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챗GPT 금융서비스 출시…월가 신입 애널리스트 대체하나


범용 AI 챗봇들이 의료·금융·법률처럼 민감하고 전문적인 영역으로 파고드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은 이미 헬스케어 특화 도구를 내놓았고 — 오픈AI는 소비자용 챗GPT 헬스, 앤트로픽은 병원·제약사용 클로드 포 헬스케어로 전략이 갈렸다 — 지난 5월 4일에는 같은 날 각각 사모펀드(PE) 기반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컨설팅 업계를 정조준했다. 오픈AI의 ‘더 디플로이먼트 컴퍼니’는 기업가치 100억 달러로 출범했고, 앤트로픽은 블랙스톤·헬만앤프리드먼·골드만삭스와 함께 15억 달러 규모 합작회사를 만들며 타깃 업종에 금융서비스를 명시했다. 이번엔 오픈AI가 그 금융서비스 타깃을 직접 제품으로 만들어 내놨다.

오픈AI, 챗GPT 금융서비스 출시…월가 신입 애널리스트 대체하나

오픈AI는 챗GPT 금융서비스(ChatGPT for Financial Services)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최신 모델 GPT-6 아스트라(GPT-6 Astra)의 추론 능력에, 데일루파(Daloopa)·피치북(PitchBook)·LSEG 뉴스·크런치베이스(Crunchbase) 등의 프리미엄 금융 데이터를 결합한 챗GPT 워크(Work) 전용 버전이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에버코어(Evercore)와의 디자인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됐으며, 초기 타깃은 투자은행(IB)·주식 리서치 업무다. 가치평가(Value analysis), LBO 모델링, 바이어 스크리닝, 실적 분석, 피치북 준비까지 다섯 가지 업무 흐름을 곧바로 지원한다.

데이터는 오픈AI가 직접 인덱싱·호스팅해 MCP 커넥터 설정 없이 바로 쓸 수 있게 했고, 수치·주장을 원문 표·문단까지 추적할 수 있는 ‘세분화된 인용(granular citations)’ 기능도 넣었다. 예컨대 조정 EBITDA를 계산할 때 어떤 비용이 제외됐는지 근거 자료를 바로 열어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S&P 캐피털IQ, LSEG, MSCI, 다우존스 팩티바(Dow Jones Factiva), 무디스(Moody’s) 같은 기존 구독형 데이터 제공사와는 로그인 연동 방식으로 협력해, 회사가 이미 보유한 구독 권한을 챗GPT 안에서 그대로 쓸 수 있게 했다. 데이터사이트(Datasite), 박스(Box), 프레퀸(Preqin), 인탭(Intapp) 등을 포함해 50개 이상의 커넥터도 지원한다. 크런치베이스 CEO 제이거 매코널(Jager McConnell)은 신뢰할 수 있는 비상장 시장 데이터를 공개 출처에서 찾고 검증하기가 원래 어려운데, 지속적으로 갱신·검증되는 크런치베이스의 구조화된 비상장기업 데이터가 이제 챗GPT를 쓰는 금융팀들의 손끝에 놓이게 됐다며, 이를 통해 질문에서 의미 있는 인사이트까지 훨씬 빠르게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나온 소비자용 버전

