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 데이터센터 냉각기업 켈비온 34억 달러에 인수


에너지 기술기업 슐럼버거(SLB)가 냉각·열교환 전문기업 켈비온(Kelvion)을 인수한다. 두 회사는 8월 31일(현지시간) 인수 계약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현금 34억 달러, 여기에 켈비온이 안고 있던 부채 약 7억 달러까지 SLB가 떠안는 조건이다. 100년 넘게 산업용 열교환기를 만들어온 켈비온을 품으면서, SLB는 요즘 가장 뜨거운 산업 인프라 시장인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몸집을 한층 키우게 됐다.

SLB, 데이터센터 냉각기업 켈비온 34억 달러에 인수

올리비에 르퓌슈 SLB 최고경영자는 AI가 이 시대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투자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번 인수로 SLB가 데이터센터 산업의 산업 기술 파트너로 발돋움하려는 전략에 속도가 붙는다고 말했다. 켈비온 덕분에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더 통합된 형태로 제공할 수 있게 됐고, 확보 가능한 시장 규모도 커졌으며, 구축 용량 1기가와트당 매출 기회는 두 배 넘게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켈비온은 데이터센터·에너지·산업 시장에 냉각과 열교환 기술을 공급해온 곳으로, 설립 100년을 훌쩍 넘겼다. 냉각·열전달 제품군이 워낙 폭넓어 AI 인프라 확산과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라는 두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올해 매출은 23억~24억 달러, 조정 EBITDA는 3억5천만~4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가장 크고 빠르게 크는 사업이 바로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만 12억~13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히트펌프, 재생에너지, 탄소포집처럼 열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에너지·산업 분야에서도 자리를 지켜왔다.

SLB의 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은 최근 몇 년 새 폭발적으로 커졌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매출 연평균 성장률(CAGR)이 90%를 웃돌 전망이고, 올해 말까지 누적 구축 용량은 2기가와트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모듈형 제조와 오프사이트 시공, 엔지니어링, 디지털 기술을 한데 묶어 설계부터 시스템 통합까지 책임지는 방식인데, 이 덕분에 현장 시공 부담을 줄이고 가동 시점을 최대 40%까지 앞당길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개빈 레닉 SLB 뉴에너지·산업부문 대표는 데이터센터가 점점 정교해지고 전력을 많이 쓰게 되면서, 고객들이 시설 전체 핵심 시스템을 최적으로 엮어주고 신규 용량을 더 빨리 가동해줄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열관리가 그 과제의 핵심이라며, 이번 인수로 냉각 솔루션을 한층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열 효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열관리를 모듈형 인프라 사업에 직접 녹여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SLB는 켈비온의 최대주주인 아폴로(Apollo) 운용 펀드와 소수 지분을 든 트라이튼(Triton) 자문 펀드로부터 회사를 사들인다. 거래 가치는 시너지 반영 전 기준으로 2026년 예상 EBITDA의 11배, 시너지까지 감안하면 8.5배 수준이다. 통상적인 종결 조건과 규제 승인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중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SLB는 거래 종결 후 12개월 안에 주당순이익과 주당 잉여현금흐름 모두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용 절감과 추가 매출 기회를 합쳐 3년 안에 연간 약 1억2천만 달러의 EBITDA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합쳐진 SLB·켈비온의 2026년 데이터센터 매출은 20억 달러를 넘고 조정 EBITDA는 3억 달러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SLB는 이를 발판 삼아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 매출 45억~50억 달러, 조정 EBITDA 7억~8억 달러를 목표로 잡았다.

재무 건전성도 놓치지 않았다. SLB는 거래 이후에도 순부채 대비 EBITDA 비율을 기존 목표치인 1.5배 이하로 지키며 투자등급 재무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40억 달러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도 그대로 가져가며, 2027년 정식 목표는 연간 계획 수립 과정에서 확정하되 주주환원 규모는 최소 2026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냉각시장, 대형 인프라 기업들의 인수전이 뜨겁다

SLB의 켈비온 인수는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AI 데이터센터가 뿜어내는 열을 잡기 위해 대형 인프라 기업들이 앞다퉈 냉각 전문기업을 사들이는 흐름 한복판에 이번 거래가 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강자 버티브(Vertiv)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GB200 NVL72 플랫폼용 7MW 레퍼런스 아키텍처를 개발하며 이 시장을 주도해왔는데, 여기에 2023년 쿨테라(CoolTera), 2026년 스트래티직 서멀 랩스(Strategic Thermal Labs)까지 잇달아 인수하며 자체 액체냉각 기술을 쌓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은 2024년 다이렉트투칩 냉각기업 모티베어(Motivair) 지분 75%를 8억5천만 달러에 사들였고, 공조업체 트레인 테크놀로지스(Trane Technologies)도 2026년 3월 리퀴드스택(LiquidStack) 인수를 마무리했다. 먼터스(Munters), 스툴츠(STULZ), 엔벤트(nVent) 같은 기존 정밀냉각·공조 강자들도 데이터센터용 제품군을 넓히는 중이라, 켈비온을 등에 업은 SLB는 이 경쟁 대열에 정면으로 합류하게 됐다.

칩 단위 냉각 기술에 몰리는 스타트업 자금

완제품·설비 단위 경쟁 못지않게, 칩 바로 옆에서 열을 빼내는 스타트업 시장도 뜨겁다. 지난 3월 와우테일이 보도한 것처럼, 데이터센터용 직접 액체 냉각(DLC)과 엣지 기기용 공기 냉각을 함께 다루는 프로어 시스템즈(Frore Systems)는 시리즈D 1억4300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6억4000만 달러로 유니콘에 올랐다. 같은 기사에서 소개된 스위스 로잔공과대학교(EPFL) 스핀오프 코린티스(Corintis)는 냉각재를 칩 내부 미세 유로에 직접 흘려보내는 마이크로플루이딕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실험까지 진행했고, 2025년 9월 블루야드캐피탈(BlueYard Capital) 주도 시리즈A 2400만 달러에 이어 12월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 주도 2500만 달러를 더해 누적 5800만 달러를 확보했다.

여기에 주타코어(ZutaCore)가 2026년 6월 미쓰비시전기·캐리어벤처스·삼성전자 참여로 1억 달러 이상의 시리즈C를 유치했고, 액셀시우스(Accelsius)는 2026년 1월 존슨콘트롤스 주도로 6500만 달러 시리즈B를 유치하며 다이렉트투칩·2상(two-phase) 냉각 진영에 힘을 보탰다. 앞서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던 젯쿨(JetCool)은 2024년 11월 전자제조서비스 기업 플렉스(Flex)에 인수되며 독립 스타트업 지위를 마쳤다. 냉각 스타트업이 기술을 키운 뒤 대형 산업 기업에 흡수되는 패턴이 반복되는 셈이고, SLB의 켈비온 인수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국내외 AI 인프라 기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SLB Acquires Data Center Cooling Specialist Kelvion for $3.4 Bil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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