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투게더] 베링랩, “법률-특허-임상 등 특화된 AI 번역 기술로 세계 시장 도전”


성경의 창세기에는 바벨탑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땅에 충실하라”는 명령을 어기고 곳곳에 높은 탑을 지어 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인간들에게 분노한 하나님이 사람들의 말을 서로 다르게 만들었는데, 이에 따라 의사소통을 못 하게 된 사람들은 더 이상 높은 탑을 쌓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는 일화다. 언어의 차이가 인간의 소통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드러낸 일화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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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공지능(AI), 특히 챗지피티(ChatGPT), 딥엘(Deepl) 등 거대언어모델(LLM) AI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다국어간 소통, 번역이 급속도로 쉬워지고 있다. 새로 나오는 LLM AI들은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 번역을 단 몇 초 만에 해치운다.

그렇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꼭 정확하지는 않아도 소통이 가능한 수준의 번역, 또는 뉘앙스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의미가 전달되는 번역이라면 괜찮겠지만, 법률 해석, 기업 간 계약, 특허권 등 분쟁의 소지 때문에 엄밀한 번역이 필요한 영역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오늘 소개하는 기업 ‘베링랩(BeringLab)’은 법률, 특허, 임상 등 전문적이고 특화된 영역에서 번역 AI 엔진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법률 번역이 쉽지 않은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한국의 법률에는 직관에 반하는 용어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피상속인’이다. 앞에 수동의 의미를 지닌 ‘피(被)’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상속을 받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재산을 물려받는 사람은 ‘상속인’이고, 피상속인은 사망하여 재산을 물려주는 사람이다. 직관에는 반하지만 이런 용어들은 각국의 법률 속에서 이미 명문화돼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할 때도 그 의미를 정확히 인지하고 번역을 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베링랩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

베링랩은 2020년 창업됐지만, 이 회사 창업자들의 번역 스토리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링랩 공동대표 중 한 명인 문성현은 변호사 출신으로 2012년부터 법률 문서 번역을 해왔고, 다른 공동대표인 김재윤은 금융회사 출신으로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금융 관련 번역을 해왔다. 이들은 수년간 전문 번역을 하면서 성과를 내오다가 구글 번역기를 비롯해 AI의 번역 능력을 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베링랩을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기사발행용 베링랩 1 - 와우테일

그렇다면 베링랩의 경쟁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김재윤 공동대표는 “AI를 훈련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엄청나게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2012년부터 수행해 온 법률 등 전문 번역 데이터가 쌓여있었고, 그것이 베링랩 AI 엔진의 경쟁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들은 사람이 직접 번역하는 인간 번역 시장에서 이전부터 큰 성과를 내고 있었는데, 그때 쌓인 데이터가 AI시대를 만나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시장 전망 역시 고무적이다. 김재윤 대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번역 시장 규모는 100조 원에 달하는데, 이중 법률 번역 시장은 10% 정도인 10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특히, 수출, 무역 등 국제 교류가 늘어나면서 기업이나 기관 간에 계약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럴 때 법률 용어의 번역과 검수는 매우 중요한 업무가 된다. 이러한 번역에는 최소 2개 이상의 언어, 최소 2개국의 법률용어에 정통한 전문가가 필요하고  이는 꽤 비싼 비용을 발생시키는데 이를 베링랩이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베링랩 사업모델의 큰 도전이자 동시에 장점이 있는데, 이 사업이 태생부터 글로벌 지향이라는 것이다. 세계에는 이미 수십 개 이상의 언어가 있고, 국제 교류가 활발해지면 베링랩의 시장은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그래서 베링랩은 “2024년부터 번역 언어를 30개로 확대했다”고 한다. 아울러 AI가 번역한 문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600명의 전문가에게 최종 검수를 받은 뒤 출고한다. 프로세스의 효율은 극대화하되, 정확성도 유지하여 시장에서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래서인지 지난해부터 해외 고객 유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2024년 매출이 약 30억 원인데, 이 중 20%가 해외 고객사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해외 매출을 더 확대하기 위해 김재윤 공동대표는 “1년의 절반을 외국에 거주하며 다국적 기업 본사 등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90억 원이며, 싱가포르, 홍콩, 미국 등을 타깃으로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베링랩은 창업 이래, 두 차례의 투자를 받았는데 투자사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2020년에 서울대기술지주, 네이버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2024년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아시아(SBVA), The MBA Fund 등의 기관에서 30억 원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당장은 투자 유치 계획이 없지만, 2026년에는 더 넓은 분야, 더 넓은 시장 개척을 위해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글로벌 탑티어 엘리베이터(GTE : Global Top-tier Elevator)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태생부터 글로벌의 운명을 타고난 베링랩에게 안성맞춤이었다. 김재윤 대표는 “경기창경은 잠재 고객사인 미국 대형 로펌을 소개해 주고, 플러그앤플레이 서밋에도 참석할 수 있게 해주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 큰 지원을 해주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경기창경의 지원은 올해 그 성과가 드러날 것이다.

베링랩 로고 - 와우테일

베링해(Bering Sea)는 아시아의 동쪽 끝과 북아메리카의 서쪽 끝을 잇는 거칠고 광대한 바다다. 이러한 거친 바다에서 대륙과 국가를 이어주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베링랩. AI 사업모델이 범람하는 시대에 자신만의 뾰족하고 전문적인 기술로 AI를 활용하는 베링랩의 여정이 성공한다면 AI시대에 어떠한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베링랩이 해결하려는 문제점이 무엇입니까?

