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AI, 시리즈A 1억 달러 유치… “무인 전쟁의 AI 두뇌” 방산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이 전황을 바꾸는 장면이 매일 중계되고, 미군은 수천 대의 자율 무인기를 동시에 운용하는 시나리오를 수년째 연구하고 있다. 문제는 사람이다. 드론 한 대에 조종사 한 명이 붙는 방식은 적의 저가 무인기 물량 앞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누군가 이 방정식을 바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Scout AI series a funding - 와우테일

실리콘밸리의 방산 AI 스타트업 스카우트 AI(Scout AI)가 그 역할을 자임하며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스카우트 AI는 29일(현지시간) 얼라인 벤처스(Align Ventures)와 드레이퍼 어소시에이츠(Draper Associates) 공동 주도로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A를 초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디사이시브 포인트(Decisive Point), 부즈 앨런 벤처스(Booz Allen Ventures), BVVC, 니먼 벤처스(Neman Ventures), 에볼루션 VC 파트너스(Evolution VC Partners), 헤라클리투스 캐피털(Heraclitus Capital Management), 시그마스 그룹(Sigmas Group), 디스럽티브 파운더스 펀드(Disruptive Founders Fund), 본 캐피털(Vaughn Capital Partners) 등이 참여했다. 회사 측은 이번 라운드를 미국 방산 스타트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리즈A라고 밝혔다.

스카우트 AI는 2024년 8월 콜비 애드콕(Colby Adcock) CEO와 콜린 오티스(Collin Otis) CTO가 공동 창업했다.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두 창업자의 조합이 흥미롭다. 애드콕은 토마스 H. 리 파트너스(Thomas H. Lee Partners) 출신의 투자 전문가이자,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피규어 AI(Figure AI)의 이사회 멤버다. 그의 형 브렛 애드콕(Brett Adcock)이 바로 피규어 AI의 CEO로, 애드콕은 형의 회사를 통해 피지컬 AI 기술의 가능성을 직접 목격하며 창업을 결심했다. 오티스는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코디악(Kodiak Robotics)에서 자율성 및 AI 담당 이사를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코디악에서 쌓은 기술이 전쟁터처럼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선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애드콕과 함께 방산 AI에 뛰어들었다.

회사의 핵심 제품은 ‘퓨리(Fury)’다. 군사 작전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로, 지휘관의 의도를 항공·지상·해양·우주를 망라하는 대규모 혼성 무인 함대의 실제 행동으로 변환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방식이 조종사 한 명이 드론 한 대를 조종하는 1:1 구조라면, 퓨리는 지휘통제(C2) 시스템을 통해 수백 대의 무인 자산을 소수의 인원이 운용할 수 있도록 오케스트레이션하는 계층 구조를 지향한다. 오티스는 이 접근법을 병사 훈련에 비유한다. “광범위하게 학습된 베이스 모델에서 출발해 그 위에 군사 특화 지능을 쌓아 올리면 된다”는 설명이다.

기술적으로 스카우트 AI는 구글 딥마인드가 2023년 처음 선보인 VLA(Vision Language Action, 비전-언어-행동)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다. VLA는 LLM의 언어 이해 능력과 시각 인식, 물리적 행동 실행을 통합한 로봇 제어 기술로,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나 피규어 AI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의 기반이 되는 접근법이기도 하다. 스카우트 AI는 이 기술을 민간 로봇이 아닌 군사 무인 시스템에 특화해 적용하고 있다.

실전 테스트도 이미 진행 중이다. 스카우트 AI는 미 육군 1기병사단이 포트 후드(Fort Hood)에서 진행하는 훈련 사이클에 참여하는 자율주행 기업 20곳 중 하나다. 캘리포니아 군부대의 험준한 구릉지에서 자율 사륜구동 차량(ATV)으로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전직 군인 출신 운영팀이 8시간 교대로 차량을 주행하며 데이터를 축적한다. 강화학습 시스템이 인간이 개입해야 했던 구간을 기록해 모델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1기병사단은 2027년 다음 해외 파병 시 성능이 검증된 제품을 가져갈 계획이다.

창업 18개월 만의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방위고등연구기획청(DARPA), 육군 응용기술연구소(Army Applications Laboratory) 등 미 국방부 기관들과 총 1,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자율 차량 오케스트레이터 ‘옥스(Ox)’를 출시했다. AI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완전 자율 타격 임무 시연도 공개했다. 현재 팀은 AI, 로보틱스, 국가안보 분야 전문가 3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카우트 AI가 내세우는 또 다른 경쟁 우위는 군과의 협력에 거리낌이 없다는 점이다. 오티스는 “대부분의 AI 기업들이 군과 일하기를 꺼린다”고 지적하며, 앤트로픽(Anthropic)이 자율무기 조항을 두고 국방부와 정면충돌한 사례를 직접 언급했다. 최근 구글(Google)이 자율 드론 군집 제어 시스템 개발을 위한 펜타곤 공모에서 중도 탈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카우트 AI는 이 공백을 정조준한다.

물론 자율무기는 논쟁적이다. 스카우트 AI 운영팀을 이끄는 전직 미 육군 대위 제이 애덤스(Jay Adams)는 히트-시킹 미사일이나 지뢰처럼 자율 타격 개념 자체는 수십 년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관건은 제어 방식이다. 탄약 드론을 특정 지역 내 위협에만 반응하거나 인간의 최종 확인 이후에만 공격하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투자금의 상당 부분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훈련과 컴퓨팅 비용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는 “잘 알려진 하이퍼스케일러”들과 사전 훈련된 인텔리전스 공급 계약을 맺고 기존 LLM을 베이스로 활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체 모델 개발이 목표다. 오티스는 실세계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퓨리가 기존 AGI 연구보다 빠른 경로를 열 수도 있다고 본다. “인터넷만 읽어서는 한계가 있고, 진짜 지능은 세계와의 상호작용에서 나온다”는 것이다.방산 AI 경쟁에서 스카우트 AI와 유사한 영역을 노리는 기업으로는 안두릴(Anduril), 쉴드 AI(Shield AI), 카오스 인더스트리스(CHAOS Industries) 등이 있다. 다만 스카우트 AI는 자신을 무기 제조사나 방산 통합업체가 아닌, 순수 AI 소프트웨어 레이어 전문 ‘방산 AI 프론티어 랩’으로 규정한다. 25억 달러를 조달해 기업가치 305억 달러를 기록한 안두릴, 올해 20억 달러 시리즈G를 마감한 쉴드 AI 등 하드웨어·플랫폼 중심 선발 주자들과의 차별화 전략이다. 방산 스타트업 전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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