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길잡이 플랫폼 ‘솔러스헬스’, 1억 3천만 달러 투자로 유니콘 등극


복잡한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 길을 잃은 환자들을 위한 ‘길잡이’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본사를 둔 솔러스 헬스(Solace Health)가 IVP 주도로 1억 3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기존 투자자인 멘로 벤처스(Menlo Ventures), 시그널파이어(SignalFire), 토치 캐피털(Torch Capital), 인스파이어드 캐피털(Inspired Capital), 리버파크 벤처스(RiverPark Ventures)도 이번 라운드에 동참했다.

solace health logo - 와우테일

솔러스는 환자와 가족을 전문 헬스케어 내비게이터와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이들 내비게이터는 병원 간 치료 조율, 진료 예약 관리, 환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미국인 10명 중 4명이 비용과 복잡함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현실에서, 솔러스는 진단과 치료 사이 가장 막막한 순간에 개입한다.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의료 결과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솔러스는 메디케어(Medicare)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가입자를 위해 2천 명 이상의 전문 내비게이터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이들은 간호사, 의료 전문가, 헬스케어 행정 경력자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환자와 장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HIPAA 규정을 준수하는 플랫폼을 통해 문자, 전화, 화상으로 매달 2만 명 이상의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비게이터가 도울 수 있는 범위는 넓다. 여러 병원에 흩어진 치료 일정 조율, 병원 가는 교통편 예약, 진료 동행, 의료비 청구서 검토, 의료 기록 정리, 가족에게 상황 공유, 지역 의료 자원 찾기, 보험 거부 건에 대한 이의신청, 퇴원 후 관리 계획, 질병과 치료법 조사 등이 포함된다. 약 처방이나 진단은 할 수 없지만, 의료 시스템 내 거의 모든 행정적·절차적 문제에서 환자 편에 선다. 회사에 따르면 사용자의 98%가 내비게이터와 함께한 후 더 나은 결과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솔러스는 제레미 구레위츠(Jeremy Gurewitz) CEO와 사라 사전트(Sara Sargent) 최고제품책임자(CPO)가 2022년 공동 창업했다. 창업 배경에는 가슴 아픈 개인사가 있다. 구레위츠의 어머니는 수십 년 경력의 영상의학과 의사였지만, 막상 자신이 췌장암 진단을 받자 복잡한 의료 시스템 앞에서 무력했다. 임상시험 참여, 세컨드 오피니언, 치료 옵션 비교 등 모든 과정에서 아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의료 전문가조차 환자 입장이 되면 길잡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미국 의료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방증이었다.

“의료 시스템은 환자들이 가장 힘든 순간에 혼자 알아서 해결하도록 내버려 두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고 구레위츠는 말했다. “이런 방치는 돈도 많이 들고 위험하지만 충분히 막을 수 있다. IVP는 실행과 결과를 떼려야 뗄 수 없는 회사를 키우는 방법을 안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우리는 치료 초기 단계에서부터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제공하고, 미국 의료 시스템의 영구적인 일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솔러스는 전년 대비 10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투자금으로 내비게이터 네트워크를 대폭 확대하고 보험사·의료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환자가 가장 막막해하는 치료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돕는 데 집중한다. 솔러스는 지난해 멘로 벤처스가 주도한 6천만 달러 시리즈 B에 이어, 2024년에는 인스파이어드 캐피털이 주도한 1천 400만 달러 시리즈 A를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IVP 제너럴 파트너 에릭 리아우(Eric Liaw)는 “헬스케어 내비게이션이 선택 사항에서 필수 인프라로 바뀌고 있다”며 “솔러스는 환자가 복잡한 과정에서 지원받을 때 결과가 좋아지고 비용은 줄어든다는 것을 증명했다. 우리는 솔러스가 의료 시스템의 기초 레이어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며, 이 시장의 기회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헬스케어 내비게이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23년 32억 달러에서 2033년 89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주요 경쟁사로는 퀀텀 헬스(Quantum Health), 어콜레이드(Accolade), 라이트웨이(Rightway), 헬스조이(HealthJoy)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주로 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보험 혜택 안내와 병원 찾기를 돕는다.

솔러스는 메디케어 가입자에 집중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2024년 메디케어가 의사 감독 하의 특정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보상하는 주요 질병 내비게이션(Principal Illness Navigation, PIN) CPT 코드를 신설하면서 수익 모델도 탄탄해졌다. 사용자 95%는 본인 부담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진입 장벽도 낮다.

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시티즌 헬스(Citizen Health)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8월 8VC 주도로 3천만 달러 시리즈 A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 4천 400만 달러를 모았다. 시티즌 헬스는 AI 기반 내비게이터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70개 이상 환자단체와 손잡고 123개 희귀질환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솔러스의 이번 투자는 환자 중심 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어도 시스템을 잘 아는 전문가가 환자 곁에 있으면 치료 결과가 좋아지고 비용은 줄어든다는 게 입증되고 있다. 환자가 더 이상 복잡한 의료 미로 속에서 혼자 길을 찾지 않아도 되는 미래, 솔러스의 성장과 함께 그 미래가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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