법률 번역과 같은 전문적인 번역은 비효율적인 전문가 번역 프로세스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느리고 비쌉니다. 또한 비전문가들을 활용하는 외주 번역 업체들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법률 번역에서 퀄리티가 부족할 수 밖에 없으며, 구글이나 파파고와 같은 범용 번역 툴들은 오역을 많이 일으킵니다. 따라서 국제 변호사들은 본인들이 직접 번역을 수행하거나 외주에 맡기면서 퀄리티 문제를 감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베링랩은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합니까?

저희는 법률, 특허, 임상 분야에 특화된 AI 번역 엔진과 툴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베링랩의 모델은 해당 분야에 특화된 데이터로 학습되며, 데이터셋의 상당 부분이 자체적인 프라이빗 데이터로 구성되어 있어 범용 엔진에 비해 더 정확하고 적합한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또한, AI 번역 플랫폼 외에도 AI 초벌 번역 후 전문가 검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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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대비 베링랩의 경쟁력과 기술적인 장점은 무엇입니까?

베링랩의 도메인 특화 모델은 법률 및 특허 문서에 있어 구글이나 파파고와 같은 범용 엔진에 비해 2배 더 정확한 번역 결과를 제공합니다. 추가로 고객사의 데이터를 활용한 파인튜닝을 통해 맞춤형 솔루션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데이터 보안에 특히 민감한 대형 로펌이나 대기업 고객사를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또는 온프레미스 설치를 지원합니다. 더불어, 전문가 검수 서비스를 통해 기존 번역 업체들에 비해서 3배 빠르고 40% 저렴하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번역 품질을 제공합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서비스는 무엇인가요? 현재 상태는?

베링랩은 월간 구독형 웹서비스와 전문가 검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API 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플러그인 등 다양한 업무 툴과의 연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30개 언어로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였으며, 600여 명의 전문가와 협업하여 검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형 고객사들과의 POC 협업을 통해 맞춤형 모델 학습, 음성 인식 모델 개발, 맞춤형 툴 개발 등도 진행하여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타깃 시장 크기와 핵심 고객은 누구입니까?

글로벌 번역 시장은 약 100조 원 규모로, 이 중 법률 분야는 약 10%인 10조 원에 달합니다.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번역 수요까지 포함하면 기회 시장 규모는 20조 원을 넘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더 큰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사내 내부 보고서와 문서, 법무 관련 실사 자료와 소송 자료 등 대량의 문서 번역 수요가 저희의 진정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베링랩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입니까?

AI 번역 플랫폼은 월 구독료 1만 원부터 시작하는 구독형 웹서비스와 연간 계약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으로 제공됩니다. 전문가 검수 서비스는 장당 약 3만 원 수준으로 과금됩니다. 주로 로펌, 특허법인 및 기업 고객을 위한 B2B 서비스입니다.

베링랩 현장사진 - 와우테일

그 동안 우리 팀의 성과는 무엇입니까?

현재 법무법인 세종, Baker & McKenzie를 포함한 국내외 대형 로펌, 리앤목 등 주요 특허 법인, 마이크로소프트, Capgemini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200여개의 고객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7월에는 SBVA (구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미국 The MBA Fund 에서 30억 원 규모의 프리A 투자 라운드를 유치했습니다.

우리 팀의 경쟁력은?

베링랩의 공동 창업자들은 2012년에 번역 회사를 창업하여 국내 최대 법률 번역 업체로 성장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운영한 번역 비즈니스에서 쌓은 전문성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8년부터 AI 번역 모델 개발을 시작했으며, 2022년에 상용화했습니다. 수년간 번역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쌓은 업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객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본 사업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또한 당사 기술 팀은 WMT20, WAT 2021 등 세계적인 기계번역 학회에서 1등을 수상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어떤 성과가 있나요?  

작년부터 언어 지원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홍콩, 뉴욕, 런던 등에서 장기 체류하며 고객사를 만나고 니즈를 파악했습니다. 작은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면서 신뢰를 쌓기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현재는 전체 매출의 약 20%가 해외 고객사로부터 발생하고 있습니다. 솔루션 도입에 있어서는 이들의 정보보안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SOC2 및 ISO27001 인증을 취득 중이며, 이번 분기 내로 완료될 예정입니다. 또한, 최근 글로벌 대형 로펌 및 특허법인들과 POC를 체결하고, 고객 파이프라인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홍콩 지사장을 영입하여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이번 프로그램이 해외 진출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GTE(Global Top-tier Elevator) 프로그램’은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는 저희에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먼저, 센터의 네트워크를 통해 잠재 고객사인 해외 대형 로펌과 연결되어 미팅을 할 수 있었고, 실제 협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센터의 지원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플러그앤플레이 서밋에 참관할 기회를 얻었는데, 이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와 AI 기술 동향을 직접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 현장에서는 다국적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매니저들을 만나 네트워킹을 할 수 있었고, 이러한 만남이 후속 비즈니스 미팅으로 이어지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베링랩과 같은 기술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맞춤형 멘토링과 네트워크 연결에 특히 강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저희의 해외 사업 확장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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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투자를 받아야 하는 이유 3가지!

첫째, 번역 업계를 혁신할 수 있는 이상적인 팀입니다. 다년간의 번역 사업 운영 경험과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 그리고 국제 대회에서 수상한 AI 기술력을 결합한 탄탄한 팀입니다.

둘째, 이미 200여 개의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3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3배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셋째, 글로벌 진출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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