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코드로 공장 혁신 ‘튤립’, 1.2억 달러 투자 유치하며 유니콘 등극


MIT 출신 제조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튤립(Tulip)이 시리즈 D 라운드에서 1.2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3억 달러를 돌파했다. 일본 전기전자 대기업 미쓰비시 일렉트릭(Mitsubishi Electric)이 이번 투자를 주도했으며, 양사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tulip interfaces inc logo - 와우테일

튤립은 2014년 MIT 출신 나탄 린더(Natan Linder)와 로니 쿠밧(Rony Kubat)이 공동 창업한 프런트라인 운영 플랫폼이다. 제조 현장이 직면한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통적인 제조 현장에서는 종이 기반 작업 지시서와 품질 관리 양식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작업자는 종이에 적힌 지시를 따라 작업하고, 완료 후 종이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스캔하거나 파일에 보관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글씨를 알아보기 어렵거나, 양식이 찢어지거나, 아예 빠뜨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품질 문제가 발견돼도 종이 서류가 돌아오기까지 며칠이 걸리고, 그 사이 불량품이 계속 생산된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53%가 여전히 종이 기반 추적과 수동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사용하고 있다.

설령 디지털화를 시도해도 전통적인 제조 실행 시스템(MES)은 IT 전문가가 몇 달에서 몇 년에 걸쳐 구축해야 하고, 작은 변경사항에도 외부 업체에 의존해야 한다. 현장 엔지니어가 “이 공정에서 온도 체크를 추가하고 싶다”고 해도 IT 부서에 요청서를 제출하고 몇 주를 기다려야 하는 식이다.

튤립은 이런 문제들을 ‘노코드’ 방식으로 해결한다. 현장 작업자나 공정 엔지니어가 직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앱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조립 라인에서 16단계의 스핀들 조립 과정이 있다면, 각 단계마다 사진과 설명이 담긴 디지털 작업 지시를 만들고, 작업자가 태블릿으로 각 단계를 완료하면 자동으로 기록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바코드 스캐너로 부품을 스캔하면 자동으로 재고가 차감되고, 토크 렌치에서 측정값이 자동으로 앱에 입력된다.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알림이 가고, 관리자는 실시간 대시보드에서 어느 공정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DMG 모리의 한 관리자는 “16개 스테이션으로 구성된 스핀들 라인 조립에서 작업자가 각 단계에서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튤립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프로토랩스(Protolabs)는 튤립을 통해 기계들을 연결한 결과 불량률을 53% 감소시키고, 실시간 통찰과 알림으로 대응 시간을 단축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앱을 코딩 없이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직접 필요한 도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IT 부서를 거치지 않고 며칠 안에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개선할 수 있다. 한 고객사는 “종이 기반 시스템에서 완전 디지털 MES로 전환해 운영 비용 100만 달러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2023년 포레스터 컨설팅이 튤립 고객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총경제적영향(TEI) 연구에 따르면, 튤립 도입 기업들은 평균 3년간 448%의 투자수익률(ROI)을 기록했다. 또한 작업자 효율성은 15% 증가했고, 간접 업무 시간은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투자로 튤립의 누적 투자액은 2억 73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튤립은 2017년 NEA가 주도한 13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를 시작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2018년 버텍스 벤처스(Vertex Ventures)가 이끈 1840만 달러의 시리즈 B에 이어, 2019년에는 3950만 달러의 추가 자금을 조달했다. 2021년 8월에는 인사이트 파트너스(Insight Partners)가 주도한 시리즈 C에서 1억 달러를 유치하며 당시 기업가치를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린더 CEO는 “우리는 사람이 모든 운영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믿는다”며 “미쓰비시와의 파트너십은 인간 중심 디지털 전환에 대한 공동 약속을 확고히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를 통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작업자에게 초능력을 부여하는 현대적이고 조합 가능한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쓰비시 일렉트릭의 다케다 사토시(Satoshi Takeda) CDO는 “튤립의 조합 가능한 플랫폼 개발 기술은 제조 현장이 요구하는 속도와 유연성에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며 “양사가 보유한 기술을 결합해 제조업을 넘어 디지털 혁신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튤립의 주요 경쟁사로는 머신메트릭스(MachineMetrics), 사이트 머신(Sight Machine), 그리고 SAP나 시멘스, 오라클 같은 대기업의 전통적인 제조 실행 시스템(MES)이 있다. 머신메트릭스는 2021년 테라다인(Teradyne)이 주도한 시리즈 B에서 20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사이트 머신은 누적 8040만 달러 이상을 유치했다. 하지만 튤립은 전통적인 MES와 달리 노코드 접근 방식과 신속한 배포 능력으로 차별화되며, 몇 주 만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수년이 걸리는 레거시 시스템보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튤립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리치몬트(Richemont), 스탠리 블랙앤데커(Stanley Black & Decker), DMG 모리(DMG Mori) 등 제조, 바이오제약, 연구소, 물류 등 다양한 산업의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뮌헨, 부다페스트, 싱가포르, 텔아비브에 이어 이번 투자를 계기로 도쿄에도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제조업계는 현재 변동성이 큰 공급망과 심각한 인력 부족이라는 이중 위협에 직면해 있다. 튤립은 AI를 프런트라인 운영에 내장해 신속한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즉각적인 통찰과 행동으로 전환한다. 미쓰비시는 튤립의 플랫폼을 활용해 확장 가능한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신속하게 배포할 계획이다.

튤립은 지난 2년간 생성형 AI 기능 채택률이 364%, 자동화 도구 사용률이 519% 증가하는 등 AI 도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15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프런트라인 운영 시장에서 차세대 리더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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