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장의 새로운 열쇠.. “고객이 아닌 투자자에게 말을 걸다”


[편집자주] 와우테일은 2025년에 경기콘텐츠진흥원의 판교경기문화창조허브 입주/지원기업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사업을 통해 40팀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성과를 모아 ‘AI 시대의 콘텐츠 창업가들’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본 글은 책의 발간사인데, 스타트업 홍보의 대상을 왜 투자자로 설정했는지에 대해 설명이다. 다른 창업지원기관의 보육 기업도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 인터뷰 문의

스타트업 미디어 와우테일은 올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의 ‘판교경기문화창조허브 입주기업 마케팅 지원사업’을 통해 경기도의 유망 AI 콘텐츠 스타트업을 외부에 적극 홍보했다. 약 80팀에 이르는 입주기업과 지원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뷰, 기획기사, 보도자료 기반 성과 기사를 발행한 이번 사업은 다른 창업지원기관의 여느 사업과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었다. 바로 투자자를 홍보 마케팅의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창업지원기관은 유망 창업팀을 선발해 입주 공간을 지원하고,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그 성과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홍보·마케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때 대부분의 홍보 마케팅은 기획기사를 만들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를 포함한 언론사에 최대한 노출하는 방식이며, 그 내용은 주로 창업팀의 서비스를 소개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누구에게 창업팀의 서비스와 기술을 알려야 하는가? 창업한 지 3년이 되지 않은 초기 창업팀은 서비스를 개발하며 시장 진입을 모색하는 단계다. 아직 서비스의 완성도가 낮고, 시장의 요구에 맞춰 빈번하게 변화를 겪는다. 흔히 이 과정을 PMF(Product Market Fit)라고 하는데, 한 번에 성공해 빠르게 성장하는 팀도 있지만 대다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실패를 경험한다.

GCON ‘AI 시대의 콘텐츠 창업가들 도서 표지 이미지 - 와우테일

와우파트너스는 미디어 와우테일과 함께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초기 창업팀은 고객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한데, 자체 매출보다는 창업지원기관의 지원금과 투자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팀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뿐 아니라 개발 자금을 제공하는 투자자 역시 중요한 또 다른 고객인 셈이다.

판교경기문화창조허브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대부분은 업력 5년 미만의 초기 단계 팀이다. 이들에게는 고객 확보를 위한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절실하며, 투자자에게 서비스의 가능성을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판교경기문화창조허브의 마케팅 지원사업이 차별화된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홍보 대상을 투자자로 명확히 설정한 것이다. 개발 중인 서비스를 고객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 및 마케팅 자금을 제공할 투자자를 설득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와우테일은 3년 전부터 기술 창업팀을 관심 투자자에게 연결하는 인터뷰 프로젝트 ‘와우투게더’를 운영해왔는데, 투자자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우수한 기술을 가진 창업자가 투자자의 궁금증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가정 하에, 인터뷰를 통해 투자자에게 명확히 전달하자는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데모데이의 짧은 발표만으로 관심 창업팀을 찾기는 어렵다. 20분 이상의 인터뷰를 통해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지점을 제대로 설명 듣고 미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었고, 실제 투자로 연결되면서 스타트업은 안정적인 개발과 연구를 이어가는 선순환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전략은 바이오나 소재·부품·장비처럼 기술 이해가 어려운 분야에서 특히 효과적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이해가 쉬운 콘텐츠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콘텐츠 분야 창업팀에도 이 전략은 유효했다. 전 세계를 휩쓴 AI 기술이 콘텐츠에도 적용되면서, AI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해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지점을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여전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실 딥테크 분야도 기술 자체보다는 그 기술로 어떤 시장을 공략할 것인가가 핵심인데, AI 콘텐츠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쳐 창업팀에 홍보 서비스가 제공되었을까?

창업지원기관의 일반적인 홍보마케팅 용역은 프로그램 참여 창업팀의 기획기사를 만들어 홍보대행사를 통해 보도자료로 배포하고, 그중 일부를 기사화하는 방식이다. 발대식, 성과공유회, 데모데이 등 행사 소식을 담은 보도자료도 배포된다. 하지만 이렇게 배포된 콘텐츠의 타깃은 명확하지 않다. 서비스를 사용할 실제 고객일 수도, 투자처를 찾는 투자사일 수도 있다. 타깃은 넓어 보이지만, 사실상 아무도 타깃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판교허브 프로젝트의 타깃은 명확했다. 투자자다. 물론 실제 고객이 볼 수도 있지만, 핵심은 투자사에 서비스를 제대로 설명하고 지속적인 개발을 위한 투자를 받는 것이었다.

인터뷰 전에 질문지 답변을 검토하고, 서비스를 투자자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멘토링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영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영상과 기사를 투자자가 많이 보는 와우테일과 뉴스레터를 통해 발행했다. 인터뷰 영상을 숏폼으로 제작하고 카드뉴스를 만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약 4개월 동안 30팀의 영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꾸준히 기사를 발행했다. 일주일 평균 2편의 인터뷰 기사가 발행된 셈인데, 결과는 놀라웠다.

첫 인터뷰로 발행된 AI 미니어처 제작 팀은 대표 1인이 운영 중이었는데, AI 기술 발전과 함께 솔로 유니콘의 출현 가능성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고객사뿐 아니라 투자사들의 관심을 받았다. AI 기술로 기업의 AI 전환을 돕는 회사는 인터뷰 공개 후 투자자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투자유치와 함께 팁스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기업의 기부 문화를 혁신하는 팀 역시 인터뷰 공개 후 투자유치 및 팁스 선정이라는 성과를 이뤘고, 많은 공공기관과 기업에 기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기업용 회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업팀은 인터뷰 공개 후 숏폼 영상을 본 회사가 고객으로 전환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본 마케팅 지원사업의 타깃은 투자자였는데, 사업에 참여한 창업팀이 100억 원에 육박하는 투자유치 성과를 이뤘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투자는 최소 3~4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터뷰를 통해 투자자와 연결된 창업팀의 투자 소식은 앞으로 더 잦을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유치 실적과 매출 등 정량적인 성과도 의미 있지만, 인터뷰에 참여한 창업팀의 정성적인 평가는 더욱 고무적이다. 인터뷰를 통해 투자자에게 서비스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고, 투자자 노출과 미팅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최종적으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할 수도 있지만, 투자자와의 연결고리가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물론 투자자에게 노출된다고 해서 사업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PMF를 찾아가는 창업팀이 투자자와 연결되어 안정적인 개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고객 확보 가능성은 분명 높아질 것이다. 투자를 받은 창업팀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 성공 가능성은 더 커지는 것이 분명하다.

내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창업지원 사업과 연구개발 사업이 예고되어 있다. 모태펀드 출자금이 늘고 펀드 결성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팀은 지원금과 투자자가 필요하고, 투자자는 투자할 만한 창업팀이 필요하다. 이 수요와 공급을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텐데, 그중 홍보·마케팅도 매칭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면 좋겠다.

이런 점에서 행사와 기관 성과 홍보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창업지원기관의 홍보·마케팅 지원사업도 창업팀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기를 제안한다. 올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의 판교경기문화창조허브 마케팅 지원사업이 그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하지 않았는가? 우리가 지원한 창업팀의 성과가 늘어날수록, 그 성과는 곧 창업지원기관의 성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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