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C/시드] 엑소닉, 세계 최초 ‘크라우드소싱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바이오파마 혁신 도전


엑소닉(Exonic)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2025년 가을 배치에 선정되며 ‘크라우드소싱 신약개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이 스타트업은 전 세계 누구나 AI 기반 신약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Exonic - 와우테일

벤 브리머컴(Ben Brimacombe) CEO가 이끄는 엑소닉은 “유리 탑 속 폐쇄적이고 경쟁적인 기관들”로 대표되는 기존 신약개발 산업의 사일로 구조를 깨뜨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의 핵심 비전은 신약개발을 ‘개방적이고 능력 중심의 토너먼트’로 전환하는 것이다.

엑소닉 스튜디오(Exonic Studio)는 이 비전을 실현하는 차세대 합성생물학 엔지니어링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가장 강력한 오픈소스 생물학 AI 모델들을 무료로 제공하며, 사용자는 단 한 줄의 코드 작성 없이도 이들 모델을 조합하고 프롬프트하며 새로운 워크플로우를 구축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만든 워크플로우를 공유하고 다른 사용자의 것을 포크(fork)할 수 있어 협업 기반의 신약개발 생태계가 형성된다.

플랫폼의 잠재력은 이미 실험으로 입증됐다. 엑소닉은 자체 AI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간암 세포주(HepG2) 대상 합성 인핸서 설계에서 최신 벤치마크를 능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핸서(enhancer)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비암호화 DNA 서열로, 특정 세포나 조직에서 유전자가 언제, 어디서, 얼마나 활성화될지를 결정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유전자 치료에서 합성 인핸서는 치료 유전자가 원하는 세포에서만 작동하도록 유도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핵심 요소다. 예컨대 간암 치료제가 간세포에서만 활성화되고 다른 장기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딥러닝 모델을 활용한 합성 인핸서 설계는 세포 유형별 맞춤형 유전자 치료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엑소닉은 63개의 합성 인핸서를 생성하고 암세포주 패널에서 검증한 결과, 6개가 기존 최고 성능 서열을 능가했으며 62개가 벤치마크의 99.97 백분위수를 초과했다.

엑소닉의 자문단에는 생물학 AI 분야 세계적 리더들이 포진해 있다. 진코 바이오웍스(Ginkgo Bioworks)의 전 AI 책임자와 사이언스(Science) 저널에 발표된 게놈 파운데이션 모델 이보(Evo)의 제1저자가 자문역을 맡고 있다. 이보는 아크 인스티튜트(Arc Institute)와 스탠퍼드대가 개발한 70억 파라미터 규모의 AI 모델로, DNA·RNA·단백질 전반에 걸친 예측과 생성 작업을 수행한다.

창업팀의 역량도 주목할 만하다. CSO 미하일 쿨락(Mikhail Kulak) 박사는 20년 이상의 분자생물학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다. 러시아 벡터 연구소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아이오와대에서 10년간 암 연구에 매진하며 박사후연구원에서 연구조교수까지 승진했다. 이후 다이아카르타(DiaCarta)와 레네게이드바이오(renegade.bio)에서 분자생물학 부문을 이끌었다. 

브리머컴 CEO는 AI 음성 기업 프리투그로우(Free2Grow)를 공동창업해 연간반복매출(ARR) 150만 달러까지 성장시킨 경험이 있으며, 크라우드소싱 헤지펀드 뉴메라이(Numerai)와 뉴욕 모기지 은행 롱런 파트너스(Long Run Partners)에서 AI 연구를 수행했다. 컬럼비아대에서 컴퓨터과학과 수학을 전공했으며 EMNLP에 AI 연구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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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피치북 분석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벤처캐피털은 135개 AI 신약개발 스타트업에 총 32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AI 네이티브 바이오텍 기업들은 일반 바이오파마 대비 거의 100%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2024년 기준 AI 네이티브 바이오텍의 중간 밸류에이션은 7,800만 달러로, 바이오파마 전체 중간값 4,0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한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 오픈소스 공개,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 엑시엔시아(Exscientia)의 합병,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엔비디아 기반 AI 팩토리 구축 등 대형 딜들이 연이어 발표되며 업계 전반의 AI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엑소닉의 크라우드소싱 접근법은 기존 AI 신약개발 기업들과 차별화된 전략이다. 아케미아(Aqemia)의 양자물리학 기반 신약개발이나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의 알파폴드 기반 플랫폼이 폐쇄적인 연구 환경에서 자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반면, 엑소닉은 전 세계 연구자들의 집단 지성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엑소닉은 현재 첫 번째 토너먼트를 진행 중이다.

전 세계 누구나 플랫폼에 접속해 엑소닉의 합성 인핸서 성과에 도전할 수 있으며, 가장 유망한 발명품은 실험실 검증을 거쳐 실제 바이오파마 딜로 이어질 계획이다. 회사는 사용자가 만든 리드 화합물로 제약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그 수익을 참여자들과 나누겠다는 구상이다. “인터넷을 신약개발의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엑소닉의 선언이 바이오파마 산업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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