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설계 AI 플로우, 5000만달러 투자유치…밸류 7.5억달러


소프트웨어 개발은 AI 덕에 몇 주 걸리던 반복 주기가 몇 시간으로 줄었다. 하드웨어는 사정이 다르다. 설계 하나를 바꾸면 기계·전기·소프트웨어 전반에 파급효과가 번지고, 그 변화가 수백만 개 요구사항과 규제 기준을 여전히 충족하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오늘날 하드웨어 시스템은 이 통합·검증 작업을 더 이상 사람 손으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졌다.

하드웨어 설계 AI 플로우, 5000만달러 투자유치…밸류 7.5억달러

플로우엔지니어링(Flow Engineering)이 시리즈B로 5000만 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기업가치는 7억5000만 달러로 책정됐다. 테슬라 초기 투자자이자 밸러에쿼티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 창업자 안토니오 그라시아스(Antonio Gracias)와, 엔비디아·테슬라·xAI·스페이스X에 일찌감치 베팅해온 애트레이디스매니지먼트(Atreides Management)의 개빈 베이커(Gavin Baker)가 공동으로 라운드를 이끌었다. 시리즈A를 주도했던 세쿼이아캐피탈(Sequoia Capital)도 다시 참여했고, 휴먼캐피탈(Human Capital)·에반틱(Evantic)·SV엔젤(SV Angel)·오디세이(Odyssey)·EQT가 합류했다. 허깅페이스(Hugging Face) 공동창업자 토마스 울프,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정보책임자(CIO) 요나스 폰 말로트키, 포뮬러1 챔피언 니코 로즈버그 등도 개인 자격으로 이름을 올렸다. 세쿼이아 출신인 로엘로프 보타는 사외이사로 플로우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직접 투자도 했다.

플로우가 만드는 건 요구사항·CAD·시뮬레이션·코드·테스트를 하나로 묶어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시스템 오브 레코드’다. 그 위에서 AI 에이전트가 설계 변경 사항을 계속 추적하고, 그 변경이 다른 부서나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동으로 전파하며, 수 초 만에 요구사항과 테스트 커버리지를 다시 검증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그랬듯 하드웨어 반복 주기를 몇 달에서 며칠로 줄이는 게 목표다. 파리 싱(Pari Singh)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모든 하드웨어 기업은 AI를 얼마나 빨리 받아들일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 왔고, 먼저 움직이는 쪽이 시장을 차지할 것”이라며 “고객의 96%가 자발적으로 찾아올 만큼 플로우는 이미 에이전트형 하드웨어 개발의 사실상 표준이 됐다 — 우주·자동차·방산·에너지 등 각 분야 선두 기업들이 지금 플로우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싱 CEO의 이력이 지금 하는 일과 맞닿아 있다. 임피리얼칼리지런던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하며 하이브리드 로켓엔진 설계에 매달렸고, 졸업 후 BAE시스템스와 BP를 거치며 수십억 달러짜리 프로그램이 여전히 스프레드시트로 돌아가는 현실을 지켜봤다. 2016년 로켓엔진 설계 컨설팅사 ‘디엔지니어링컴퍼니’를 차려, 요구사항·매트랩(MATLAB) 모델·CAD·시뮬레이션을 하나의 순환 고리로 묶는 내부 도구를 직접 만들었다. 보통 설계 컨설팅사가 12주씩 걸리던 작업을 이 도구로는 2시간30분 만에 끝낼 수 있었다 — 컨설팅이 아니라 이 도구 자체가 진짜 사업이라는 걸 깨달은 계기였다. 2019년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고, 2023년 정식으로 플로우엔지니어링을 설립해 그해 2월 비공개 베타를 열었다.

지난해 10월 세쿼이아 주도 시리즈A(2300만 달러) 이후 고객사의 AI 도입은 더 빨라졌다. 제너럴모터스(GM) PPU, 리비안(Rivian)·폭스바겐 합작사 ‘RV테크’, 안두릴(Anduril), 스토크스페이스(Stoke Space), 인튜이티브머신스(Intuitive Machines), 퍼시픽퓨전(Pacific Fusion)이 새 고객으로 합류했고, 리비안·조비에비에이션(Joby Aviation)·아스트라니스(Astranis)·래디언트인더스트리스(Radiant Industries)는 이미 플로우를 기본 하드웨어 개발 플랫폼으로 쓰고 있다. 특히 리비안 내부 확산 속도가 가팔라서, 7개월 만에 이용자가 40명에서 1500명으로 늘었고 엔지니어들이 매주 수백만 건의 API를 호출한다. 리비안 제품개발·프로세스·툴 담당 디렉터 스콧 매켄지는 “30개 넘는 도구를 검토했지만 플로우에 견줄 게 없었다”며 “협업적인 시스템 엔지니어링 방식 덕에 리비안이 더 빠르고 안전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자금은 보안이 중요한 설계 데이터를 최신 AI 모델이 실제 가동 중인 하드웨어 프로그램에서 안전하게 다룰 수 있게 해주는 ‘AI 하네스'(모델을 실무 데이터·워크플로에 안전하게 연결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데 쓰인다. 리뷰·브랜칭·평가 기능과 복잡한 프로그램에 필요한 통제 장치도 확장하고, AI·시스템 엔지니어링 인력을 늘리며, 규제 산업 고객을 위한 페드램프(FedRAMP) 인증도 추진한다.

하드웨어 설계·개발을 AI로 자동화하려는 시도가 플로우 혼자만의 것은 아니다. 기존 시장은 지멘스 팀센터(Teamcenter)·PTC 윈드칠(Windchill)·다쏘시스템 ENOVIA 같은 거대 PLM(제품수명주기관리) 솔루션이 꽉 잡고 있지만, 이들은 AI 네이티브로 설계되지 않았고 도입·운영에 수개월씩 걸리는 무거운 시스템으로 꼽힌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겨냥한 AI 네이티브 대안도 늘고 있다. 프로펠(Propel)은 ‘에이전틱 AI’와 통합 제품 데이터를 내세운 ‘프로덕트 스레드’를, 듀로(Duro)는 현대적 하드웨어 팀을 위한 프로그래머블 환경을 각각 표방한다. 더 이른 단계에는 올해 초 560만 달러 시드를 유치한 네이비어(Navier)처럼, 하드웨어 설계를 위한 ‘자율 엔지니어링 팀’ 구축을 내세운 신생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기사는 영문기사로 발행되었습니다: Hardware Design AI Platform Flow Engineering Raises $50M at $750M Val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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