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콤비네이터의 1인 창업자 버전’ 솔로 파운더스, 공동창업자 신화 뒤집는다


솔로 파운더스(Solo Founders)가 스타트업 생태계의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인 창업자를 위한 3개월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매 기수당 6명만을 선발해 집중 지원한다.

solo funders - 와우테일

솔로 파운더스를 운영하는 ODF(On Deck Founders)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펠로우십 프로그램이다. 지난 6년간 1000개 이상의 스타트업 탄생을 도왔고, 이들 기업은 세쿼이아, a16z, 파운더스 펀드 등 최상위 벤처캐피털로부터 총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받았다. 로열(Loyal), 페이브(Pave), 세틀(Settle) 같은 성공 사례를 배출한 ODF가 창업자들을 지원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미드저니(Midjourney)와 버셀(Vercel) 같은 대표적인 1인 창업 성공 사례가 있음에도, 투자 업계는 여전히 공동창업자 확보를 당연한 전제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에 ODF는 지난 4월 솔로 파운더스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프로그램은 샌프란시스코의 공유 주택에서 각자 독립된 침실을 제공하며, 별도의 전층 규모 오피스 공간도 쓸 수 있다. 여기에 80만 달러 이상의 각종 혜택과 크레딧, 그리고 개인 생활비까지 투자 형태로 지원한다. 경쟁률은 치열하다. 첫 기수 합격률은 1% 미만이었다. 다음 기수인 2025년 가을 프로그램은 8월 20일에 시작된다.

성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첫 60일 동안 톱티어 투자자들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유치했다. 월간 반복 매출은 50~130% 성장했고, 7개 제품을 출시했으며, 깃허브에서 3만5000개 이상의 스타를 기록했다.

슈퍼메모리(Supermemory) 창업자 드라비야 샤(Dhravya Shah)는 “나는 1인 창업자다. 사람들은 ‘공동창업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도 내 가능성을 믿지 않았다. 줄리안만이 믿어줬다”고 말했다. 워커스닷아이오(Workers.io) 창업자 차이타냐 초다리(Chaitanya Choudhary)는 “올해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은 솔로 파운더스에 합류한 것이었다. 함께한 사람들의 수준과 우리가 만들어낸 추진력이 놀라웠다”고 평가했다.

솔로 파운더스는 기존 스타트업 생태계와 충돌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액셀러레이터나 프리시드 투자 라운드와 병행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창업자는 투자를 유치하거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마친 후 합류하고, 다른 창업자들은 솔로 파운더스 이후 액셀러레이터로 진출한다. 1인 창업자는 회사 지분 100%를 갖고 시작하기 때문에, 초기 핵심 인재를 영입하거나 적절한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라는 게 솔로 파운더스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터는 수십 명 단위로 기수를 구성하고 모두를 같은 데모데이로 이끈다. 이는 강력한 동기부여 장치가 되고 폭넓은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하지만 솔로 파운더스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기수당 단 6명만 선발해 깊은 관계를 만든다. 참가자들은 이를 “5명의 공동창업자를 갖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다. 데모데이나 인위적인 마감일도 없다. 각자의 타임라인에 맞춰 움직인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투자를 유치하지만, 그 시점은 프로그램 시작 전일 수도, 진행 중일 수도, 훨씬 이후일 수도 있다. 준비가 됐을 때, 솔로 파운더스가 함께한다.

ODF와 솔로 파운더스를 이끄는 줄리안 바이서(Julian Weisser)는 20년 전 Y콤비네이터가 젊은 기술 창업자를 지원하며 업계 관행에 도전했듯이, 지금은 1인 창업자가 비슷한 기회를 대표한다고 믿는다. 그는 지난 8월 자신의 뉴스레터 ‘텍스트 위드 파운더스(Texts with Founders)’를 통해 1인 창업과 공동창업의 장단점을 분석하면서도, 1인 창업이 충분히 기본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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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서는 “제품 개발과 판매는 초기 단계에서 절대 아웃소싱할 수 없다. 이 두 가지는 비즈니스의 기반이고 서로 깊이 얽혀 있어서, 창업자가 반드시 직접 이끌어야 한다”며 “만약 둘 다 배우고 처리할 의지나 능력이 없다면 공동창업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1인 창업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솔로 파운더스는 3개월 프로그램과 함께 1인 창업자를 위한 커뮤니티 솔로 클럽(Solo Club)도 운영한다. 초기 멤버들은 이미 최상위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거나 성공한 연속 창업자들이다. 솔로 파운더스는 1인 창업자라는 저평가된 그룹이 놀라운 회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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