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엔스케일, 20억 달러 유치…셰릴 샌드버그·닉 클레그 이사회 합류


영국 AI 인프라 스타트업 엔스케일(Nscale)이 시리즈 C 라운드에서 20억 달러를 투자받았다고 9일 발표했다. 유럽 역대 최대 규모 시리즈 C다. 이번 라운드로 기업가치는 146억 달러로 평가됐으며, 전 메타(Meta)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 전 영국 부총리 닉 클레그(Nick Clegg)를 포함한 거물급 인사 3명이 이사회에 합류했다.

Nscale logo - 와우테일

AI 인프라 확보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기업들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학습·추론시킬 GPU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된 상황에서,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같은 기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모든 수요를 소화하지 못하는 틈새를 네오클라우드(neocloud) 기업들이 파고들고 있다. 엔스케일이 바로 그 선두에 서 있다.

엔스케일은 2024년 호주 출신 조쉬 페인(Josh Payne)이 창업했다. 광산 현장에서 일하다 기업가의 꿈을 키운 그는 건설 노동자 구인·구직 플랫폼을 시작으로 재생에너지 투자와 암호화폐 채굴 인프라 사업을 거쳐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재생에너지와 대규모 컴퓨팅 설비의 접점을 일찌감치 포착한 것이 지금의 엔스케일을 만든 밑거름이다. 그는 노르웨이 산업 대기업 아커 ASA(Aker ASA)의 CEO 외이빈 에릭센(Øyvind Eriksen)에게 링크드인으로 콜드 메시지를 보내 파트너십을 성사시키며 회사의 도약을 이끌었다.

엔스케일은 GPU 컴퓨팅부터 네트워킹, 데이터 서비스, 오케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까지 AI 인프라 전 영역을 수직 통합한 ‘버티컬 인티그레이션(vertical integration)’ 전략을 내세운다. 노르웨이·영국·아이슬란드·미국 텍사스 등 전략적 거점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특히 북유럽의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비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창업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엔스케일의 성장세는 눈이 부실 정도다. 2023년 12월 3,000만 달러 시드 투자로 출발해, 2024년 말 1억 5,500만 달러 시리즈 A, 2025년 9월에는 유럽 역대 최대 시리즈 B 11억 달러를 유치했다. 직후인 10월에는 4억 3,300만 달러 규모의 프리(pre) 시리즈 C SAFE까지 마쳤다. 이번 시리즈 C 20억 달러를 더하면 누적 투자 유치액은 37억 달러가 넘는다.

이번 라운드는 아커 ASA와 뉴욕 기반 투자사 8090 인더스트리즈(8090 Industries)가 공동으로 주도했다. 아스트라 캐피탈 매니지먼트(Astra Capital Management), 시타델(Citadel), 델(Dell),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 레노버(Lenovo), 린든 어드바이저스(Linden Advisors), 노키아(Nokia), 엔비디아(NVIDIA), 포인트72(Point72)가 참여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JP모건(J.P. Morgan)이 공동 배치 대리인(placement agent)을 맡아 이번 자금 조달을 도왔다.

이번 투자와 함께 이사회도 대폭 강화됐다. 전 메타 COO 셰릴 샌드버그는 현재 샌드버그 베른탈 벤처 파트너스(Sandberg Bernthal Venture Partners)를 공동 운영하며 소비자·엔터프라이즈·기후·헬스케어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전 야후(Yahoo) 사장을 지낸 수전 데커(Susan Decker)는 현재 대학교용 커뮤니티 플랫폼 래프터(Raftr) CEO로 활동 중이며, 코스트코(Costco),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등 여러 기업의 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전 영국 부총리이자 전 메타 글로벌 정책 총괄 닉 클레그는 현재 히로 캐피탈(Hiro Capital) 제너럴 파트너로 공간 컴퓨팅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AI 거버넌스와 규제 정책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그의 영입은 엔스케일의 정책 대응력을 크게 높이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엔스케일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스타게이트 노르웨이(Stargate Norway)’다. 아커 ASA, 오픈AI(OpenAI)와 손잡고 유럽 최초 하이퍼스케일 AI 인프라를 노르웨이에 구축하는 사업으로, 2026년 말까지 엔비디아 GPU 10만 개를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영국에서는 런던 인근 러프턴(Loughton)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함께 영국 최대 AI 슈퍼컴퓨터를 짓는 ‘스타게이트 UK’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번 발표에 맞춰 아커와의 합작사를 엔스케일 본체로 완전히 흡수하기로 합의해, 노르웨이 사업 거버넌스를 단일화했다.

네오클라우드 시장의 경쟁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의 선두주자 코어위브(CoreWeave)는 2025년 나스닥에 상장한 뒤 엔비디아로부터 20억 달러 추가 투자를 받으며 기세를 올리고 있고, AI 클라우드 람다(Lambda)는 15억 달러 투자로 100만 개 이상의 GPU와 3기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확보에 나섰다. 페일블루닷 AI(PaleBlueDot AI) 역시 1억 5,000만 달러 시리즈 B를 유치하며 미국·아시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엔스케일은 이들 미국 경쟁사와 달리 유럽의 저렴한 재생에너지와 각국 정부의 AI 주권 강화 수요를 발판 삼아 차별화된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도 AI 컴퓨팅 인프라를 자국 내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엔스케일이 공략할 시장은 더욱 넓어지는 모양새다.

페인 CEO는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며 “향후 5년 안에 AI는 모든 산업, 모든 제품, 모든 직업에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스케일은 이 인프라 구축의 선봉에 서있다. 우리는 시장이 올라서는 토대, 초지능의 엔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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