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1.2억 달러 추가 투자유치.. 도도새 복원 핵심기술 개발


멸종 동물 복원 분야의 선두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Colossal Biosciences)가 비둘기 원시생식세포(PGC) 배양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00년 전 멸종한 도도새 복원에 핵심적인 기술적 돌파구일 뿐만 아니라, 불임 치료와 멸종위기종 보호 등 다양한 상업적 응용 가능성을 열어젖힌 것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회사는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 1억2천만 달러를 추가로 유치해 총 3억2천만 달러 규모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colossol bioscience founder - 와우테일

이번 추가 투자에는 미국혁신기술펀드(USIT), 밥 넬슨(Bob Nelsen), 영화감독 피터 잭슨(Peter Jackson) 등이 참여했다. 콜로설은 2021년 9월 창립 이후 총 5억5천5백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는 103억2천만 달러에 달한다.

투자자들이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콜로설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멸종 동물을 되살리겠다는 로맨틱한 목표 때문만은 아니다. 콜로설이 개발하는 유전자 편집, 생식 생물학, 인공자궁 기술은 현재 성장하고 있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막대한 상업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인공자궁 기술이다. 콜로설은 향후 2년 내에 별도 회사로 분사할 예정인 이 기술로 불임 치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전 세계 인공자궁 시설 시장은 2023년 3억1천1백만 달러 규모에서 2030년 5억6천7백만 달러로 연평균 8.9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매년 1천5백만 명의 조산아가 태어나고 이 중 1백만 명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상황에서, 인공자궁 기술은 조산아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콜로설은 이미 두 개의 스핀오프 회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계산생물학 플랫폼 폼바이오(Form Bio)는 3천5백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현재 연간 7자리 수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플라스틱 분해 효소 개발사 브레이킹(Breaking)도 1천5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플라스틱 분해 효소 시장은 2023년 62억 달러에서 2031년 15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콜로설의 조류유전학팀이 이룬 비둘기 원시생식세포 배양 성공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닭과 거위에서만 원시생식세포를 배양할 수 있었는데, 이로 인해 조류 유전자 편집 기술의 적용 범위가 크게 제한돼 있었다. 원시생식세포는 정자와 난자로 발달하는 배아 단계의 세포로, 유전자 편집을 통해 다음 세대로 유전적 변화를 전달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포유류의 경우 체세포 핵 이식, 즉 복제를 통해 유전자 편집이 가능하지만, 조류는 알의 크기가 크고 불투명하며 배아가 발달한 후 낳아지기 때문에 복제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조류의 유전자 편집에는 원시생식세포 배양 기술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도도새의 가장 가까운 현존 친척인 니코바르비둘기를 활용해 도도새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텍사스 시설에 니코바르비둘기 번식 집단을 구축했으며, 이들이 낳은 알에서 배아 섬유아세포 배양과 원시생식세포 채취에 성공했다. 동시에 자체 생식세포를 생산하지 않도록 유전자 편집된 닭도 개발했다. 도도새를 만들기 위해서는 편집된 니코바르비둘기 원시생식세포를 이 닭 배아에 주입해 비둘기 생식세포를 가진 닭을 만드는 방식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기술 개발로 콜로설은 멸종위기에 처한 모리셔스핑크비둘기 같은 현존 조류종의 유전적 다양성 복원과 질병 저항성 강화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정부와의 보존 프로젝트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성공적으로 종을 복원할 경우 탄소배출권과 유사한 생물다양성 크레딧 판매를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간 반복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연구팀은 300가지 이상의 성장인자, 소분자, 대사물질 조합을 테스트해 비둘기 원시생식세포 배양법을 개발했다. 배양된 세포는 2개월 이상 성장을 지속했으며, 35시간마다 세포 수가 두 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리모 배아에 주입했을 때도 생식선으로 정상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확인돼 건강한 원시생식세포임이 입증됐다.

이는 콜로설이 지난 1월 2억 달러 시리즈C 투자유치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당시 투자로 기업가치 102억 달러를 기록했던 콜로설은 이번 추가 투자로 100억 달러를 넘나드는 ‘데카콘’ 지위를 공고히 했다.

회사는 도도새 복원 외에도 매머드, 태즈메이니아호랑이(틸라신) 등 멸종 동물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이어울프 프로젝트에서 유전자 편집을 통해 3마리의 새끼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또한 뉴질랜드의 거대한 멸종 조류인 모아(Moa) 복원을 위해 뉴질랜드 정부 및 연구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콜로설 최고경영자 벤 램(Ben Lamm)은 “우리가 하는 일이 정말 흥미롭지만, 보존 사업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고 모두 멸종 복원에만 관심을 갖는다”며 “하지만 우리는 멸종을 과거의 일로 만들겠다는 사명 외에도 현재 살아있는 종들을 구하는 보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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