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클라우드 ‘람다’, 15억 달러 투자 유치로 ‘초지능 인프라’ 구축 본격화


AI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람다(Lambda)가 TWG 글로벌과 US 이노베이티브 테크놀로지 펀드(USIT)로부터 15억 달러 이상을 투자받았다. 2025년 2월 4억8000만 달러의 시리즈D 투자를 받은 지 불과 9개월 만에 이뤄진 대규모 투자로, 람다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구현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ambda AI Center - 와우테일

이번 투자는 마크 월터와 토머스 툴이 이끄는 TWG 글로벌이 주도했으며, 툴이 설립한 USIT도 참여했다. 월터는 구겐하임 파트너스를 공동 설립한 인물로 LA 다저스, LA 레이커스, 첼시 FC 등 유명 스포츠 구단을 소유하고 있다. 토머스 툴은 워너브라더스, 유니버설과 협력해 ‘다크 나이트’ 시리즈, ‘300’, ‘인터스텔라’ 등을 제작한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의 전 CEO다. 두 사람은 2025년 TWG 글로벌을 설립하고 AI 분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람다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스티븐 발라반은 “이번 투자로 람다는 매일 수억 명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구동하는 기가와트 규모의 AI 팩토리 개발이 가능해졌다”며 “우리의 목표는 컴퓨팅을 전기처럼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게 만들고, 미국의 모든 사람에게 AI의 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당 하나의 GPU를 제공한다는 비전을 실현하는 것이 특권”이라고 덧붙였다.

람다는 이번 투자금으로 100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 GPU와 3기가와트의 액체냉각 데이터센터 용량을 구축할 계획이다. 람다는 현재 미국 전역 15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텐센트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번 투자는 람다가 11월 초 마이크로소프트와 체결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에 이어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8년 이상 람다와 협력해왔으며, 이번 계약으로 수만 개의 엔비디아 GB300 NVL72 시스템을 포함한 최신 GPU를 확보한다. 람다의 GPU는 애저에 통합돼 기업 고객들에게 제공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AI 연구팀도 이를 활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하이퍼스케일러임에도 람다 같은 ‘네오클라우드’와 계약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GPU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자체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최소 2~3년이 걸리지만, 람다와의 계약으로 즉시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GPU를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리스 형태가 대차대조표 부담을 줄여 자본효율적이다. 델오로 그룹에 따르면 AI 수요 폭증으로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소규모 고객들을 거절할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에만 네비우스(Nebius), 아이렌(IREN), 코어위브 등과 총 300억 달러 이상의 GPU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OpenAI에게 4200억 달러 규모의 컴퓨트 계약을 오라클에 빼앗긴 후 용량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선 결과다. 해당 계약은 마이크로소프트 연간 영업이익의 18%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람다는 엔비디아와도 역설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9월 1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통해 엔비디아는 람다에 판매했던 GPU 서버 1만8000개를 4년간 역으로 임대받는다. 1차 계약은 1만 개 서버에 13억 달러, 2차 계약은 8000개 구형 서버에 2억 달러 규모다.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다시 빌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엔비디아 연구팀도 차세대 칩 개발과 AI 모델 연구를 위해 대량의 GPU가 필요하지만,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보다 람다의 액체냉각과 인피니밴드 네트워킹 등 AI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더 나아가 엔비디아는 람다와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에 투자하고 계약을 맺어 자체 AI 칩을 개발 중인 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를 견제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도 람다의 GPU를 주로 내부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며, AWS나 애저를 통한 재판매는 하지 않는다.

람다는 2012년 쌍둥이 형제인 스티븐 발라반과 마이클 발라반이 설립했다. 스티븐은 미시간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애플에 인수된 머신러닝 스타트업 퍼셉티오의 첫 번째 엔지니어로 일했다. 마이클은 같은 학교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소셜 네트워크 넥스트도어에서 인프라를 3억 명 규모로 확장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람다는 처음에 머신러닝 기반 안면인식 API 개발에 집중했으나,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AI 컴퓨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2017년 람다는 2만 달러 미만으로 세계 최초의 플러그앤플레이 딥러닝 슈퍼컴퓨터를 출시했고, 2018년 람다 GPU 클라우드를 정식 출범시켰다.

람다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회사는 2024년 3억2000만 달러의 시리즈C 투자를 받아 15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고, 2025년 2월에는 앤드라 캐피털과 SGW가 공동 주도한 4억8000만 달러의 시리즈D 투자로 4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달성했다. 이번 시리즈E 투자까지 합치면 람다는 설립 이래 총 23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셈이다.

lamda - 와우테일

람다는 투자금을 활용해 엔지니어, 공급망 전문가, GPU 기반 클라우드 AI 인프라 배포 담당자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4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람다는 2026년 클라우드 매출이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2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한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람다는 2026년 상반기 상장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모건스탠리, JP모건, 씨티를 IPO 주관사로 선정했다.

GPU 클라우드 시장은 급성장 중이며, 람다는 코어위브(CoreWeave), 투게더 AI(Together AI), 런팟(RunPod) 등과 경쟁하고 있다. 코어위브는 2024년 엔비디아 블랙웰 GPU를 대규모로 제공하는 최초의 업체가 됐으며, 투게더 AI는 지난 2월에 33억 달러 가치에 3억 달러를 투자받은 바 있다.

네오클라우드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업타임 인스티튜트 조사에 따르면 엔비디아 DGX H100 인스턴스를 하이퍼스케일러에서 구매하면 시간당 평균 98달러지만, 네오클라우드에서는 34달러로 66% 저렴하다. 람다는 3200Gbps 인피니밴드가 적용된 엔비디아 H100을 시간당 1.89달러에 제공해 구글 클라우드의 3.37달러, 코어위브의 2.06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

네오클라우드가 저렴한 이유는 레거시 인프라를 유지할 필요 없이 최신 GPU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반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다양한 CPU, GPU, 특수 장비를 대규모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원한다면 구매력과 마진으로 가격을 크게 낮춰 경쟁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람다는 또한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1클릭 클러스터 솔루션으로 수천 개의 GPU 리소스를 몇 시간 만에 구축할 수 있으며, 텐서플로우, 파이토치 등 인기 머신러닝 프레임워크가 사전 설치돼 있다. 람다는 또한 람다 챗을 통해 딥씨크-R1을 비롯한 다양한 오픈소스 모델을 호스팅하며, 오픈소스 AI 도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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