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통신 칩 제조 ‘세슘아스트로’, 4.7억 달러 투자받고 완제품 위성까지 만든다


위성에 들어가는 통신 부품을 만들던 스타트업이 이제 위성을 통째로 만들기 시작했다. 텍사스 오스틴의 세슘아스트로(CesiumAstro)가 4.7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구성은 트라우스데일 벤처스(Trousdale Ventures) 주도로 2.7억 달러의 지분 투자를 받았고, 미국 수출입은행과 JP모건에서 2억 달러의 대출을 받았다.

CesiumAstro funding - 와우테일

세슘아스트로는 위성 통신 핵심 부품인 능동위상배열 안테나를 만드는 회사다. 일반 안테나와 달리 물리적으로 방향을 바꾸지 않고도 전파 빔을 원하는 곳으로 쏠 수 있는 기술이다. 군사용 레이더나 최신 위성에 쓰인다. 세슘아스트로는 이 안테나를 소프트웨어로 제어할 수 있게 만들어서, 궤도에 올라간 뒤에도 통신 주파수나 빔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창업자 셰이 사브리푸어는 록히드마틴에서 24년간 일하며 위성 통신 시스템을 설계했던 엔지니어다. 2017년 세슘아스트로를 세운 뒤 처음엔 다른 위성 제조사에 부품만 납품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자체 위성 ‘엘리먼트’를 공개하면서 완제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무게 700kg짜리 이 위성은 올해 10월 SpaceX 로켓에 실려 첫 발사를 앞두고 있다. 이후 수년간 7개를 더 쏘아 올릴 계획이다.

사브리푸어 대표는 “지금이 스케일업의 순간”이라며 “우리 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미국 산업의 중심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슘아스트로 매출의 75%는 미 국방부와 정부 기관에서 나온다. 미 우주군 산하 우주개발청(SDA)에 통신 장비를 납품하고, NASA 달 탐사 통신망 구축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로켓랩이 받은 5억1500만 달러짜리 우주개발청 계약에서도 통신 페이로드 공급사로 선정됐다.

다만 사브리푸어는 2030년까지 민간 사업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토요타 계열 우븐 캐피털(Woven Capital)이 주목한 부분도 바로 이것이다. 위성 인터넷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나 IoT 기기에 세슘아스트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생산 시설 확충에 쓴다. 오스틴 외곽 비케이브에 2만5000㎡ 규모 공장을 짓는다. 설계부터 조립, 테스트까지 한 건물에서 처리하는 수직계열화 시설이다. 2027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하며, 5년간 5억 달러를 투자해 500명 이상을 고용할 예정이다.

미국 수출입은행이 2억 달러를 대출한 건 이례적이다. ‘메이크 모어 인 아메리카’ 프로그램을 통한 첫 관민 협력 사례다. 중국과의 우주 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정부가 자국 우주 산업 육성에 직접 나선 셈이다. 실제로 미 우주군 예산은 2026 회계연도에 400억 달러로 책정됐다. 2025년 전 세계 로켓 발사 횟수는 291회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투자를 주도한 트라우스데일 벤처스의 필립 사로핌은 “세슘아스트로는 말만 앞서는 스타트업이 아니다. 실제로 하드웨어를 만들어낸다”며 “지난해에만 위성을 공개하고 SpaceX와 8번의 발사 계약을 따냈다”고 평가했다.

세슘아스트로의 경쟁사로는 독일 미나릭(Mynaric), 이스라엘 새틱스파이(SatixFy) 등이 있다. 미나릭은 레이저 통신 기술로, 새틱스파이는 다중 위성 연결 기술로 차별화한다. 미나릭도 세슘아스트로처럼 로켓랩의 우주개발청 하청 계약에 선정된 바 있다.

세슘아스트로는 2022년 시리즈 B에서 6000만 달러, 2024년 시리즈 B+에서 65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번까지 합치면 누적 투자액은 4억2600만 달러다. 시장조사업체 아란카에 따르면 우주 경제 규모는 2024년 6130억 달러에서 2035년 1조800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기사 공유하기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