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 AI 에이전트 ‘아이소토프스 AI’, 2000만 달러 시드 투자 유치


빅데이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둡(Hadoop) 개발진이 다시 뭉쳤다. 아이소토프스AI(Isotopes AI)가 2000만 달러(약 267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받으며 공식 출범했다고 목요일 발표했다.

isotopes cofounders - 와우테일

아이소토프스AI는 데이터 분석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나섰다. 빅데이터 인프라를 다룰 줄 아는 기술자와 실제 데이터가 필요한 비즈니스 담당자 사이의 간극을 AI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회사가 개발한 AI 에이전트 ‘에이든(Aidnn)’은 일반인도 자연어로 데이터에 질문하고 답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에이든은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복잡한 기획 문서까지 작성한다. 금융 앱, ERP, CRM, 클라우드 등 어디에 데이터가 흩어져 있든 상관없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 종합 분석한다. 이미 10건의 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창업팀의 이력이 화제다. 아룬 머티 CEO는 20여 년 전 야후에서 하둡을 개발한 핵심 인물이다. 하둡은 2010년대 빅데이터 열풍을 일으킨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현재 데이터 분석 생태계의 토대가 됐다. 머티는 2011년 야후에서 하둡을 분사한 호튼웍스(Hortonworks)를 공동창업해 4년 만에 상장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술 발전으로 하둡 시장이 위축되면서 호튼웍스는 경쟁사인 클라우데라(Cloudera)와 합병했다. 머티는 혼란기에 클라우데라에서 200여 명을 이끌며 일했지만, 여전히 데이터 접근성 문제를 목격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운영 현황을 묻는데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어 답변 못하는 경영진을 봤습니다. 빅데이터 회사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욱 당황스러웠죠”라고 그는 회상했다.

전환점은 스케일AI에서 찾아왔다. 2021년 특별한 계획 없이 퇴사한 머티는 벤처캐피털리스트 소개로 스케일AI 창업자 알렉산드르 왕을 만났다. 몇 차례 대화 후 최고기술책임자로 합류한 그는 “AI 모델의 작동 원리와 개선 방법을 깊이 이해하는 박사과정 같았다”고 평가했다.

옛 동료들의 연락이 새로운 창업 동력이 됐다. 호튼웍스 출신인 프라산스 자야찬드란, 고팔 비자야라가반과 함께 2024년 말 아이소토프스AI를 설립했다. NTTVC가 시드 투자를 주도했다.

isotopes aidnn - 와우테일

창업팀의 빅데이터 경험이 제품 차별화로 이어졌다. 에이든은 세일즈포스, 스노우플레이크 등 어떤 시스템에 저장된 데이터든 찾아내 정제한다. 머티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다”라며 “월간 반복수익 보고서를 요청하면 메타데이터 추출부터 데이터 결합, 수익 배분, 집계까지 복잡한 다단계 작업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에이든의 핵심은 ‘앰비언트 애널리틱스(Ambient Analytics)’ 기능이다. 단순히 일일 지표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표 변화 원인을 스스로 분석해 답을 찾는다. 예를 들어 일일 매출이 감소하면 “예상치 못한 구독 취소가 많았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원인을 제시한다.

또한 조직의 기존 프로세스와 문서에서 학습을 시작해 직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마치 똑똑한 인턴이 조직 전체의 데이터와 업무 방식을 체화해가는 모습이다.

여러 산업 고객들이 일일 KPI 요약, 주간 운영회의, 월별 장부 마감 등에 에이든을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데이터를 외부 AI 모델과 공유하지 않고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경쟁은 치열하다. 세일즈포스 태블로(Tableau) 같은 기존 업체들이 AI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하고 있고, 위즈덤AI(Wisdom AI) 등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빅데이터 1세대 개발자들의 경험과 최신 AI 기술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조합이 아이소토프스AI만의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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