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오프라인 만남 주선 ‘222’, 1010만 달러 시리즈A 투자유치


AI와 디지털 기술이 사람들을 더 고립시키는 시대, 역설적으로 AI를 활용해 오프라인 만남을 만드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222가 시리즈 A 라운드에서 1010만 달러를 유치하며 ‘현실 세계 연결’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았다.

222 founders - 와우테일

222는 상세한 성격 설문과 AI 매칭 알고리즘으로 소규모 그룹 모임을 큐레이션한다. 저녁 식사, 음료 모임, 그룹 활동 등으로 낯선 사람들을 연결하는데, 데이팅 앱은 아니지만 이벤트 후 상호 관심이 있으면 연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회사는 케얀 카제미안(Keyan Kazemian), 다니알 하셰미(Danial Hashemi), 아르만 로샤나이(Arman Roshannai)가 2020년 시작한 연구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세 명의 공동창업자는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의 케얀 집 뒷마당에서 작은 저녁 모임을 열며 사람들의 궁합을 예측하는 실험을 했다. 친구들에게 성격 설문을 받고 파스타와 와인을 대접하면서 어떤 조합이 가장 좋은 대화를 만드는지 관찰했다.

회사 이름 ‘222’는 바로 이 실험 장소였던 케얀의 집 주소 ‘222 N. Shafer St.’에서 따왔다. 친구들에게 “222번지로 오라”고 문자를 보내던 것이 자연스럽게 회사 이름이 됐고, 이 ‘뒷마당의 마법’이 지금의 222로 발전했다.

222는 현재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10개 도시에서 서비스 중이다. 기술을 배경에 두고 현실 세계 연결을 더 쉽게 만드는 데 집중한다. 사용자들은 거의 100개에 달하는 설문에 답한다. 기본 정보부터 낙태에 대한 의견까지 꽤 개인적인 질문들이다. AI 모델은 이를 바탕으로 16개 성격 유형 중 하나로 분류하고 맞는 사람들을 매칭한다.

222의 차별점은 명확하다. 데이팅 앱들이 ‘스와이프’에 의존하는 동안, 222는 실제 만남에서 얻은 피드백으로 알고리즘을 학습시킨다. CEO 케얀 카제미안은 “대부분의 데이팅 앱은 실제 매칭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체스의 엘로 점수처럼 ‘좋아요’ 대비 ‘싫어요’ 비율만 본다.” 222는 이벤트 후 참가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이 실제 상호작용 데이터로 ‘사회적 예측 모델’을 계속 개선한다.

비즈니스 모델도 독특하다. 일회성 ‘큐레이션 비용’ 약 17달러를 내거나 월 22달러 구독을 선택할 수 있다. 카제미안은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고 충분히 즐겨야만 우리가 수익을 낸다”며 “비즈니스 인센티브와 소비자 이익을 일치시켰다”고 강조했다.

222 등장의 배경에는 심화되는 사회적 고립이 있다.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18-25세 젊은 성인의 61%가 ‘심각한 외로움’을 자주 또는 거의 항상 느낀다. 미국 의무총감은 외로움이 정신 건강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COO 다니알 하셰미는 “제3의 공간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더 이상 우연히 마주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연한 만남이 없어졌기에 알고리즘으로 우연을 만드는 것이다.” 창업자들은 기술 산업이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콘텐츠 소비만 늘리는 데 집중하는 걸 비판한다. 카제미안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외로움, 기후 변화, 우주 탐사, 암과 노화 같은 실존적 문제 해결 대신 정신적으로 병든 사회가 끝없이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데 수십만 달러를 받고 있다.”

실제로 222는 피치덱에 “우리는 안티 메타버스”라는 슬라이드를 넣었다. 프로필도 없고, 스와이핑도 없고, 다이렉트 메시지도 없다. 그저 ‘예’라고 대답하고 나가서 자신의 성격에 맞는 사람과 장소를 찾으면 된다.

222의 진짜 경쟁자는 범블 BFF나 힌지 같은 다른 소셜 앱이 아니다. 카제미안은 “진짜 경쟁자는 여가 시간”이라고 말했다. “집에 앉아서 틱톡을 스크롤하거나 넷플릭스를 볼지, 아니면 우리 추천을 믿고 밖으로 나가 실제로 만날지 경쟁하는 것이다.” 222는 사람들을 스크린에서 떼어내 현실 세계로 다시 데려오려 한다.

회사 성장세는 눈에 띈다. 202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해 현재 10개 도시로 확장했고, ‘수십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2024년 초 뉴욕으로 본사를 옮기고 iOS 앱을 출시하며 새로운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 현재 직원은 16명이다.

투자 이력을 보면 222는 2022년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가 주도한 시드 라운드에서 145만 달러를 조달했다. 2024년 2월에는 제너럴 캐털리스트, 1517 펀드(1517 Fund), 베스트 나이츠 VC(Best Nights VC), 스크럼 벤처스(Scrum Ventures), 업프론트 벤처스(Upfront Ventures), 드롭박스 창업자 아라쉬 페르도우시(Arash Ferdowsi) 등이 참여한 250만 달러 시드 라운드를 완료했다. Y컴비네이터 2023년 겨울 배치에도 참가했다. 이번 시리즈 A로 총 누적 투자금은 약 1370만 달러가 됐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로는 타임레프트(Timeleft), 파이(Pie), 클락아웃(Clockout) 등이 있다. 파이는 작년 시리즈 A에서 1150만 달러를 유치했고, 타임레프트는 170개 이상 도시에서 40만 명을 연결했다. 범블도 수년간 친구 찾기 기능을 제공하는데, 2023년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의 약 15%가 이 기능을 쓴다.

포러너 벤처스(Forerunner Ventures)의 창립자 커스틴 그린(Kirsten Green)은 파이 투자 당시 이렇게 말했다. “기술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제공했지만, 역설적으로 현실 연결성을 감소시키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았다. 우리는 기술에 소비되지 않고 기술 덕분에 번영하는 디지털 채택의 다음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222의 도전은 단순히 사람들을 매칭하는 것을 넘어선다. 팬데믹 이후 급증한 소셜 미디어 사용과 계획 취소 문화, 그리고 소파에 누워 시간을 보내는 Z세대를 다시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참가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 사용자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긴장됐지만 그들이 진행을 도와줘서 어색하지 않았다. 여전히 만나는 사람들을 만났고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창업자들의 배경도 흥미롭다. CEO 케얀 카제미안은 과거 매치닷컴(Match.com)에서 제품 관리 인턴으로 일했는데, 이 경험이 오히려 “데이팅 앱을 정말 싫어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대신 그는 기술을 ‘보이지 않는 조력자’로 사용해 사람들을 서로에게 부드럽게 밀어주는 방식을 택했다. COO 다니알 하셰미는 USC에서 철학, 정치,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로컬 비즈니스와의 파트너십을 담당한다. CTO 아르만 로샤나이는 머신러닝 배경을 갖고 있으며 222의 AI 매칭 알고리즘 개발을 주도한다. 세 명 모두 20대 초반에 회사를 시작했으며, 카제미안과 하셰미는 고등학교 동창이고 하셰미와 로샤나이는 같은 대학을 다녔다.

222의 비전은 명확하다. 기술이 사람들을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오프라인 관계를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카제미안은 이렇게 말했다. “기술을 보이지 않는 촉진자로 사용해 사람들이 서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부드럽게 밀어줄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세상에 더 많은 연결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우연한 만남과 잠재적 관계를 만들어낸다.”

AI 시대에 역설적으로 AI를 활용해 사람들을 오프라인으로 되돌리려는 222의 실험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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