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동화 ‘레이어엑스’, 1억 달러 투자유치.. 일본 스타트업 최대 자금조달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으로 급변하고 있는 일본 기업 환경에서 AI 기반 백오피스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레이어엑스(LayerX)가 주목받고 있다. 레이어엑스는 최근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서 1억달러를  유치하며 일본 스타트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자금조달 기록을 세웠다.

layerX logo - 와우테일

레이어엑스는 지난 9월 1일 테크놀로지 크로스 벤처스(Technology Cross Ventures)가 주도한 시리즈B 라운드에서 1억달러를 투자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미국 투자펀드 TCV가 일본 스타트업에 처음 투자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미쓰비시UFJ은행, 미쓰비시UFJ이노베이션파트너스, JAFCO그룹, 키록캐피털 등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레이어엑스의 총 투자 유치액은 1920억원에 달했다.

회사 측은 정확한 기업가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7년차 일본 스타트업이 시리즈B 단계에서 달성한 기업가치와 투자 규모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레이어엑스의 핵심 사업은 기업의 백오피스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SaaS 플랫폼이다. 주력 서비스인 바쿠라쿠(Bakuraku)는 경비 관리, 송장 처리, 법인카드 운영 등 기업 지출 업무 전반을 자동화하는 솔루션으로, 현재 1만5000개 이상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이 밖에 미쓰이물산과 함께 개발한 리테일 디지털 증권 투자 플랫폼 알테르나(Alterna)와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 솔루션 AI 워크포스(Ai Workforce)도 운영한다.

2018년 도쿄대에서 머신러닝을 전공하고 뉴스 앱 구노시(Gunosy)를 성공적으로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킨 연쇄창업가 후쿠시마 요시노리가 설립한 레이어엑스는 처음엔 디지털 전환과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의 종이 기반 송장 처리 시스템이라는 병목 현상을 발견하고 AI 기반 SaaS 플랫폼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후쿠시마 CEO는 “디지털화 물결에도 불구하고 많은 일본 기업이 여전히 종이와 엑셀로 경비 정산과 송장 처리를 한다”며 “바쿠라쿠의 AI 네이티브 사용자 경험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MUFG 같은 대형 금융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바쿠라쿠는 자동 입력과 문서 분할 같은 자동화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AI 에이전트와 AI 기반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에도 투자하고 있다. 개발팀에는 12명 이상의 전직 CTO와 캐글 그랜드마스터가 포함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의 디지털 전환 시장에서 레이어엑스는 머니포워드 클라우드 케이히(Money Forward Cloud Keihi), 프리(freee), 라쿠라쿠 세이산(Rakuraku Seisan) 등과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SAP 컨커(SAP Concur), 리플링(Rippling), 브렉스(Brex), 램프(Ramp), 스펜데스크(Spendesk), 에어베이스(Airbase) 등과 겨루고 있으며, AI 워크포스 분야에서는 하비(Harvey) 등과 경쟁하고 있다.

레이어엑스는 지난 2023년 11월 시리즈A를 마친 지 2년도 안 돼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회사는 2024년 2월 고객사 1만개를 돌파한 뒤 2025년 4월에는 1만5000개까지 늘렸고, 직원 수도 2023년 10월 220명에서 2025년 7월 말 430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회사는 일본 SaaS 기업 중 가장 빠른 속도로 100억엔(약 680억원) 매출 달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후쿠시마 CEO는 “T2D3(매년 매출 3배 성장) 벤치마크를 예정보다 빠르게 달성했으며, 제품 출시 후 8년이 걸린 기존 국내 기록을 5년 안에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바쿠라쿠는 이뽀도(라멘 체인), 아이리스 오야마, 임페리얼 호텔, 세키스이 화학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AI 워크포스는 미쓰이물산과 MUFG은행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다. 레이어엑스는 앞으로 2030 회계연도까지 연간 100억엔(약 680억원)의 반복 매출(ARR)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은 AI 에이전트 사업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28년까지 직원 수를 10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레이어엑스의 성공은 한국 스타트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스타트업 39%가 일본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은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이 늦어진 일본 시장에서는 30조원 규모의 디지털 시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는 연간 약 100건의 IPO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그로스 시장에서 이뤄져 성장 기업들에게는 다양한 엑싯 옵션이 열려있다. 

한일 양국도 지난해 총 1억달러 규모의 한일 공동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하는 등 스타트업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어, 한국 스타트업들의 일본 진출 기회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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