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AI 대항마 ‘마이크로원’, 5억 달러 가치에 3500만 달러 투자유치


AI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마이크로원(Micro1)이 시리즈A 라운드에서 3500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5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불과 3년 된 스타트업이 AI 학습 데이터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micro1 ai logo - 와우테일

이번 투자는 트위터 전 최고경영자(CEO) 딕 코스톨로와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애덤 베인이 공동 설립한 벤처캐피털 01 어드바이저스(01 Advisors)가 주도했다. 베인은 마이크로원의 이사회에도 합류하며, AI 법률 어시스턴트 도낫페이(DoNotPay)의 창립자 겸 CEO인 조슈아 브라우더와 함께 경영진에 참여한다.

마이크로원은 AI 기업들이 모델 학습에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를 얻을 수 있도록 전문가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불과 24세인 창립자 알리 안사리 CEO는 “우리 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포춘 100대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이크로원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연간 반복 매출(ARR)이 올해 초 700만 달러에서 현재 5000만 달러로 7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AI 학습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크로원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경쟁사 스케일AI(Scale AI)를 둘러싼 업계 변화가 있다. 메타가 스케일AI에 143억 달러를 투자하고 CEO를 영입한 후, 오픈AI와 구글 등 주요 AI 연구소들이 데이터 보안 우려를 이유로 스케일AI와의 관계를 끊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생긴 시장 공백을 마이크로원 같은 신규 업체들이 메우고 있다.

기존 스케일AI가 저임금 해외 작업자들을 대량 고용해 데이터 라벨링을 하는 방식과 달리, 마이크로원은 고품질 전문가 중심 접근법을 택했다. AI 모델이 고도화되면서 단순한 데이터 라벨링보다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의사, 전문 작가 등 도메인 전문가들의 정교한 작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원은 자체 개발한 AI 면접관 ‘자라(Zara)’를 운영한다. 자라는 지원자들을 인터뷰하고 검증해 전문가만을 선별한다. 현재 스탠퍼드와 하버드 교수들을 포함해 수천 명의 전문가들이 등록돼 있으며, 매주 수백 명씩 추가되고 있다.

01 어드바이저스의 베인은 “현재 AI 모델들이 학습하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인간 데이터를 통해서다”라며 “마이크로원이 모든 최전선 AI 연구소들에 핵심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시장에는 다양한 경쟁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AI 학습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머코어(Mercor)는 AI 채용 플랫폼 형태로 운영되면서 동시에 OpenAI와 메타 같은 AI 기업들을 도메인 전문가들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연 4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 2월에 1억 달러 투자를 받으며 유니콘에 등극한 바 있다. 

서지(Surge)는 2020년 설립 이후 외부 투자 없이 부트스트래핑으로 성장해 지난해 12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으며, 구글, OpenAI, 앤트로픽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들 모든 회사는 “AI 연구소들에게 데이터 라벨링과 생성을 위한 대규모 인력 계약자들을 공급”하는 동일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원의 가파른 성장세와 대형 AI 연구소들 사이에서의 채택률이 건전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AI 학습 데이터 시장이 또다시 진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많은 AI 연구소들이 AI 에이전트를 훈련시킬 수 있는 가상 작업 환경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마이크로원도 이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고 안사리 CEO는 밝혔다.

12세에 창업을 시작한 안사리 CEO는 UC버클리 재학 중 소프트웨어 개발 에이전시 ‘문텍(moontek)’을 설립했고, 이것이 마이크로원의 토대가 됐다. 그는 “AGI(범용인공지능) 시대에 인류가 시간을 어디에 써야 하는가가 우리 세대의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며 “최적의 인재 매칭 문제를 해결해 모든 사람이 가장 의미 있는 일에 배치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AI 연구소들이 일반적으로 여러 데이터 제공업체와 협력하는 특성상, 한 회사가 모든 데이터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 이는 마이크로원 같은 신규 업체들에게 충분한 성장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신규 자본 확보와 함께 마이크로원이 AI 학습 데이터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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