도체/디스플레이(8.8%), 패션/뷰티(8.3%), 우주항공/군수(7.4%) 순으로 증가폭이 컸으며, 패션/뷰티를 제외하면 모두 AI와 관련성이 높은 분야였다. 제조/화학 분야에서는 로봇 모듈화 플랫폼 기업 브릴스, 로보틱스 기업 로보원 등이 고용을 크게 늘렸고, 올해 2월 390억원을 유치하며 누적 600억원 규모 시드 투자를 마무리한 리얼월드도 고용인원이 두 배로 늘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유치한 퓨리오사에이아이리벨리온이 고용 증가를 이끌었다.

우주항공/군수 분야에서는 항공기 부품업체 율곡, 첨단 금속소재 기업 이엠엘 등이 방산·우주항공 수요 확대에 힘입어 고용을 늘렸다.

인원 기준으로는 패션/뷰티 분야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무신사가 340명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고, 컬리(226명 증가)가 뒤를 이었다. 화장품 용기 제조기업 삼화,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 블루엘리펀트 등도 고용을 늘렸다.

반면 게임과 콘텐츠 분야는 고전했다. 게임 분야 고용인원은 8,551명으로 전년 대비 8.9%(839명) 줄었고, 콘텐츠 분야는 1만949명으로 6.3%(739명) 감소했다. 두 분야의 감소분을 합치면 앞서 언급한 피지컬 AI 관련 3개 분야의 증가분을 상쇄하는 수준이다. 개발비·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넥슨 등 대기업도 인력 조정에 나섰고, 클로버게임즈는 완전자본잠식 끝에 파산 신청과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때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이었던 콩스튜디오도 권고사직을 시행했으며,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엑스엘게임즈 역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이익 여부와 고용 증감의 상관관계도 뚜렷했다. 2025년 영업이익 흑자를 낸 기업의 올해 6월 고용인원은 9만1,393명으로 전년 말 대비 4.8% 늘었지만, 적자 기업은 10만6,895명으로 1.6% 줄었다. 영업손실 규모가 클수록 고용 감소폭도 컸으며, 손실 규모가 10억원 이하인 소폭 적자 기업은 오히려 고용이 1.4% 늘어 감당 가능한 수준의 적자는 여전히 용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기업 중에서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수주 이력이 있는 기업의 고용 증가 비율이 더 높았다. 국가 R&D 수주 이력이 없는 적자 기업은 36.7%만 고용이 늘었지만, 수주 이력이 있는 기업은 43.5%, 누적 연구비가 100억원이 넘는 기업은 49.7%가 적자에도 고용을 늘렸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기업 미코파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더브이씨는 모험자본 성격의 투자금이 AI·로보틱스 등 일부 딥테크 분야로 집중되면서, 그 외 분야에서는 수익성과 정부 R&D 지원이 고용을 지탱하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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