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AI 설비진단 ‘오구리(Augury)’, 7500만 달러 투자유치하며 유니콘 등극


AI 기반 산업설비 진단 기업 오구리(Augury)가 7,500만 달러(약 1,01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번 투자는 시리즈F 라운드의 첫 번째 투자로, 회사는 최종적으로 1억 달러까지 투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augury logo - 와우테일

이번 라운드는 지속가능성 투자에 주력하는 라이트록(Lightrock)이 주도했으며, 인사이트 벤처파트너스(Insight Venture Partners), 이클립스 벤처스(Eclipse Ventures), 퀄컴 벤처스(Qualcomm Ventures) 등 기존 투자사들도 참여했다. 이번 투자로 오구리의 기업가치는 10억 달러를 넘어 유니콘에 등극했다.

오구리의 핵심 기술은 산업 현장의 기계 설비를 AI로 진단하는 것이다. 진동, 소리, 온도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기계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정확히 진단한다. 회사는 이를 ‘오작동 사전’이라고 부른다. 현재까지 5억 시간 이상의 기계 작동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2만 개 이상의 산업용 펌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오구리의 사르 요스코비츠(Saar Yoskovitz) CEO는 “공장에 새로운 펌프를 설치할 때마다 특정 모델을 새로 만들 필요가 없을 만큼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이는 산업 현장의 신속한 문제 해결과 효율적인 유지보수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이 주목받는 시점에서, 오구리의 접근 방식은 독특하다. 대부분의 산업 설비는 수십 년간 사용되며, 고가의 장비를 쉽게 교체하기 어렵다. 오구리는 기존 설비에 센서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현재 고객사의 약 80%가 기존 설비를 보유한 공장이며, 20%만이 최신 설비를 갖춘 신규 공장이다.

산업 현장의 인력 문제도 오구리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요스코비츠 CEO는 “향후 5-6년 내 숙련 인력의 대부분이 은퇴할 예정이지만, 젊은 세대의 제조업 기피 현상으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며 “우리의 AI 기술은 전문가들의 지식을 디지털화하여 새로운 인력들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구리의 고객사로는 펩시코(PepsiCo), 네슬레(Nestle), 듀폰(Dupont) 등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전략적 투자자인 베이커 휴즈(Baker Hughes)를 통해 다수의 가스·에너지 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2021년 이후 회사의 매출은 5배 증가했다.

라이트록의 아시시 푸리(Ashish Puri) 파트너는 “산업 설비는 20-40년간 운영되는 만큼,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다”며 “오구리는 기존 설비의 수명을 연장하고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제조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엔비디아(NVIDIA)와 소프트뱅크(SoftBank) 등 글로벌 기업들이 산업용 로봇 분야에 주목하는 가운데, 오구리의 성장은 산업용 AI가 나아갈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설비의 수명을 연장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적인 접근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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