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중독처럼 만들 수 있을까…AI 학습 플랫폼 기즈모, 2,200만 달러 투자 유치


소셜미디어는 왜 그렇게 끊기 어려운가. 진도가 쌓이고, 새로운 게 계속 나오고, 친구들이 뭘 하는지 보이고, 뭔가를 해내면 즉각 보상이 온다. 이 메커니즘을 공부에 그대로 이식할 수 있다면? 런던 기반의 AI 학습 플랫폼 기즈모(Gizmo)가 그 질문에서 출발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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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즈모는 사용자가 노트, PDF, 웹 링크를 업로드하면 AI가 이를 인터랙티브 플래시카드, 적응형 퀴즈, 게임형 학습 콘텐츠로 자동 변환해주는 플랫폼이다. 여기에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거나 순위를 겨루는 소셜 기능을 더해, 공부를 게임처럼 만든다. 듀오링고(Duolingo)가 언어 학습에서 스트리크와 리더보드로 사용자를 붙잡은 것처럼, 기즈모는 모든 과목에 그 공식을 적용한다.

기즈모를 창업한 페트로스 크리스토도울루(Petros Christodoulou) CEO는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아마존에서 머신러닝 연구원으로 일했다. 공동창업자인 로빈 잭(Robin Jack) CTO와 폴 에반젤루(Paul Evangelou) CPO도 케임브리지 동창으로, 구글·유튜브 경력을 가진 AI와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다. 셋은 2021년 기즈모를 공동 창업했다.

이 회사가 시리즈A에서 2,2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샤인 캐피탈(Shine Capital)이 라운드를 이끌었고, 에이다 벤처스(Ada Ventures), 시크 인베스트먼트(Seek Investments), GSV, NFX가 참여했다. NFX는 2023년 시드 라운드 350만 달러를 리드한 데 이어 이번에도 후속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기즈모의 누적 투자금은 약 2,550만 달러에 달한다.

게임이 아니라, 게임의 심리를 빌린 것

기즈모의 핵심 설계 원리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폰에 중독된 건 폰 자체가 아니라, 진도가 쌓이고 보상이 오고 친구들과 연결되는 느낌 때문이라는 것. 크리스토도울루 CEO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스크린 타임을 줄이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스크린 타임을 만들려고 한다. 기즈모는 그 에너지를 미래를 위한 것으로 전환시킨다.”

플랫폼의 학습 방식은 인지과학에 근거한다. 능동적 회상(active recall)과 간격 반복(spaced repetition)을 적용해 기억 정착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퀴즈를 맞히면 계속 풀 수 있고, 틀리면 기회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긴장감을 유지한다. 매일 공부를 이어가면 연속 달성 기록이 쌓이고, 이게 깨지지 않도록 다시 접속하게 만드는 구조다. 실제로 365일 이상 연속 달성을 유지한 사용자도 상당수다. 플랫폼 내 학생들이 직접 만든 학습 자료가 쌓이면서 네트워크 효과도 작동한다. 같은 과목을 듣는 학생들이 기즈모를 쓰기 시작하면, 그 콘텐츠가 다른 학생들에게도 유용해지고,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당기는 구조다.

현재 기즈모는 120개국 이상에서 1,300만 명 이상의 학습자가 사용한다. 영국에서 GCSE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부터 미국 대학생, 필리핀에서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직장인까지 다양하다. 이번 투자금은 엔지니어링·AI 팀 확충과 미국 대학 시장 공략, 글로벌 제품 고도화에 쓰인다.

기즈모가 싸워야 할 상대들

AI 기반 학습 플랫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다. 가장 먼저 비교되는 것은 듀오링고(Duolingo)다. 언어 학습에 특화된 듀오링고는 2025년 기준 일간 활성 사용자 4,700만 명, 연매출 10억 달러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제는 수학, 음악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종합 학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퀴즐렛(Quizlet)은 플래시카드·퀴즈 시장에서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다. 수억 명의 누적 사용자를 보유하고, AI 기반 학습 기능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칸 아카데미(Khan Academy)는 무료 교육 콘텐츠와 AI 튜터 ‘칸미고(Khanmigo)’로 다른 방향에서 학습자를 공략한다.

기즈모는 이 중에서 ‘소셜 게임화’와 ‘AI 콘텐츠 자동 생성’의 교차점을 파고든다. 기존 플랫폼들이 교육 콘텐츠를 선 구축해 제공하는 방식이라면, 기즈모는 학습자가 직접 가져온 자료를 AI가 즉시 학습 경험으로 변환한다. 네트워크 효과와 소셜 기능에 방점을 둔 이 전략이 Z세대 학습자 사이에서 얼마나 확산될지가 기즈모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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