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디자인 플랫폼 ‘피그마’, 상장가 상향 조정…기업가치 188억 달러


협업 디자인 플랫폼 피그마(Figma)가 오는 31일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주당 공모가를 기존 25~28달러에서 30~32달러로 상향 조정했다고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밝혔다. 이로써 피그마는 당초 목표했던 10억 달러보다 많은 약 12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기대하고 있다.

figma - 와우테일

상향 조정된 주가 범위를 기준으로 피그마의 기업가치는 완전희석 기준으로 176억~18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그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FIG’라는 종목코드로 거래될 예정이다.

2012년 설립된 피그마는 지금까지 세쿼이아 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 그레이록, 클라이너 퍼킨스 등 실리콘밸리의 주요 벤처캐피털로부터 약 1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피그마가 S-1 서류를 제출하며 처음 공개한 재무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억282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회사는 2024년 말 일회성 직원 주식 보상 비용으로 8억94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이후 다시 흑자로 전환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했다.

피그마의 IPO 추진 배경에는 2년 전 무산된 어도비와의 대형 인수합병 건이 있다. 어도비는 2022년 9월 피그마를 현금과 주식을 합쳐 2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벤처 지원 스타트업 인수 역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였다.

하지만 유럽연합과 영국의 독점금지 규제 기관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거래는 결국 무산됐다. 두 회사는 2023년 12월 유럽위원회와 영국 경쟁시장청으로부터 필요한 규제 승인을 받을 뚜렷한 방법이 없다며 거래 취소를 발표했다. 어도비는 이로 인해 피그마에 위약금 10억 달러를 지급해야 했다.

인수합병이 무산된 후 피그마는 독자적인 성장 경로를 택했다. 2024년 7월에는 제너럴 카탈리스트, 코아투, 알케온 캐피털이 공동 주도한 7억 달러 규모의 2차 시장 거래를 성사시켜 188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피그마는 현재 45만 곳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031개 기업은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지불하는 대형 클라이언트다. 클라우드 기반 협업 디자인 도구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피그마는 특히 원격 근무 확산과 함께 급속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건, 앨런앤컴퍼니 등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이 공동 주간사로 참여한 이번 IPO는 최근 침체된 기술 기업 공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비공개로 상장 서류를 제출한 뒤 약 석 달 만에 구체적인 IPO 계획을 밝힌 것이다.

어도비의 인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독자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이번 상장이 성공할 경우, 올해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IPO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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