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테크 ‘헬싱’, 6억 유로 투자 유치.. 유럽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


독일 방산 테크 스타트업 헬싱(Helsing)이 스포티파이 창업자 다니엘 에크(Daniel Ek)가 설립한 투자회사 프리마 마테리아(Prima Materia) 주도로 6억 유로(약 8,8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헬싱의 기업가치는 120억 유로(약 17조 6,000억원)에 달해 유럽 최고 가치의 스타트업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게 됐다.

helsing - 와우테일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라이트스피드 벤처스, 액셀, 플루럴, 제너럴 카탈리스트, 사브와 신규 투자자 BDT & MSD 파트너스가 참여했다. 투자는 특정 승인을 조건으로 진행되며, 이로써 헬싱의 총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3억 7천만 유로에 달한다.

뮌헨에 본사를 둔 헬싱은 지난해 7월 4억 5천만 유로를 투자받은 지 불과 1년 만에 기업가치가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군사비 지출이 증가하고 전장 기술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방산 분야 투자가 급증한 결과다.

4년 전 설립된 헬싱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시작으로 현재는 드론, 항공기, 잠수함까지 자체 생산하는 종합 방산 기업으로 발전했다. 회사는 독일 남부에 위치한 자체 시설에서 생산한 수천 대의 공격용 드론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했으며, 영국, 독일, 스웨덴과 계약을 체결했다.

헬싱은 최근 사브 전투기를 조종하는 자율 항공 전투 시스템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으며, 무인 감시 잠수함 함대 계획도 공개했다. 에크 회장은 헬싱이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전 영역을 아우르는 AI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회사로 전환하는 변곡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에크는 세계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방면에서 시험받고 있으며, 이것이 헬싱의 자금조달 일정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에서 드론과 기타 AI 기반 시스템이 처음으로 대규모로 배치된 것을 보면서 AI, 대량성, 자율성이 새로운 전장을 주도한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헬싱의 성공은 전 세계적인 방산 기술 투자 붐을 반영한다. 미국의 방산 기업 안두릴(Anduril)은 최근 25억 달러를 투자받아 기업가치가 305억 달러에 달했다. 유럽에서도 드론 제조업체 퀀텀 시스템즈(Quantum Systems)가 1억6천만 유로 투자유치, 테케버(Tekever)가 7천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유니콘으로 등극한 바 있다. 방산 분야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에크가 2020년 초기 스포티파이 투자자 샤킬 칸과 함께 설립한 프리마 마테리아는 2021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수개월 전부터 헬싱에 첫 번째 대규모 투자를 했다. 에크는 이번 투자를 통해 헬싱에 대한 지원을 배가하겠다고 밝혔다.

에크는 헬싱에 대한 투자가 스포티파이에 대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사람들이 비판할 것이고 그것도 괜찮다며, 개인적으로는 우려하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더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유럽에게 올바른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헬싱은 토르스텐 라일, 군드베르트 셰르프, 니클라스 쾰러가 2021년 설립했으며, 창업자들은 회사를 매각하지 않고 향후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사브와 파트너십을 통해 스웨덴 방산업체의 시스템에 AI 소프트웨어를 통합하고 있으며, 파리 기반 미스트랄과도 협력해 플랫폼의 의사결정 기능을 구축하고 있다.

프리마 마테리아는 유럽이 진화하는 지정학적 도전에 대응해 방산 역량을 신속히 강화하는 상황에서 전략적 자율성과 보안 준비태세를 보장하는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헬싱은 AI 리더십으로 모든 영역의 방산 혁신에서 이러한 핵심 역량을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헬싱은 유럽의 방산 기술 자립과 기술 주권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계속해서 AI 기반 방산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며 유럽 방산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편, 다니엘 에크의 프리마 마테리아는 예방 의학을 실현하는 네코 헬스의 시리즈B 투자에도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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