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용 AI 오픈에비던스, 2.5억달러 투자유치…신약개발 뛰어든다


‘의사용 AI 검색’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상장사 닥시미티(Doximity)는 최근 분기 실적발표에서 AI 스크라이브 이용자가 한 분기 만에 거의 3배로 늘었다고 밝혔고, 어브리지(Abridge)는 일라이릴리의 전략적 지분투자까지 받으며 임상시험 환자 모집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지금까지 ‘의사를 위한 챗GPT’로 불리며 이 시장을 주도해온 오픈에비던스(OpenEvidence)에게도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신호다.

의사용 AI 오픈에비던스, 2.5억달러 투자유치…신약개발 뛰어든다

오픈에비던스가 2억5000만 달러를 추가로 유치했다고 포브스가 보도했다. 회사가 직접 보도자료를 낸 적은 없다 — 눈에 띄는 건 공개 방식이다. 지난 1월 시리즈D(기업가치 120억 달러, 최고경영자(CEO) CNBC 출연까지 곁들인 대대적 발표)와 달리, 이번에는 메모리얼슬론케터링(MSK)과의 파트너십을 다룬 포브스 기사 중간에 한 문장으로 슬쩍 끼워 넣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대니얼 나들러(Daniel Nadler) CEO는 포브스에 오픈에비던스가 자체 항암 신약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연내 첫 후보물질을 임상시험에 진입시키고, 내년에는 희귀암 위주로 3~5개 후보물질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일라이릴리·화이자 같은 대형 제약사와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정면승부하는 대신 “이들이 하지 않는, 어쩌면 할 수 없는” 영역을 노린다는 설명이다 — 미국 의사 다수에게 도달하는 오픈에비던스의 유통망이 있으면 희귀질환 임상시험에 필요한 소수의 환자를 모으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계산이다.

같은 날 공개된 MSK와의 파트너십이 그 첫 발판이다. 양사는 정밀종양학 협력을 발표했다. MSK는 자사 전자의무기록(EHR) 시스템 에픽(Epic) 안에 오픈에비던스를 통합하고, 오픈에비던스는 MSK가 구축한 정밀종양 데이터베이스 ‘온코KB(OncoKB)’를 자사 플랫폼에 들여와 MSK 밖 의사들에게도 제공한다. 온코KB는 2021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부분적으로 인정한 유일한 체세포 암 변이 지식베이스다.

이달 초 공개한 신규 모델 ‘다윈(Darwin)’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오픈에비던스는 다윈이 의료 AI 독립 벤치마크 ‘MedQA’에서 역대 최초로 만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윈은 바이러스학·면역학·유전학 최전선까지 추론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신청을 받아 승인된 기관에만 제한 공개하고 있으며, 첫 파트너 중 하나로 희귀질환 환자단체 전미희귀질환기구(NORD)를 꼽았다 — 신약 개발 전략과 맞닿아 있는 선택이다.

나들러 CEO는 하버드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이전에 창업한 금융데이터 기업 켄쇼(Kensho)를 2018년 S&P글로벌에 매각한 뒤 2022년 오픈에비던스를 창업했다.

오픈에비던스는 창업 이후 몸값을 가파르게 불려왔다. 2025년 7월 시리즈B(35억 달러), 10월 시리즈C(60억 달러), 올해 1월 시리즈D(120억 달러, 스라이브캐피탈·DST글로벌 공동 주도)를 거쳐 이번이 다섯 번째 라운드다. 포브스에 따르면 이번 라운드는 블레이크 바이어스가 세운 패밀리오피스 바이어스캐피탈(Byers Capital)과 안드리센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주도했고, 밸류에이션은 150억 달러로 전해졌다 — 지난 1월보다 25% 오른 수치다.

다만 앞서 7월에는 더인포메이션이 200억 달러 밸류에이션에 2억 달러를 유치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성사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두 달 전 거론되던 눈높이보다 이번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뜻이라, 조용한 공개 방식과 맞물려 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몸값을 낮춰 받은 라운드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우호적으로 보면 희귀질환 임상시험 환자 모집에서 오픈에비던스만이 가진 도달력을 승부수로 던진 것이고, 비판적으로 보면 광고 기반 임상 검색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신약개발이라는 더 매력적인 이야기가 필요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경쟁 압박은 두 갈래에서 온다. 하나는 오픈에비던스와 정확히 같은 자리 — ‘의사를 위한 AI 검색·의사결정 지원’ — 를 직접 노리는 빅테크의 진입이다. 앤트로픽(Anthropic)은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클로드 포 헬스케어(Claude for Healthcare)를 공개했다. 메디케어 보장 데이터베이스(CMS)·ICD-10 코드·펍메드(PubMed) 등 의료 데이터에 곧바로 연결되는 HIPAA 준수 인프라를 병원·보험사·제약사에 제공한다. 오픈AI(OpenAI)는 ‘ChatGPT 헬스’로 소비자 시장을 공략한다 — 애플헬스·에픽·오라클헬스 등에 흩어진 개인 건강기록과 220만 의료 제공자의 전자의무기록(EHR)을 연동해, 환자가 직접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다른 한쪽은 인접 영역(진료 기록 자동화)에서 세를 넓혀오는 전문 스타트업들이다. 상장사 닥시미티는 최근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3% 늘어난 1억69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어브리지는 기업가치가 53억 달러로 뛰었고, 일라이릴리로부터 전략적 지분투자까지 받아 자사 플랫폼으로 임상시험 대상자를 찾아 릴리에 연결해주는 사업까지 발을 넓혔다 — 오픈에비던스처럼 직접 신약을 개발하는 대신, 대형 제약사와 손잡고 임상시험 모집을 대행하는 쪽을 택한 셈이다. 클리니컬 AI 지형 전반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시길.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ChatGPT for Doctors’ OpenEvidence Raises $250M, Quietly Pivots Into Drug Develo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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