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AI ‘리플렉션AI’, 80억 달러 가치에 20억 달러 투자유치


리플렉션AI(Reflection AI)엔비디아(Nvidia) 주도로 20억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기업가치는 80억달러로 평가됐다. 설립 1년 7개월 만에 밸류에이션이 15배나 뛰면서 올해 오픈소스 AI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 투자 유치 기록을 세웠다.

Reflection AI - 와우테일

리플렉션AI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 연구자 미샤 라스킨(Misha Laskin)과 이오아니스 안토노글루(Ioannis Antonoglou)가 2024년 3월 공동 창업했다. 라스킨은 딥마인드 제미나이(Gemini) 프로젝트에서 보상 모델링을 이끌었고, 안토노글루는 2016년 바둑 세계챔피언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AlphaGo) 공동 개발자로 유명하다. 두 창업자는 알파제로(AlphaZero), 알파코드(AlphaCode), 알파프루프(AlphaProof) 등 딥마인드의 주요 AI 시스템 개발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디스럽티브(Disruptive), DST, 1789캐피탈(1789 Capital), 비캐피탈(B Capital),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싱가포르 정부투자청(GIC), 시티(Citi), 세쿼이아(Sequoia), CRV가 참여했다.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와 줌 창업자 에릭 위안(Eric Yuan)도 개인 투자자로 합류했다. 리플렉션AI는 지난 3월 세쿼이아와 CRV 주도의 시드 라운드에서 2500만달러, 라이트스피드와 CRV 공동 주도의 시리즈A에서 1억500만달러를 확보한 바 있다. 당시 기업가치는 5억4500만달러였다.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프론티어급 오픈소스 AI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낸다. 리플렉션AI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강화학습을 결합한 자체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 연구소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대형 MoE(Mixture-of-Experts) 모델 훈련 인프라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자율 코딩 분야에 먼저 적용해 실효성을 검증한 뒤, 이제 범용 에이전트 추론 시스템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약 60명 규모인 팀은 대부분 딥마인드, 오픈AI, 캐릭터AI 출신 AI 연구자와 엔지니어로 구성됐다. 리플렉션AI는 컴퓨팅 클러스터를 확보했으며, 내년 초 수십조 토큰으로 학습한 첫 프론티어 언어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초기 모델은 텍스트 기반이지만 향후 멀티모달 기능도 추가한다.

라스킨 CEO는 딥시크(DeepSeek)와 치웬(Qwen) 같은 중국 모델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응하지 않으면 글로벌 AI 표준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오픈소스 모델에 맞설 서구권 대안을 만드는 것이 리플렉션AI의 핵심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리플렉션AI의 오픈소스 전략은 모델 가중치를 공개해 누구나 활용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하되, 데이터셋과 학습 파이프라인은 비공개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수익은 대기업의 제품 개발과 각국 정부의 소버린 AI 프로젝트에서 창출할 계획이다. 라스킨은 가장 중요한 모델 가중치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인프라 스택은 소수 기업만 실제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오픈 인텔리전스가 AI 안전성 확보에도 더 나은 접근법이라고 주장한다. 투명성을 통해 독립 연구자들이 위험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개발할 수 있다는 논리다. 리플렉션AI는 AI 안전의 해법이 폐쇄적 환경의 보안이 아니라, 글로벌 연구 커뮤니티가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엄격한 과학에 있다며 출시 전 역량 평가, 오용 방지 보안 연구, 책임 있는 배포 기준 마련에 투자하고 있다.

백악관 AI·암호화폐 담당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는 미국 오픈소스 AI 모델이 더 많아지는 것을 환영한다며 글로벌 시장의 상당 부분이 오픈소스의 비용 효율성과 맞춤화 가능성, 통제력을 선호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벤처캐피탈 시장에서는 AI 투자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2025년 3분기 글로벌 벤처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970억달러를 기록했고, 이 중 약 46%가 AI 기업에 집중됐다. 생성형 AI 플랫폼의 매출 배수는 45배로, 전통 SaaS 기업의 8배를 훨씬 웃돈다. 리플렉션AI의 80억달러 밸류에이션은 올해 AI 스타트업 자금의 68%가 후기 단계 기업에 몰리는 시장 흐름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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