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나우, 사이버 보안 ‘아미스’ 77.5억 달러에 인수… “AI 시대 보안 플랫폼 구축”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 서비스나우(ServiceNow)가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아미스(Armis)를 77.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서비스나우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로, AI 시대 급증하는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servicenow armis - 와우테일

아미스는 IT 시스템은 물론 공장 설비, 의료 기기까지 연결된 모든 장치의 보안 위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사이버 노출 관리 플랫폼을 운영한다. 포천 100대 기업 중 35% 이상이 고객이며, 포천 10대 기업 중 7곳도 포함된다. 글로벌 대기업과 정부 기관, 중요 인프라 시설을 두루 확보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서비스나우의 보안 시장 공략 범위가 3배 이상 넓어진다. 자율적이고 선제적인 사이버 보안 역량도 한층 강화된다. 서비스나우의 보안 및 위험 관리 사업은 2025년 3분기 연간 계약 가치(ACV)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이미 보안 분야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서비스나우의 아밋 자베리(Amit Zavery)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제품책임자는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모든 클라우드, 자산, AI 시스템, 기기를 아우르는 지능적 신뢰와 거버넌스가 필수”라며 “아미스와 함께 실시간 종단간 보호를 제공하는 업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보안 방어막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 전 61억 달러 가치 인정받아

아미스는 지난 11월 골드만삭스 얼터너티브(Goldman Sachs Alternatives)의 성장 자본 펀드 주도로 4억3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당시 기업가치는 61억 달러였다. 알파벳의 벤처캐피탈 자회사 캐피탈G(CapitalG)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고, 에볼루션 에쿼티 파트너스(Evolution Equity Partners)가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7월 45억 달러 밸류에이션의 세컨더리 라운드, 2024년 43억 달러 밸류의 투자 유치에 이은 것으로 불과 6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42% 뛰었다. 아미스는 당시 상장 준비를 진행 중이었으며, 3년 안에 연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미스의 예브게니 디브로프(Yevgeny Dibrov) 공동창업자 겸 CEO는 “AI가 위협 환경을 우리가 적응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연결된 모든 자산이 잠재적 취약점이 되는 상황에서 조직이 전체 환경을 명확히 파악하고 위험을 맥락에 맞춰 이해하며 사고 발생 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실시간 인텔리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미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고객 고충에서 출발한 창업 스토리

아미스는 2015년 디브로프와 나디르 이즈라엘(Nadir Izrael)이 공동 창업했다. 두 사람은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에서 만났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서로의 역량이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됐다. 디브로프는 마이크로소프트에 3억2000만 달러에 인수된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아달롬(Adallom)의 초기 멤버였고, 이즈라엘은 구글에서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다.

창업 초기 두 사람은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접근했다. “멋진 기술을 만든 후 판매 방법을 고민하는 대신, 가장 큰 고충이 무엇인지부터 찾아나섰다”는 게 디브로프의 설명이다. CISO와 IT 관리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어떤 도구가 필요한지 물었다. 이 과정에서 IoT 혁명으로 연결 기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큰 보안 위험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아미스의 센트릭스(Centrix) 플랫폼은 기존 보안 도구가 놓치기 쉬운 산업 설비, IoT, 의료 기기 등 관리되지 않는 자산까지 에이전트 설치 없이 실시간으로 발견하고 분류한다. 서비스나우의 비즈니스 컨텍스트 데이터베이스(CMDB)와 결합하면 자산을 담당 서비스, 프로세스, 팀에 연결해 AI 기반 공격으로부터 더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아미스는 최근 연매출 3억4000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지난 8월 3억 달러였던 매출이 3개월 만에 약 4000만 달러 늘어난 수치다. 전 세계에 약 95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사이버 보안 업계, M&A 러시 속 대형 딜 봇물

2025년은 사이버 보안 업계의 메가 M&A의 해로 기록되고 있다. 구글은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320억 달러에 인수했고,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는 이스라엘 신원 보안 기업 사이버아크(CyberArk)를 250억 달러에 인수했다. 서비스나우의 아미스 인수는 세 번째 대형 딜이다.

서비스나우 역시 2025년 한 해 공격적인 인수 행보를 이어왔다. 3월에는 AI 에이전트 플랫폼 무브웍스(Moveworks)를 28.5억 달러에 인수했고, 12월 초에는 신원 보안 플랫폼 베자(Veza)를 1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서비스나우의 지나 마스탄투오노(Gina Mastantuono) CF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미스 인수로 보안 스택이 완성됐기 때문에 보안 분야에서 더 이상 M&A를 할 필요가 없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빌 맥더못(Bill McDermott) 서비스나우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 세상에서, 특히 에이전트를 활용할 때는 기업 보호가 필수”라며 “모든 침입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치열한 사이버 보안 시장 경쟁

아미스는 사이버 노출 관리 및 취약점 관리 분야에서 클래로티(Claroty), 액소니우스(Axonius), 테너블(Tenable), 래피드7(Rapid7) 등과 경쟁하고 있다. 디브로프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모든 사이버 보안 카테고리에서 경쟁하고 있다”며 “주요 업체들을 상대로 포트폴리오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트너는 2026년 전 세계 정보 보안 지출이 12.5% 늘어난 2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AI와 생성형 AI 확산으로 위협이 증가하는 게 주요 성장 동력이다.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면서 공격 지점이 늘어나고 있어, 취약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거래는 일반적인 규제 승인과 종결 조건을 충족한 후 2026년 하반기에 완료될 전망이다. 서비스나우는 보유 현금과 부채를 결합해 거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아미스 팀이 서비스나우에 합류한다.

아미스의 주요 투자자인 시퀘이아(Sequoia), 캐피탈G, 인사이트 파트너스(Insight Partners)는 이번 인수로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피치북에 따르면 아미스는 지금까지 총 14.5억 달러의 벤처 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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