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키운 우주 통신 스타트업, 알리리아 1억 달러 유치…기업가치 13억 달러


스페이스X 스타링크가 수천 기의 위성으로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마존 레오(Amazon Leo)와 텔레샛(Telesat)이 맹추격하는 가운데, 우주 통신 업계는 조용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위성은 늘어나는데, 서로 다른 회사·서로 다른 궤도에서 운용되는 위성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엮어줄 ‘두뇌’가 없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주파수와 통신 방식이 뒤섞인 수천 기의 위성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건 기존 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aalyria logo - 와우테일

알리리아(Aalyria)가 이 틈새를 겨냥한다. 구글·알파벳(Alphabet)에서 10년 넘게 연구한 네트워크 오케스트레이션 기술과 레이저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지상·해상·공중·우주를 가로지르는 복잡한 통신 환경을 하나의 지능형 네트워크로 묶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출발점은 구글의 실패한 프로젝트였다. 구글이 고고도 기구로 인터넷을 쏘아 보내려 했던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을 2021년 접으면서, 그 안에 쌓인 기술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크리스 테일러(Chris Taylor) CEO와 브라이언 배릿(Brian Barritt) CTO가 이끄는 창업팀이 스페이스타임(Spacetime) 네트워크 오케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와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가 개발한 레이저 통신 기술을 인수해 알리리아를 세웠다.

테일러 CEO는 미 해병대에서 14년간 특수작전을 수행한 뒤 방산·정보 분야 기업들을 연달아 이끈 연쇄 창업가다. 현재는 조지워싱턴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국가 안보 관련 강의도 병행하고 있다. 배릿 CTO는 구글 알파벳 재직 시절 스페이스타임 플랫폼을 직접 설계한 장본인으로, 이후 메타(Meta)에서 탈중앙화 무선 통신 프로젝트를 이끌기도 했다.

이번에 알리리아가 시리즈B 투자 1억 달러 유치를 발표했다. 기업가치는 13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배터리 벤처스(Battery Ventures)와 J2 벤처스(J2 Ventures)가 라운드를 공동 주도했고, 다인(DYNE) 등이 함께했다. 구글도 기존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알리리아의 핵심 제품은 스페이스타임과 타이트빔(Tightbeam) 두 가지다. 스페이스타임은 위성·항공기·선박·지상국 등 끊임없이 움직이는 통신 자산을 실시간으로 조율하는 플랫폼이다. 기상 악화나 지형 장애로 특정 링크가 끊기면 수백만 개의 경로를 즉각 분석해 최적 대안을 찾아낸다. 쉽게 말해, 우주 인터넷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타이트빔은 좁고 강한 레이저 빔으로 대기권을 뚫어 초고속 데이터를 주고받는 광통신 단말기다. 두 제품은 따로도 쓸 수 있지만, 함께 쓸 때 서로 다른 궤도와 도메인에 걸쳐 통신망을 이어주는 진가를 발휘한다.

CNBC는 이번 투자가 미국 정부의 방산·안보 위성 지출 확대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링크가 각국 정부와 소비자를 빠르게 흡수하자, 미국과 유럽은 특정 공급자 의존을 줄일 대안을 절실히 찾고 있다. 배터리 벤처스의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 제너럴 파트너는 “스타링크는 좋지만 대안도 필요하다. 저궤도·중궤도에 다양한 위성 플랫폼이 생겨날수록 그 트래픽을 연결하는 문제가 부각되는데, 알리리아가 바로 그 연결고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알리리아의 기술 채택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텔레샛은 차세대 LEO 위성망 ‘텔레샛 라이트스피드(Telesat Lightspeed)’에 스페이스타임을 붙이기로 했고, NASA·에어버스(Airbus)·유럽우주국(ESA)도 파트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방산 쪽에서도 성과가 쌓였다. 2026년 1월 미 공군연구소(AFRL)가 스페이스 데이터 네트워크 실험(SDNX) 프로그램 후보로 스페이스타임을 선정했고, 멀티궤도 방산 통신 전문업체 올스페이스(ALL.SPACE)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지난해 말 성사됐다.

경쟁 구도는 독특하다. 우주 광통신 단말기 분야에서는 독일 뮌헨 기반의 미나릭(Mynaric)이 유사한 레이저 통신 단말기를 개발하며 겹치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네트워크 오케스트레이션에서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리바다 스페이스 네트웍스(Rivada Space Networks)는 오히려 자사 600기 LEO 콘스텔레이션에 알리리아의 스페이스타임을 채택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직접 맞서기보다 우주 통신 생태계의 공통 인프라 역할을 하는 쪽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는 뜻이다.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에 본사를 두고 워싱턴D.C.·피츠버그·런던에 사무소를 운영 중인 알리리아의 현재 임직원은 약 90명. 이번 투자금으로 1년 안에 인원을 30% 이상 늘리고, 제품 개발과 고객 지원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테일러 CEO는 “철도, 통신, 인터넷 등 모든 거대한 인프라 전환에는 복잡성을 조율하는 컨트롤 플레인이 있었다. 우주도 다르지 않다”며 “수천 개의 위성과 항공기, 선박, 지상국을 하나의 지능형 네트워크로 묶는 보편적인 컨트롤 플레인, 그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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