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청구 거부, AI가 57% 줄였다” 엠버 430만 달러 시드 투자 유치


미국에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고 나면 그다음 싸움이 시작된다. 보험사에 청구서를 보내고, 거부당하고, 이의를 제기하고, 다시 거부당하는 끝없는 행정 전쟁이다. 의사들은 주당 평균 16시간을 이 업무에 쏟아붓는다. 환자 진료 시간보다 서류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셈이다.

Ember cofounders - 와우테일

엠버(Ember)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AI 스타트업이다. 보험 청구가 거부되기 전에 미리 막아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회사가 넥서스 벤처 파트너스(Nexus Venture Partners) 주도로 43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도 투자에 참여했다.

미국 의료 시스템의 보험 청구 거부 문제는 심각하다. 카이저 가족재단 조사에서 미국 성인 73%가 보험사의 승인 지연과 거부를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미국의사협회 조사에서는 의사 89%가 사전 승인 절차 때문에 번아웃을 겪는다고 답했다. 의사 80%는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포기한다고 보고했다.

왜 이렇게 복잡해졌을까. 5,000개가 넘는 의료 청구 코드 중 모든 보험사가 공통으로 쓰는 건 고작 3%다. 절반 이상은 특정 보험사에서만 통한다. 보험사마다, 지역마다, 심지어 매주 규정이 바뀐다. 베테랑 행정직원도 따라가기 버겁다.

엠버는 이 혼란을 AI로 정리했다. 환자 방문 기록과 차트를 검토하고, 각 보험사의 정책에 맞춰 청구서를 다듬어 첫 번째 시도에 승인받도록 돕는다. 공식 발표되지 않은 비공식 규칙까지 분석해 승인과 거부를 가르는 미묘한 패턴을 잡아낸다. 실제로 엠버를 쓴 의료기관들은 청구 거부율을 57% 넘게 줄였고, 행정 업무 시간은 83% 줄었으며, 순수입은 25% 늘었다.

거부된 청구건의 이의 제기도 엠버의 강점이다. AI 엔진이 환자 기록을 샅샅이 뒤져 가장 효과적인 임상 증거를 찾아내고, 몇 분 만에 이의신청서를 뚝딱 만들어낸다. 모듈식 설계 덕분에 도입에 몇 달씩 걸리지 않고 며칠이면 된다.

엠버는 샬린 왕(Charlene Wang) CEO와 워런 왕(Warren Wang) CTO가 함께 창업했다. 샬린 왕은 구글 헬스에서 Nest와 Fitbit 제품을 이끈 프로덕트 리더 출신이다. 브라운대에서 응용수학, 컴퓨터과학, 경제학을 전공했다. 워런 왕은 MIT에서 전기공학·컴퓨터과학 학석사를 마치고 MIT CSAIL에서 설명 가능한 AI를 연구했다. 대만에서 엔비디아와 의료 AI 연구도 수행했고,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넥서스 벤처 파트너스의 아비섹 샤르마 매니징 디렉터는 “엠버 창업팀은 두 가지를 정확히 짚었다. 의료 청구 거부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더 나은 기술이고, AI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청구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장 인사이트, 최신 머신러닝을 결합한 독특한 조합이다. 스타트업의 파괴력에 엔터프라이즈급 완성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엠버가 뛰어든 헬스케어 수익주기관리(RCM) AI 시장은 지금 불이 붙었다. 미국 RCM 시장은 2026년 730억 달러에서 2035년 1,959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경쟁도 뜨겁다. 아카사(AKASA)는 누적 2억 500만 달러를 투자받아 AI 기반 청구 처리 자동화를 선도하고 있다. 임상 문서 자동화 플랫폼 에이브릿지(Abridge)는 6월 시리즈 E에서 3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53억 달러를 찍었다. 2월 시리즈 D 2억 5,000만 달러에 이은 쾌거였다. 앰비언스 헬스케어(Ambience Healthcare)도 7월 시리즈 C에서 2억 4,300만 달러를 끌어모아 12억 5,000만 달러 가치의 유니콘에 올랐다.

2025년 상반기에만 헬스케어 AI 스타트업들이 약 40억 달러를 쓸어 담았다. 전체 디지털 헬스 벤처 투자의 62%다. AI 스타트업의 평균 라운드 규모는 3,440만 달러로 비 AI 스타트업보다 83% 높다.

샬린 왕 CEO는 “의료 CFO들과 얘기하면 한 가지가 뚜렷하다. 의료비 청구 부담을 의사와 환자에게서 덜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짧은 시간에 거부율 50% 이상 감소, 순수입 25% 증가를 이뤄냈다. 앞으로 이 성과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금은 시장 진출팀 확대와 기술 플랫폼 고도화에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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