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 ‘와비’, 10억 달러 투자 유치하며 로보택시 시장 진출


캐나다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와비(Waabi)가 캐나다 스타트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그동안 자율주행 트럭에 집중해온 와비는 이번 자금을 발판 삼아 우버(Uber)와 손잡고 로보택시 시장에도 뛰어든다.

waabi - 와우테일

투자는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와 G2벤처파트너스(G2 Venture Partners)가 공동 주도한 7억5000만 달러 시리즈C와, 우버가 특정 목표 달성 시 제공하는 2억5000만 달러로 구성됐다. 우버 외에도 엔벤처스(NVentures, 엔비디아 벤처캐피털), 볼보그룹벤처캐피털(Volvo Group Venture Capital), 포르쉐오토모빌홀딩(Porsche Automobil Holding), 블랙록(BlackRock), 래디컬벤처스(Radical Ventures), 아부다비투자청(Abu Dhabi Investment Authority) 산하 자회사가 참여했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12월 글로브앤메일 보도에선 약 30억 달러로 추정됐다.

창업자이자 CEO인 라켈 우르타순(Raquel Urtasun)은 “우리의 피지컬 AI 플랫폼 덕분에 지난 몇 년간 자율주행 트럭 개발과 상용화 속도에서 업계를 앞서갈 수 있었다”며 “현재 우리가 갖춘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 주행 능력은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했고, 로보택시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고 말했다.

동일한 AI가 트럭과 로보택시 모두 운전

와비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피지컬 AI 플랫폼’이다. 검증 가능한 엔드투엔드 AI 모델과 고도로 발전된 신경망 시뮬레이터를 결합해, 차량 종류나 지역, 환경이 달라져도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무엇보다 자율주행 트럭과 로보택시가 같은 AI 모델을 공유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트럭 운행으로 쌓인 고속도로 주행 경험이 도심 로보택시에 도움이 되고, 로보택시의 복잡한 도심 주행 데이터가 다시 트럭의 전반적인 주행 능력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우르타순은 “동일한 두뇌가 여러 차량을 운전한다”며 이런 접근법이 경쟁사보다 훨씬 자본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와비는 시뮬레이터를 통한 가상 훈련에 집중해, 실제 도로에서 수십억 달러를 들여 데이터를 수집한 경쟁사들보다 적은 비용으로 빠른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코슬라벤처스 창업자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는 “와비는 차세대 무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방식에서 근본적인 도약을 이뤄냈다”며 “자율주행 트럭의 놀라운 진전과 로보택시로의 빠른 확장은, 이들의 기술이 현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진정한 규모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우버와 2.5만대 로보택시 독점 파트너십

이번 투자와 함께 와비는 우버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와비 드라이버로 구동되는 로보택시를 우버 플랫폼에만 독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목표는 최소 2만5000대 이상의 자율주행 차량을 투입하는 것으로, 우버의 2억5000만 달러 추가 투자는 이 배치 과정의 주요 목표 달성에 따라 집행된다.

우르타순에게 이번 우버 파트너십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는 2017년 우버의 최고과학자이자 자율주행 연구개발 책임자로 일했다가, 2020년 우버가 자율주행 부서를 오로라(Aurora)에 매각한 뒤 2021년 와비를 창업했다. 우버는 와비의 시리즈A부터 투자해온 초기 투자자이자 이사회 멤버다.

우버는 이미 웨이모(Waymo)와 손잡고 오스틴과 애틀랜타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아브라이드(Avride)와도 달라스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와비와의 파트너십은 우버가 자율주행 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럭 사업 경험을 로보택시로 확장

와비는 그동안 자율주행 트럭에 집중해왔다. 2023년부터 우버프레이트(Uber Freight)와 협력해 텍사스 달라스-휴스턴 구간에서 상업 화물을 운송했고, 차량엔 안전을 위해 운전자가 탑승했다. 우르타순은 당초 2025년 말 완전 무인 운행을 계획했지만, 파트너사 볼보(Volvo)가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차세대 트럭을 완전히 검증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볼보는 몇 분기 내 검증을 끝낼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와비는 볼보와의 협력을 발표했다. 볼보 자율주행 트럭에 와비 드라이버를 통합해 텍사스 고속도로와 노르웨이·스웨덴 일부 광산에서 화물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로보택시 진출은 이런 트럭 사업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와비는 라이다(LiDAR), 카메라, 레이더 등 여러 센서를 활용하고, 생성형 AI로 시뮬레이터에서 무수히 많은 시나리오를 만들어 학습한다. 우르타순은 “와비는 본 적 없는 상황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세대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었고, 이것이 시스템에 진정한 범용성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치열해진 자율주행 경쟁

와비가 뛰어드는 로보택시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구글 자회사 웨이모(Waymo)는 압도적인 선두주자로, 현재 주당 45만회 이상 유료 운행을 제공하며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오스틴, 애틀랜타 등 5개 도시에서 약 2500대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웨이모는 2026년 말까지 주당 100만회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고, 마이애미, 디트로이트, 샌디에고, 런던, 도쿄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엔 1000억 달러 기업가치로 150억 달러 이상 조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마존의 죽스(Zoox)는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에서 무료 무인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테슬라(Tesla)는 2025년 중반부터 오스틴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서 로보택시 브랜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아직 안전 요원이 탑승한 상태다. 중국에선 바이두(Baidu)의 아폴로고(Apollo Go)가 주당 25만회 이상 무인 운행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 트럭 시장도 마찬가지다. 오로라 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은 2025년 4월 텍사스에서 무인 상업 화물 운송을 시작했고, 6월 말까지 2만 마일 이상 무인 주행과 330만 마일 이상 상업 운행을 기록했다. 코디악 로보틱스(Kodiak Robotics)는 2025년 9월 SPAC 합병으로 상장하며 25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튜심플(TuSimple)은 2023년 사고 이후 미국 사업을 중단했다.

글로벌 자율주행 장거리 트럭 시장은 2024년 27억 달러에서 2025년 35억 달러로 성장했고, 2034년엔 426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32%다.

“10억 달러면 충분하다”

이번 투자로 와비의 누적 투자액은 12억8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2021년 8350만 달러 시드 투자로 시작해 2024년 5월 2억 달러 시리즈B를 유치했다. 직원은 현재 약 250명이다.

우르타순은 “경쟁사들은 계속 개발하려면 수십억 달러가 더 필요하지만, 와비에겐 10억 달러 신규 자금이 무한한 자본이나 다름없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와비는 시뮬레이션 중심 접근으로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해왔고, 이는 후발주자의 이점으로 평가받는다.

G2벤처파트너스 공동 창업자이자 파트너인 브룩 포터(Brook Porter)는 “와비는 자율주행 운송의 궤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시뮬레이션 우선의 엔드투엔드 AI는 강력한 조력자로, 상업적 채택을 가속화하면서도 규모 확장에 필요한 자본을 극적으로 줄인다”고 말했다.

와비는 앞으로 몇 달 내 로보택시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도시나 일정, 차량 제조사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우르타순은 “로보택시 시장에 지금까지 본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입하고 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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