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xAI·테슬라 합병 검토…1조5000억 달러 규모 ‘역사상 최대 IPO’ 추진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거대 기업 제국을 하나로 묶는 작업에 나섰다. 스페이스X(SpaceX)가 AI 스타트업 xAI,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와의 합병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1월 29일 복수의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은 합병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elon musk spaceX tesla xAI - 와우테일

논의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스페이스X와 xAI의 합병으로, 올해 예정된 스페이스X 상장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통합이다. 어느 쪽이든 실현된다면 로켓, 인공위성, 소셜미디어 플랫폼 X, AI 챗봇 그록(Grok), 전기차를 하나로 묶는 초대형 빅딜이 된다.

6월 상장 앞두고 가속화되는 합병 논의

스페이스X는 지난해 12월 내부 주식 매각을 통해 8000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미국 최대 비상장 기업으로 올라섰다. 회사는 오는 6월, 머스크의 생일 무렵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대 50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실현되면 역사상 최대 IPO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1월 21일 네바다주에 ‘K2 Merger Sub Inc.’와 ‘K2 Merger Sub 2 LLC’라는 합병 목적 법인 두 개가 설립됐다는 것이다. 두 법인 모두 스페이스X CFO 브렛 존슨(Bret Johnsen)이 임원으로 등재돼 있어, 합병 논의가 단순 루머가 아님을 보여준다. 존슨 CFO는 지난 12월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IPO를 통해 “스타십 로켓의 미친 발사 빈도,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달 기지 건설”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300억 달러로 평가받는 xAI

머스크가 2023년 설립한 xAI는 지난 1월 초 시리즈 E 라운드에서 목표액을 훌쩍 넘어 200억 달러를 유치했다. 이로써 기업가치는 약 230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투자자로는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 스텝스톤 그룹(Stepstone Group), 피델리티(Fidelity), 카타르 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 등이 참여했고, 엔비디아(Nvidia)와 시스코(Cisco)가 전략적 투자자로 합류했다.

xAI는 테네시주 멤피스에 세계 최대 AI 슈퍼컴퓨터 ‘콜로서스(Colossus)’를 운영 중이다. 콜로서스에는 20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 H100 GPU가 탑재됐으며, 2026년까지 100만 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X 플랫폼을 통해 월 6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그록 챗봇을 중심으로 AI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멤피스에는 두 번째 데이터센터 ‘콜로서스 2’도 건설 중이다. 세계 최초 1기가와트급 AI 훈련 클러스터가 될 이 시설은 168개의 테슬라 메가팩(Megapack) 배터리와 가스 터빈 기반 임시 전력 시스템을 갖췄다. 다만 멤피스 지역사회에서는 공기 오염과 물 사용량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주가 AI 데이터센터의 미래다

머스크가 합병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다. 그는 지난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태양광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짓는 건 당연한 선택”이라며 “2~3년 안에 우주가 AI를 위한 가장 저렴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 데이터센터는 전력 공급, 냉각, 부지 확보 문제로 한계에 부딪혔다. 반면 우주에서는 24시간 태양광 에너지를 쓸 수 있고, 진공 상태에서 열을 우주로 직접 방출해 냉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기술과 개발 중인 스타십(Starship)은 대규모 위성 데이터센터 배치를 현실로 만들 핵심 인프라다.

실제로 작년 11월 워싱턴주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Starcloud)는 냉장고 크기의 AI 위성을 스페이스X 팔콘9 로켓에 실어 궤도에 올렸다. 이 위성은 극지방을 지나는 새벽-황혼 궤도를 돌며 거의 24시간 태양광을 받도록 설계됐다. 스타클라우드는 올해 안에 상업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구글도 파트너사 플래닛랩스(Planet Labs)와 함께 2027년까지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를 발사하는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를 추진 중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Blue Origin)도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궤도에 배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머스크의 회사들, 이미 자원 공유 중

머스크 기업들 간 자원 공유는 이미 진행형이다. 테슬라는 1월 28일 실적 발표에서 xAI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도 작년 20억 달러를 xAI에 출자했다. 두 회사 투자금을 합치면 2025년 첫 9개월간 xAI가 쓴 돈의 절반을 넘는다.

xAI는 작년 3월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1130억 달러에 인수하며 통합의 첫발을 뗐다. 당시 xAI는 800억 달러, X는 33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이 거래로 X의 실시간 데이터와 수억 명의 사용자 데이터가 그록 AI 훈련에 활용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 기술(파워월, 메가팩)은 스페이스X의 태양광 우주 데이터센터에 쓰일 수 있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는 스타십을 타고 달과 화성으로 갈 수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은 테슬라의 자율주행차와 로보택시에 초저지연 연결을 제공할 수 있다.

중동 자본과 인프라 펀드가 주목

업계에서는 합병이 성사되면 중동 국부펀드와 인프라 투자펀드의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본다. 로켓, 위성 네트워크, AI 플랫폼을 묶은 통합 기업은 독립 우주항공사나 소프트웨어 회사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기업가치를 약 1조5000억 달러로 잡고 있다. 2019년 사우디 아람코 상장 기록에 필적하는 규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주관사로 참여할 예정이며,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로빈후드(Robinhood)도 핵심 역할을 노리고 있다.

물론 최종 결정은 아직이고 세부 사항도 바뀔 수 있다. 회사들이 독립적으로 남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합병이 진행되면 규제 승인, 주주 동의, 복잡한 구조 조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테슬라 주주들이 머스크가 회사 자원을 개인 사업에 전용했다며 소송을 낸 상태라는 점도 변수다.

그럼에도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테슬라 주식은 시간외 거래에서 3% 이상 올랐다.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 효과가 테슬라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머스크의 비전이 실현될지, 아니면 늘 그래왔듯 일정이 늦춰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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