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원전 쇼핑’ 가속화…아마존까지 합류


빅테크 기업들이 폭증하는 AI 서버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와 직접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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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이번 주 탤런 에너지(Talen Energy)의 펜실베이니아주 서스케한나 원자력 발전소에서 1.92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을 확보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이는 아마존의 AWS 클라우드 및 AI 서버 운영을 위한 전력 공급이 목적이다.

흥미롭게도 이번 아마존의 발표는 완전히 새로운 계약이 아니라 기존 계약의 수정판이다. 기존 계약에서는 아마존이 서스케한나 발전소 옆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전력망을 거치지 않고 발전소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계약은 고객들이 전력망 운영 비용을 불공정하게 부담하게 된다는 규제당국의 우려로 무산됐다. 원래 방식대로라면 아마존은 전력망 유지보수와 개발을 지원하는 송전비를 회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수정된 계약에서는 AWS 데이터센터가 다른 일반 고객들과 마찬가지로 전력망에 연결되어 송전비를 포함한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탤런 에너지는 2026년 봄 송전선 재구성을 통해 2042년까지의 전력 공급 계약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전력 구매 계약에 그치지 않고 탤런의 펜실베이니아 지역 내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과 기존 원자력 발전소 발전량 확대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원전의 발전량 확대는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방법이다. 고농축 우라늄 연료로 교체해 더 많은 열을 생산하거나, 운전 설정을 조정해 출력을 높이거나, 터빈을 개선해 발전량을 늘리는 방식들이 포함된다.

이런 빅테크의 원전 직접 구매 트렌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작년 처음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와 함께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자로 재가동을 위해 16억 달러를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835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도 이달 초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손잡고 일리노이주 1.1GW 규모 원전의 ‘청정에너지 속성’을 구매하는 20년 계약을 체결했다. 메타는 2027년 6월부터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콘스텔레이션의 클린턴 청정에너지 센터에서 약 1.1GW 규모의 전력을 구매하게 된다.

SMR 개발 경쟁도 치열

아마존과 탤런의 새로운 SMR 건설 약속은 장기적인 계획이지만, 이 분야에서도 아마존은 동종 업계와 경쟁하고 있다. 여러 스타트업들이 부품을 대량생산해 건설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로 SMR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SMR 스타트업인 X-energy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태평양 북서부와 버지니아에 300MW 규모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추가할 계획이다.

탤런 에너지는 기존 원자로의 새로운 발전량과 새로운 SMR이 “PJM 전력망에 순증 에너지를 추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PJM은 해당 지역의 전력망 운영기관을 가리킨다. 이런 표현은 고객들이 전력망 운영비를 떠안게 된다는 규제당국의 비판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AI 시대의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원전 투자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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