오픈AI가 금융 영역에 제품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챗GPT 프로(Pro) 구독자를 대상으로 개인 금융 비서 기능을 출시한 바 있다. 플레이드(Plaid)를 통해 은행·증권·카드 계좌 1만2,000곳 이상을 연결해 지출 패턴 분석과 장기 재무 계획을 대화로 물을 수 있게 한 소비자용 기능으로, 개인 금융 스타트업 히로(Hiro) 인수팀의 전문성이 반영됐다. 당시엔 GPT-5.5가 쓰였다. 이번 챗GPT 금융서비스는 그 연장선에서, 소비자용 개인 재무관리에서 기업용 투자은행 업무로 타깃을 완전히 옮긴 버전인 셈이다.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장 직접적인 파장은 월가의 신입 애널리스트·어소시에이트 업무를 정조준했다는 점이다. 회사 리서치, 컴퍼러블(comps) 비교, 밸류에이션 시나리오 테스트, 피치북 작성은 지난 수십 년간 투자은행이 대학 졸업생을 대량 채용해 반복 훈련시켜온 핵심 업무다. CNBC에 따르면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이 제품을 두고 “주니어 뱅커들이 틀린 모델이 어떤 모습인지 배울 기회 자체를 없애고 있다”며 “10년 뒤에는 처음부터 모델을 직접 만들어본 적 없는 매니징 디렉터들이 나올 텐데, 그게 바로 도제식 훈련이 존재하는 이유였고 이제 오픈AI가 그걸 자동화해버렸다”고 우려했다. 오픈AI 측은 이를 엑셀(Excel)이 업계를 바꿔놓았던 것에 비유하며, 신입 채용을 줄이려는 게 아니라 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효율화 도구라고 반박한다.

두 번째 파장은 금융 데이터 업계의 재편이다. 데일루파·피치북·LSEG뉴스·크런치베이스는 자사 데이터를 오픈AI 인프라에 직접 인덱싱·호스팅하도록 내주는 ‘깊은 통합’ 방식을 택했다. 반면 S&P 글로벌·LSEG·MSCI·무디스 등 기존 대형 구독 서비스 업체들은 로그인 연동이라는 더 방어적인 형태를 택해, 자사 유통 채널과 요금 체계를 유지하면서 접근성만 얹었다. 두 방식의 차이는 앞으로 어느 데이터 업체가 오픈AI 생태계 안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될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오픈AI·앤트로픽 간 엔터프라이즈 경쟁 구도의 확장이다. 앤트로픽은 PE 합작회사를 통한 ‘선배포 엔지니어링(forward-deployed engineering)’ 방식으로 금융서비스를 포함한 여러 업종을 공략하는 반면, 오픈AI는 이번처럼 챗GPT 워크의 버티컬 제품 번들로 직접 공략한다. 같은 최종 고객(대형 금융기관)을 서로 다른 진입 전략으로 노리는 셈이며, 두 회사 모두 컨설팅사가 가져가던 통합 서비스 마진을 직접 흡수하려는 큰 그림 안에 있다.

경쟁 구도: 이미 월가에 들어간 AI 리서치 스타트업들

투자은행·헤지펀드용 AI 리서치 시장에는 이미 여러 스타트업이 자리 잡고 있다. 로고(Rogo AI)는 라자드·노무라·제프리스 등에 배치돼 있으며, 실제 투자은행 포맷(펌 템플릿의 엑셀 모델,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그대로 컴퍼러블 산출·모델 구축·피치북 준비를 자동 수행한다. 클라이너퍼킨스(Kleiner Perkins) 주도 1억6,000만 달러 시리즈D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약 20억 달러로 평가됐다. 헤비아(Hebbia)는 딜 메모·데이터룸 문서 같은 비정형 자료 분석에 강점을 둔 플랫폼으로 기업가치 7억 달러, 누적 조달액 1억6,100만 달러다. 알파센스(AlphaSense)는 4억5,000만 건 이상의 프리미엄 문서를 보유한 시장 인텔리전스 검색 서비스로 ARR 2억 달러 이상, 기업가치 40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 시장에는 오픈AI가 이미 5월 언급했듯 퍼플렉시티(Perplexity)의 전문 금융 리서치 제품도 뛰어들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오픈AI·앤트로픽의 모델을 API로 가져다 쓰는 ‘레이어’ 사업자였다. 오픈AI가 이번처럼 데이터·모델·워크플로를 통째로 번들링한 자체 버티컬 제품을 직접 내놓으면서, 이 스타트업들은 자신들의 핵심 인프라 공급자와 정면으로 경쟁하게 되는 처지에 놓였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OpenAI Launches ChatGPT for Financial Services, Takes Aim at Wall Street’s Junior Analysts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