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韓 스타트업 투자 6,569억원…해외 성과 검증된 기업에 베팅 집중


2026년 8월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중소기업 대상 투자가 78건, 6,569억원으로 집계됐다. 더브이씨가 발표한 투자 통계에 따르면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6,000억원대에 머물며 상반기 대비 조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연간 누적으로는 736건, 9조2,673억원을 기록해 2022년(16조원) 이후 처음으로 연간 1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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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는 두나무의 2조2,160억원 규모 구주인수 딜을 비롯한 수천억원대 빅딜이 잇따르며 3~5월 세 달 연속 월간 투자금액이 1조원을 웃돌았지만, 3분기 들어서는 7월과 8월 모두 6,000억원대로 낮아진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두나무는 올해 상반기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 거래량 감소로 전년 대비 49% 줄어든 4,0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비자(Visa)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글로벌 송금 협력을 맺고 경찰청 압수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차세대 금융·결제 시장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왔다.

8월 1,000억원 이상 메가딜은 두 건이었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1,000억원 규모 시리즈C를, 블루엘리펀트가 1,000억원 규모 시리즈A를 유치했다. 올해 1,0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기업 대부분이 AI·로보틱스 등 딥테크였던 것과 달리, 블루엘리펀트는 선글라스·안경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션·뷰티 기업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올해 1,000억원 이상 라운드에는 리벨리온(6,400억원, Pre-IPO), 퓨리오사에이아이(4,000억원, Pre-IPO) 등 AI 반도체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고, 딥테크가 아닌 곳은 블루엘리펀트와 더블랙레이블(1,200억원), 스마트스코어(1,100억원) 정도로 소수였다.

이런 가운데 사모투자펀드(PEF)발 K뷰티 밸류체인 투자가 유통·제조 인프라까지 확산되고 있다. 어펄마캐피탈은 스마트스코어와 블루엘리펀트에 함께 투자했는데, 이 회사는 2020년 에이피알에 100억원을 투자해 2024년 IPO로 800억원을 회수했고, 2019년에는 색조 화장품 ODM 기업 화성코스메틱 지분 70%를 약 1,600억원에 인수한 뒤 2022년 나우코스를 볼트온으로 편입해 사업을 키워왔다. 화성코스메틱은 최근 맥쿼리P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7년 만에 3,000억원 규모 엑시트를 앞두고 있다.

8월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이 K뷰티 유통기업 실리콘투에 3,00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CVC캐피탈은 유럽 최대 프리미엄 뷰티 플랫폼 더글라스 등에 투자해 온 곳으로, 실리콘투가 미국·유럽에 구축한 유통·물류 인프라를 강화하고 중남미·중동 등 신규 시장으로 사업을 넓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마녀공장 경영권을 1,900억원에 인수한 케이엘앤파트너스도 ‘장원영 렌즈’로 알려진 컬러렌즈 브랜드 하파크리스틴 운영사 피피비스튜디오스의 지분 65%를 약 1,400억원에 인수했다. 출시 초기부터 일본·미국에 직접 진출한 하파크리스틴은 지난해 3분기 일본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블루엘리펀트 역시 ‘가성비 젠틀몬스터’로 불리며 성수동과 일본 하라주쿠·신주쿠 등으로 매장을 넓혀왔고, 이번 투자로 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PEF뿐 아니라 벤처캐피탈(VC)도 K뷰티 투자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스킨케어 브랜드 ‘마리엔메이’를 운영하는 에이드코리아컴퍼니가 40억원 규모 시리즈B를 유치했는데, 해외 매출 비중이 85%를 웃도는 점이 투자 판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창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스킨케어 브랜드 6펜스도 카카오벤처스와 아모레퍼시픽 등으로부터 20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딥테크 투자도 여전히 강세다. 8월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19개 기업 중 9개가 AI·로봇 기업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기업 중에서도 암 유전체 분석 기업 이노크라스(443억원, 시리즈B), 비발화 리튬이온배터리 기업 코스모스랩(220억원, 시리즈A), 우주항공용 금속소재 기업 이엠엘(160억원, 시리즈C), 초소형위성 기업 스텝랩(110억원, 시리즈A), 공간지능 산업용 에이전트 플랫폼 딥파인(100억원, 시리즈B) 등 상당수가 딥테크 스타트업이었다.

8월 최대 AI 딜은 뤼튼테크놀로지스였다. 1,0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로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으며 국내 소비자 서비스 매출 중심 AI 기업 최초로 유니콘에 등극했다. 이는 지난해 3월 1,080억원 규모 시리즈B 당시 기업가치(3,000억원대 중반)의 약 3배다. 성장을 이끈 것은 AI 캐릭터챗 플랫폼 ‘크랙’으로, 일본(‘캬라푸’)과 북미(‘OOC’)에도 진출했다. 5월 북미에 출시한 OOC는 3개월 만에 월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했고,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총매출은 지난해(471억원)의 4배가 넘는 2,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해외 시장에서 먼저 성과를 낸 AI 스타트업들의 대형 투자 유치도 잇따랐다. 6월 500억원 규모 시리즈D를 유치한 스캐터랩의 AI 픽션 플랫폼 ‘제타’는 지난해 12월 기준 일본 엔터테인먼트형 AI 앱 이용자 지표 1위를 기록했고, 올해 일본에서만 200억원 규모 매출이 예상된다. 8월에는 AI 캐릭터챗 서비스 ‘위프’를 운영하는 벙커키즈가 150억원(시리즈A), 여성향 캐릭터챗 플랫폼 ‘팅글’을 운영하는 버블탭이 70억원(시리즈A)을 각각 유치했다. 벙커키즈는 지난해 10월 13개국에 동시 진출한 이후 매출의 약 40%를 해외에서 내고 있으며 연말까지 이 비중을 6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500억원 규모 시리즈C를 유치한 라이너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220여개국에서 1,4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라이너는 지난 7월 말 기준 시밀러웹 글로벌 AI 서비스 트래픽 순위 30위에 올랐고, 한국 AI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의 ‘인기 생성 AI 소비자 앱 톱100’에 4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인세라솔루션은 SV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사로부터 135억 원 시리즈A 투자를 완료하고 누리호 5차 발사 탑재를 통해 우주 광통신 기술 검증을 추진하고 있으며, 워커린스페이스는 스케일업팁스에 선정돼 위성수명연장 핵심기술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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