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슬립, 분당서울대병원과 숨소리로 개인 수면 단계 예측 기술 개발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은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및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 연구팀과 함께 ‘여럿이 함께 수면하는 환경에서도 각 개인의 숨소리를 분리해 개인별 수면 단계를 정확히 구분’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ASLEEP - 와우테일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의 질과 구조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표준검사다. 기존의 수면 분석 기술은 대부분 혼자 수면하는 환경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실제처럼 두 명 이상 수면하는 경우에는 숨소리, 뒤척임, 코골이 등 타인의 소음으로 인해 개인별 수면 상태를 정확하게 분석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숨소리만으로 ▲깨어있음 ▲렘(REM) 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 등 수면 단계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공동 수면 상황에서도 개인마다의 수면 단계를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성인 44쌍(총 88명)이 한 침대에서 동시에 취침하도록 했다. 각자의 베개 옆에 스마트폰을 배치해 숨소리를 녹음하고 동시에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했다. 이후 녹음된 숨소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이 예측한 개인별 수면 단계를 수면다원검사 결과와 비교 분석해 모델의 예측 정확도를 평가했다. 이를 통해 AI는 스마트폰에 더 가까이 누운 사람의 수면 신호를 자동으로 식별해 개별 분석하게 학습됐다. 

그 결과, AI 모델은 수면다원검사와 비교해 4단계 수면 분류에서 Macro F1 점수 0.63, 2단계 분류(깨어있음/수면)에서는 0.77을 기록하며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Macro F1 점수는 다양한 수면 단계를 얼마나 정확하게 구분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예측 성능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 웨어러블 수면 측정기기의 성능(4단계 기준 Macro F1 점수 0.49)보다 약 29% 높은 수준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는 “현실적 주거 환경을 그대로 반영한 이번 연구를 통해 스마트폰만으로도 수면다원검사에 필적하는 정밀 분석이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며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수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는 “공동 수면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임상적으로 증명한 첫 사례”라며 “향후 코골이·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 관련 질환을 다인 환경에서 진단∙모니터링하는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이번 연구는 그간 비접촉식 수면측정의 가장 큰 한계였던 다인 수면 환경에서의 정확도를 수면다원검사와의 공식적인 비교 연구를 통해 명확히 입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연구에 활용된 알고리즘은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 2등급 수면무호흡증 진단보조 의료기기인 ‘앱노트랙(ApnoTrack)’을 비롯해 SK텔레콤 에이닷, 삼성생명 더헬스, 경동나비엔, 세라젬 등 주요 파트너사의 기업 간 거래(B2B) 제품 및 소비자용 수면 관리 솔루션에 탑재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가정과 병원, 스마트홈 및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글로벌 수면 AI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수면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슬립 메디슨(Sleep Medicine)’에 게재됐으며, 2024년 유럽수면학회(ESRS)에서 우수 초록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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