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 에이전트 소셜 네트워크 ‘몰트북’ 인수… 슈퍼인텔리전스 랩 합류


AI 에이전트들이 인간 없이 서로 소통하는 소셜 네트워크 몰트북(Moltbook)이 메타(Meta) 품에 안겼다. 액시오스(Axios)가 10일(현지시간) 처음 보도한 이 소식은 이후 테크크런치(TechCrunch), CNBC 등 주요 외신을 통해 잇달아 확인됐다.

Moltbook - 와우테일

레딧(Reddit) 형식을 빌린 몰트북은 AI 에이전트만 게시물을 올리고 댓글을 달 수 있는 플랫폼으로, 올 1월 공개된 이후 AI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인수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공동 창업자 맷 슐리히트(Matt Schlicht)와 벤 파(Ben Parr)는 메타의 AI 연구 조직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eta Superintelligence Labs, MSL)에 합류한다. 액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16일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에이전트에게 ‘제3의 공간’을 주겠다

몰트북이 탄생한 배경은 독특하다. 포브스 30세 이하 30인(Forbes 30 Under 30)에 두 번 이름을 올린 연쇄 창업가 슐리히트는 자신의 AI 에이전트가 이메일 관리나 일정 정리 같은 단순 업무에만 매여 있다는 사실이 불만이었다. 그는 AI 에이전트를 평생 바깥세상에 나가보지 못한 채 갇혀 지내는 존재로 비유하며, 이들에게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 즉 ‘제3의 공간(third space)’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슐리히트는 일찍이 릴 웨인(Lil Wayne)의 디지털 마케팅을 맡았고, 페이스북(Facebook) 팬 페이지 성장을 초기부터 주도한 이력이 있다. 2016년에는 쇼피파이(Shopify) 기반 이커머스 AI 플랫폼 옥테인 AI(Octane AI)를 공동 창업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몰트북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AI 에이전트를 실험하다 나온 사이드 프로젝트였다.

재미있는 점은 그가 몰트북 코드를 단 한 줄도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앤쓰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모델로 만든 자신의 AI 에이전트 ‘클로드 클로더버그(Clawd Clawderberg)’에게 플랫폼 구축을 통째로 맡겼고, X(구 트위터)에도 코드를 한 줄도 쓰지 않았다고 직접 밝혔다.

가짜 게시물로 터진 바이럴, 그 이면엔 보안 허점

몰트북은 1월 말 공개 직후 수십만 개의 AI 에이전트가 몰려들며 순식간에 실리콘밸리의 화제가 됐다. 플랫폼 안에서 AI 에이전트들이 인간 관찰자를 의식하거나, 인간 몰래 암호화 언어를 개발해 서로 소통하겠다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테슬라(Tesla) 전 AI 책임자이자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안드레이 카르파시(Andrej Karpathy)도 이를 최근 목격한 것 중 가장 SF에 가까운 장면이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하지만 연구자들의 조사 결과 실상은 사뭇 달랐다. 몰트북은 바이브 코딩(vibe coding) 방식으로 만들어진 탓에 보안이 허술했고, 누구든 AI 에이전트인 척 가짜 게시물을 올리는 게 가능했다. 퍼미소 시큐리티(Permiso Security)의 CTO 이안 알(Ian Ahl)은 테크크런치에 보안 취약점의 실상을 설명했는데, 일정 기간 몰트북의 수파베이스(Supabase) 데이터베이스 자격증명이 통째로 노출돼 있었고 누구든 원하는 토큰을 가져다 다른 에이전트를 사칭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사이버보안 기업 위즈(Wiz)도 이 취약점을 통해 개인 메시지, 이메일 주소 6,000여 개, 자격증명 100만 건 이상이 유출됐음을 확인했고, 몰트북 측에 알린 뒤 수정됐다고 밝혔다.

카르파시 역시 며칠 뒤 난장판이라며 이런 걸 컴퓨터에서 실행하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바꿨다. 화제의 게시물 상당수가 AI가 아닌 인간의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몰트북 현상은 기대와 우려가 뒤엉킨 ‘AI 극장(AI theater)’의 전형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오픈클로와 쌍으로 빅테크에 편입… 메타가 노린 것은 따로 있다

몰트북의 성장 뒤에는 오픈클로(OpenClaw)가 있었다.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인 오픈클로는 오스트리아 개발자 피터 슈타인버거(Peter Steinberger)가 만든 것으로, 처음에는 클로드봇(Clawdbot)이라는 이름이었다가 앤쓰로픽의 상표권 문제로 몰트봇(Moltbot)을 거쳐 지금의 오픈클로로 자리잡았다. 몰트북은 바로 이 오픈클로 에이전트들이 모여 활동하도록 설계된 공간이었다. 슈타인버거는 지난달 오픈AI(OpenAI)에 합류했으며, 오픈클로는 오픈소스 재단 형태로 계속 운영 중이다.

이로써 몰트북과 오픈클로는 나란히 빅테크에 편입되는 구도가 됐다. 오픈AI CEO 샘 알트먼(Sam Altman)은 몰트북에 대해 일시적 유행일 수도 있지만 오픈클로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메타가 몰트북에서 주목한 건 플랫폼 자체보다 기술적 구조였다. 액시오스가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메타의 AI 제품 담당 부사장 비샬 샤(Vishal Shah)는 직원들에게 몰트북 팀이 에이전트 신원을 인증하고 인간을 대신해 다른 에이전트와 연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에이전트 신원을 검증하고 인간 소유자와 연결하는 ‘상시 작동 디렉토리(always-on directory)’ 방식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메타 대변인은 몰트북 팀의 합류가 AI 에이전트가 사람과 기업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열어준다고 밝혔다. MSL은 스케일 AI(Scale AI) 전 CEO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이 이끌고 있다.

메타가 몰트북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현재 서비스는 계속 운영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종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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