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카트, 챗GPT 내 ‘식료품 쇼핑 앱’ 최초 출시… AI 커머스 주도권 경쟁 가열


북미 최대 식료품 배달 플랫폼 인스타카트(Instacart)오픈AI(OpenAI)와의 파트너십을 대폭 확대하며 챗GPT 내에서 식료품 쇼핑부터 결제까지 완전 통합된 앱을 출시했다.

Instacart launches Instant Checkout experience within ChatGPT - 와우테일
Instacart launches Instant Checkout experience within ChatGPT.

인스타카트는 챗GPT의 ‘인스턴트 체크아웃’ 기능을 탑재한 최초의 식료품 파트너다. 이번 통합으로 챗GPT 사용자들은 대화창을 벗어나지 않고도 식사 아이디어 구상부터 장바구니 구성, 결제,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인스타카트 CTO 아니르반 쿤두(Anirban Kundu)는 “인스타카트와 챗GPT가 AI 기반 쇼핑의 새로운 가능성을 재정의하고 있다”며 “에이전틱 커머스 프로토콜(Agentic Commerce Protocol) 기반의 이 경험은 가족을 위한 식료품 구매라는 일상의 가장 본질적인 영역에 지능적이고 실시간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의 핵심은 오픈AI가 결제 솔루션 기업 스트라이프(Stripe)와 공동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한 에이전틱 커머스 프로토콜이다. AI 에이전트, 소비자, 기업이 함께 구매를 완료할 수 있게 하는 이 표준 프로토콜은 챗GPT 내 ‘인스턴트 체크아웃’ 기능을 구동한다. 실제 사용 방식은 직관적이다. 사용자가 “인스타카트, 애플파이 재료 쇼핑 좀 도와줘”라고 입력하면 인스타카트 앱이 자동으로 활성화되면서 근처 매장의 관련 상품을 추천하고, 오픈AI 모델의 도움을 받아 장바구니를 구성해준다. 결제는 스트라이프가 처리하며, 애플페이와 구글페이 지원도 수주 내 추가될 예정이다.

두 회사의 협력은 2023년 4월 챗GPT용 인스타카트 플러그인 출시로 시작됐다. 같은 해 5월에는 인스타카트 앱 내에 챗GPT 기반의 ‘Ask Instacart’ AI 검색 도구를 도입했다. 인스타카트는 이후 오픈AI의 오퍼레이터(Operator) 연구 프리뷰에도 초기 참여사로 합류해 피드백을 제공했다. 현재 인스타카트는 내부적으로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업무 자동화에 활용하고, 오픈AI의 코덱스(Codex)로 내부 코딩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등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양사 관계가 더욱 긴밀해진 배경에는 인적 연결고리도 있다. 인스타카트의 전 CEO이자 오픈AI 이사회 멤버였던 피지 시모(Fidji Simo)가 올해 5월 오픈AI의 애플리케이션 부문 CEO로 합류했다. 시모는 페이스북 앱 총괄과 인스타카트 CEO를 거치며 소비자 플랫폼 확장과 광고 비즈니스 구축에 탁월한 역량을 입증한 인물이다. 그의 합류 후 인스타카트의 새 CEO로는 크리스 로저스(Chris Rogers)가 8월부터 임명됐다.

이번 발표는 AI 커머스 주도권을 둘러싼 빅테크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나왔다. 오픈AI의 인스턴트 체크아웃 기능은 지난 9월 미국 엣시(Etsy) 셀러 대상으로 최초 출시됐으며, 이후 쇼피파이(Shopify) 입점 브랜드 100만 곳 이상으로 확대됐다. 월마트(Walmart)도 10월 챗GPT 인스턴트 체크아웃 파트너십을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실제 서비스 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월마트 CEO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은 “검색창과 상품 목록으로 구성된 기존 이커머스 경험이 곧 바뀔 것”이라며 “멀티미디어, 개인화, 맥락 기반의 네이티브 AI 경험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인스타카트는 이번에 챗GPT 앱 생태계 내에서 결제까지 완료되는 완전 통합형 쇼핑 경험을 실제로 출시한 최초의 식료품 기업이 됐다.

아마존(Amazon)은 챗GPT가 아닌 자체 생태계 내에서 AI 커머스를 구축하는 전략을 택했다. 올해 4월 출시한 ‘바이 포 미(Buy for Me)’ 기능은 아마존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을 외부 브랜드 웹사이트에서 AI 에이전트가 대신 구매해주는 서비스다. 아마존의 자체 AI 모델 노바(Nova)와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를 결합해 구동되며, 사용자의 결제 정보를 암호화해 외부 사이트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또한 아마존은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와 음성 비서 알렉사 플러스(Alexa+)를 통해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 식료품 주문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 루퍼스를 통한 디바이스 내 구매는 기존 알렉사 대비 3배 증가했다고 아마존은 밝혔다.

구글(Google)은 9월 ‘Agent Payments Protocol(AP2)’이라는 오픈 표준을 발표하며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마스터카드(Mastercard),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페이팔(PayPal), 코인베이스(Coinbase) 등 60개 이상의 결제·기술 기업이 참여하는 이 프로토콜은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구매할 때 필요한 인증, 승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맨데이트(Mandate)’라는 암호화 서명 방식을 도입했다. 오픈AI의 에이전틱 커머스 프로토콜이 이미 실제 서비스에 적용된 반면, 구글의 AP2는 아직 소비자용 제품에 실제 적용되지 않은 상태로 업계 표준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시장 조사업체 아코스타 그룹(Acosta Group)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70%가 쇼핑에 AI 도구를 활용한 경험이 있으며, 특히 식료품 부문에서 AI 검색 결과 노출이 전년 대비 900% 증가했다. 어도비(Adobe)는 2025년 연말 쇼핑 시즌 동안 AI 기반 소매 사이트 트래픽이 전년 대비 520%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온라인 쇼핑 매출은 2,534억 달러에 달해 사상 첫 분기별 2,50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금융 컨설팅 기업 에드가 던 앤 컴퍼니(Edgar Dunn & Co.)는 AI 에이전트가 주도하는 소비자-기업 간 거래 규모가 올해 1,360억 달러에서 2030년 1조 7,00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스타카트의 강점은 압도적인 네트워크 규모다. 북미 1,800개 이상의 리테일 브랜드, 약 10만 개 매장과 제휴하고 있으며, 20억 개 이상의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실시간 재고 및 가격 정보와 함께 관리한다. 이는 챗GPT가 사용자 근처에서 실제로 구매 가능한 상품만 추천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인프라다. 연간 2,5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인스타카트를 통해 15억 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하며, 이 서비스는 미국 가구의 98%를 커버한다.

AI 커머스의 부상은 기존 이커머스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구글 검색이나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상품 탐색 대신, AI 챗봇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맞춤형 추천을 받고 바로 구매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쇼핑 여정이 열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AI 플랫폼 기업들이 새로운 유통 게이트키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리테일러와 브랜드들은 AI 검색 최적화라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인스타카트 앱의 챗GPT 통합 기능은 현재 데스크톱과 모바일 웹에서 이용 가능하며, iOS와 안드로이드 네이티브 앱에서의 인스턴트 체크아웃 기능은 향후 수주 내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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