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AI 스타트업 ‘데카르트’, 31억 달러 가치에 1억 달러 투자유치


상상만 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텍스트 한 줄로 실시간 비디오를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바꿔버리거나,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환경이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세상 말이다. 이런 미래를 현실로 만들고 있는 이스라엘 AI 스타트업 데카르트(Decart)가 1억 달러(약 1,350억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31억 달러(약 4조 1,850억원)로 끌어올렸다.

decart - 와우테일

벤치마크 지브 벤처스가 주도한 이번 투자 라운드는 콘텐츠 제작과 인터랙티브 경험의 혁신을 약속하는 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실시간 생성 AI를 통한 인터랙티브 비디오와 가상 세계 전문 회사인 데카르트는 단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기업가치가 6배 이상 뛰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데카르트가 개발한 기술은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AI와는 차원이 다르다. 기존의 AI가 텍스트를 입력하고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면, 데카르트의 기술은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작동한다. 지연시간이 전혀 없이 무한한 실시간 비디오 생성을 달성하는 최초의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데카르트의 핵심은 세 가지 주요 제품에 있다. 첫 번째는 ‘오아시스(Oasis)’다. 회사가 대규모로 출시한 최초의 실시간 비디오 생성 모델로, 출시 며칠 만에 100만 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오아시스는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 환경을 실시간으로 생성하는데, 플레이어가 키보드로 조작하면 그에 맞춰 게임 세상이 즉석에서 만들어진다. 기존 게임처럼 미리 제작된 그래픽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AI가 매 순간 새로운 화면을 생성해내는 것이다.

두 번째 제품인 ‘미라지(Mirage)’는 더욱 놀랍다. 사용자가 텍스트 프롬프트로 라이브 비디오 스트림을 수정할 수 있게 해주며, 스트리밍과 게임 분야에 특화되어 있다. 세계 최초의 세계 변환 모델로, 어떤 비디오, 게임, 카메라 피드든 실시간으로 새로운 디지털 세계로 바꿔준다. 예를 들어 웹캠으로 찍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우주 정거장에서”라고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우주 배경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식이다.

세 번째는 ‘사이드킥(Sidekick)’으로, 실시간 AI 대화형 비디오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채팅봇을 넘어서 비디오와 음성이 결합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인터랙션을 가능하게 한다.

회사 공동창립자 라이터스도르프는 “GPT가 출시된 이후 게임 분야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이제는 AI가 게임에서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 최초의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데카르트의 기술은 게임뿐만 아니라 부동산 마케팅, 엔터테인먼트,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양한 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효율성에 있다. 데카르트의 AI 모델은 기존 대비 추론 비용을 최대 70%까지 절감할 수 있어, 그동안 거대 기업만이 접근할 수 있었던 고급 AI 창작 도구를 중소기업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 실시간으로 라이브 영상을 몰입감 있는 디지털 환경으로 변환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데카르트의 기술은 기존 AI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텔아비브에서 설립되어 샌프란시스코로 사업을 확장한 데카르트는 2023년 창립 이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10월 스텔스 모드에서 벗어나며 세쿼이아 캐피털이 주도한 2,10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시작으로, 12월에는 기업가치 5억 달러로 3,200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완료했다.

라이터스도르프에 따르면 회사는 이미 수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수익성에 근접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투자금 중 1,000만 달러도 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데카르트의 효율적인 자금 운용과 강력한 시장 수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31억 달러라는 기업가치는 데카르트를 AI 업계의 엘리트 기업군에 올려놓으며, 2024년 10억 달러 기업가치를 달성한 스태빌리티 AI와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급성장에는 도전과제도 따른다. AI 윤리에 대한 규제 감시가 강화되고 있고, 오픈AI와 앤스로픽 같은 자금력을 갖춘 거대 기업들과의 경쟁도 치열하다.

데카르트가 그리는 미래는 창의성의 한계를 허무는 것이다. 지금까지 비디오나 이미지를 만들려면 전문 소프트웨어를 배우고, 시간을 들여 작업해야 했다. 하지만 데카르트의 기술이 대중화되면, 누구나 상상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된다.

“미라지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는 회사의 설명처럼, 이미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특히 게임과 스트리밍 분야에서는 이런 기술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1억 달러의 신규 투자금은 R&D 확대와 사업 규모 확장에 사용될 예정이다. 회사는 미라지 모델의 API 출시, GPU 가속화 사업 강화 등을 계획하고 있다. 벤치마크 세쿼이아 같은 기존 투자자들이 재투자에 나선 것은 데카르트의 기술력과 비전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준다.

데카르트가 성공한다면, 우리가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바뀔 수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틱톡을 대체하겠다는 야심찬 목표처럼, 창의성이 밀리초 단위로 펼쳐지는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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