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출신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 이머전트, 3억 달러 가치에 7000만 달러 투자 유치


인도 출신의 AI 앱 개발 플랫폼 이머전트(Emergent)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2(Softbank Vision Fund 2)와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 공동 주도로 7000만 달러(약 1018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3억 달러(약 4363억 원)로 평가되며, 지난 9월 시리즈A 투자 당시 1억 달러 기업가치 대비 3배 상승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프로서스(Prosus),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투게더(Together), Y컴비네이터(Y Combinator)도 참여했다. 이머전트는 론칭 7개월 만에 총 누적 투자금액 1억 달러를 확보했다.

Emergent cofounders Mukund Madhav - 와우테일

이번 투자는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소프트뱅크가 인도 시장에 투자한 건 4년 만이다. 소프트뱅크는 2022년 2월 인도 커머스 스타트업 일래스틱런에 3억 달러를 투자한 이후 인도 시장에서 큰 움직임이 없었다. 또한 이머전트는 시리즈A와 시리즈B 투자 사이 간격이 불과 4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바이브 코딩’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이머전트는 비전문가도 자연어 프롬프트만으로 완전한 기능의 웹·모바일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앱을 설명하면 AI 에이전트가 디자인부터 코딩, 테스트, 배포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이머전트는 현재 연간 반복 매출(ARR) 50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190개 이상 국가에서 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회사는 2026년 4월까지 ARR 1억 달러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모바일 앱 빌더 서비스가 특히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머전트는 미국, 유럽, 인도를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무쿤드 자(Mukund Jha) CEO는 밝혔다. 이머전트의 공식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지만, 전체 직원 75명 중 70명이 벵갈루루에서 근무하고 있다. 회사는 양측 지역 모두에서 채용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던조 공동창업자 형제의 두 번째 도전

이머전트는 쌍둥이 형제인 무쿤드 자 CEO와 마다브 자(Madhav Jha) CTO가 2024년 공동 창업했다. 무쿤드 자는 구글과 릴라이언스가 투자한 인도 최초의 퀵커머스 플랫폼 던조(Dunzo)의 공동창업자이자 CTO를 역임했다. 그는 컬럼비아 공과대학을 졸업했으며 구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동생 마다브 자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이론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샌디아 국립연구소에서 폰 노이만 박사후 펠로우로 활동했다. 그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SageMaker) 연구팀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형제는 12살 때부터 함께 코딩을 해왔으며,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이머전트를 설립했다. 무쿤드 자는 2023년 던조를 떠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동생과 함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두 사람은 여러 AI 연구소의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AI 코딩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했고, 에이전트 기반 앱 개발이라는 문제를 향후 20년간 해결하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

치열한 ‘바이브 코딩’ 경쟁 구도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은 AI 연구자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가 2025년 초 만든 용어로, 개발자가 코드 한 줄 한 줄을 작성하는 대신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면 AI가 완전한 앱을 생성해주는 개발 방식을 의미한다. 이 시장은 최근 몇 달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머전트의 주요 경쟁사로는 러버블(Lovable), 커서(Cursor), 레플릿(Replit) 등이 있다. 러버블은 지난 12월 3억3000만 달러를 투자받아 기업가치 66억 달러를 인정받았으며, 연 매출 2억 달러를 달성했다. 커서는 11월 23억 달러 투자로 기업가치 293억 달러에 도달했으며, 연간 매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레플릿은 9월 2억5000만 달러를 투자받아 기업가치 30억 달러로 평가받았으며, ARR 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인도에서도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로켓닷뉴(Rocket.new)는 지난 9월 세일즈포스벤처스(Salesforce Ventures)와 액셀(Accel) 주도로 1500만 달러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투게더펀드도 이 라운드에 참여했다. 로켓닷뉴는 프로토타입이 아닌 실제 운영 가능한 앱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머전트는 개발자 중심 도구인 클로드 코드(Claude Code)나 커서와 경쟁하는 대신, 비기술 사용자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추상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무쿤드 자는 이머전트가 처음부터 인프라를 구축해 앱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머전트는 배포와 백엔드 인프라를 직접 관리함으로써 사용자가 앱을 쉽게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모바일 앱 배포를 위해 엑스포(Expo)를 사용하고 있지만, 조만간 자체 모바일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1억 달러 클럽 진입 가능할까

이머전트는 올해 4월까지 ARR 1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현재 5000만 달러에서 두 배로 성장해야 하는 도전 과제다. 바이브 코딩 시장에서 ‘ARR 1억 달러 클럽’은 스타트업의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러버블은 출시 8개월 만에 ARR 1억 달러를 돌파했고, 4개월 후 2억 달러로 2배 성장했다. 커서는 10억 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이머전트의 성장 전략은 명확하다. 미국, 유럽, 인도라는 3대 핵심 시장에서 깊이 있는 침투를 지속하고, 최근 출시한 모바일 앱 개발 서비스를 통해 신규 사용자층을 확보하며, 기업 고객 확보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금은 팀 확장, 제품 개발 가속화, 핵심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에 사용될 예정이다.

바이브 코딩 시장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진입 장벽을 낮춰 누구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기술적 배경이 없는 기업가, 소규모 비즈니스, 프로덕트 매니저 등이 거대한 개발팀을 고용하지 않고도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민주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다만 바이브 코딩 플랫폼이 생성한 코드의 품질, 보안 취약점, 장기적인 유지보수 문제 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비전문가가 만든 앱을 시간이 지나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머전트를 비롯한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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