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 생성 플랫폼 ‘수노’, 24.5억 달러 가치에 2.5억 달러 투자 유치


AI 음악 생성 플랫폼 수노(Suno)가 시리즈C 라운드에서 2억5000만 달러를 투자 유치했다. 멘로벤처스(Menlo Ventures)가 투자를 주도했고, 엔비디아의 벤처캐피탈 부문인 엔벤처스(NVentures), 홀우드미디어(Hallwood Media),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매트릭스(Matrix) 등이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로 수노의 기업가치는 24억5000만 달러로 평가됐다.

SUNO logo - 와우테일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수노는 2022년 설립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사용자가 장르와 분위기, 가사를 입력하면 몇 초 만에 보컬과 악기가 포함된 완성곡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Microsoft Copilot)과 파트너십을 맺고 2023년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수노의 연매출은 2억 달러를 넘어섰다. 무료 서비스와 월 8달러, 24달러의 유료 구독으로 달성한 수치다. 지난해 5월 시리즈B에서 1억2500만 달러를 투자 받았을 때만 해도 기업가치가 5억 달러였다. 1년 6개월 만에 가치가 5배 가까이 뛴 셈이다. 투자 설명 자료를 보면 수노 사용자들은 하루에 700만 곡을 만들고 2000만 분의 음악을 스트리밍한다.

마이키 슐먼(Mikey Shulman) 공동창업자 겸 CEO는 “2년 만에 수백만 명이 수노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작곡을 시도하는 사람부터 매일 이 도구를 쓰는 톱 작곡가와 프로듀서까지 다양하다”며 “이번 투자로 전문가용 정교한 도구와 일반인을 위한 쉬운 경험, 음악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노는 제품 고도화에 집중했다. 9월엔 프로급 멀티트랙 편집과 AI 스템 생성을 결합한 ‘수노 스튜디오’를 내놨다. 며칠 뒤엔 향상된 보컬과 직관적인 프롬프트를 제공하는 v5 음악 모델을 공개했다. 최초의 브라우저 기반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인 웨이브툴(WavTool)을 인수하며 전문 음악 생태계 구축에도 나섰다.

수노는 치열한 AI 음악 생성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주요 경쟁사로는 유디오(Udio), 일레븐랩스(ElevenLabs) 등이 있다. 유디오는 지난 4월 안드레센호로위츠 주도로 1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지만, 지난달 유니버설뮤직그룹과의 저작권 소송을 합의하면서 사용자가 만든 곡의 소유권을 포기했다. 일레븐랩스는 올해 1월 시리즈C에서 1억8000만 달러를 투자 받아 33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8월엔 AI 음악 생성 기능을 추가했다. 수노는 사용자에게 상업적 사용 권리를 보장하는 유일한 주요 플랫폼이다.

수노도 음악 산업과의 갈등은 피하지 못했다. 유니버설뮤직그룹, 소니뮤직(Sony Music), 워너뮤직그룹(Warner Music Group) 등 3대 메이저 음반사는 지난 6월 수노와 유디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냈다. 음반사들은 AI 모델 학습에 저작권 음악을 무단으로 썼다며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저작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독일 음악 저작권 단체 GEMA는 지난달 비슷한 쟁점으로 오픈AI를 상대로 승소했다.

그래도 투자자들은 수노의 빠른 성장과 시장 잠재력을 더 높이 샀다. 멘로벤처스의 에이미 마틴 파트너는 “수노는 세계 1위 음악 창작 앱으로 모두에게 음악을 접근 가능하게 만든다”며 “마이키와 팀이 만든 건 사람들이 진짜 좋아하는 것이고, 수백만 팬들이 매일 플랫폼에서 오리지널 곡을 만들고 친구들과 공유한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저작권 문제보다 입소문 성장과 명확한 수익 모델을 중요하게 봤다.

슐먼은 AI 스타트업 켄쇼(Kensho)에서 게오르그 쿠츠코, 마틴 카마초, 키넌 프라이버그와 함께 일하다 수노를 공동 창업했다. 켄쇼에서 금융 서비스용 AI를 개발하던 이들은 기업 실적발표 콜을 텍스트로 자동 변환하는 작업을 하며 오디오 AI 가능성에 빠져들었다. 이미지와 텍스트 AI에 비해 오디오 분야가 훨씬 뒤처져 있다고 판단한 그들은 음악 생성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다.

수노는 단순 음악 생성 도구를 넘어 전체 음악 생태계를 만들려 한다. 전문 창작자와 일반 사용자 모두를 위한 도구를 개발하고, 음악을 통한 소셜 연결을 강화할 계획이다. 슐먼은 “사람들이 그냥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며 “창작자와 청취자 사이에 새로운 가치가 흐르는 음악 커뮤니티의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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