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CEO가 만든 산업용 AI 로봇 ‘마인드 로보틱스’, 5억 달러 투자유치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Rivian)에서 분사한 산업용 AI 로봇 스타트업 마인드 로보틱스(Mind Robotics)가 5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엑셀(Accel)과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a16z)가 공동 주도했으며 기업가치는 약 20억 달러로 평가됐다. 투자 마감은 이달 말이다.

mind robotics logo - 와우테일

마인드 로보틱스는 지난해 11월 리비안 창업자 겸 CEO인 RJ 스카린지(RJ Scaringe)가 설립했다. 스카린지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리비안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설립 직후인 2025년 말 이클립스 캐피탈(Eclipse Capital) 주도로 1억1500만 달러 시드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이번 시리즈A까지, 창업 몇 달 만에 총 6억1500만 달러를 확보했다.

오늘날 공장에서 쓰이는 로봇 대부분은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같은 위치에서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용접 로봇이나 도장 로봇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실제 제조 현장의 상당 부분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부품 방향이 매번 달라지고, 예상 밖 상황이 수시로 생기며,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순간도 끊임없이 발생한다. 기존 자동화 솔루션이 채우지 못한 공백이다.

마인드 로보틱스가 겨냥하는 곳이 바로 여기다. 회사는 사람 수준의 손재주와 판단력을 갖춘 로봇을 만들기 위해 AI 모델, 전용 하드웨어, 현장 배포 인프라를 아우르는 풀스택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마인드 로보틱스가 요즘 투자 열풍의 주인공인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카린지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공중제비가 제조업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테슬라 옵티머스나 피규어 AI처럼 사람 형태를 닮은 로봇 대신, 실제 공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형태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AI를 통해 기존 산업용 로봇이 소화하지 못했던 섬세한 작업과 상황 판단까지 처리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스카린지는 “AI가 물리 세계로 진입하면서 가장 큰 규모의 응용 분야는 산업 부문”이라며 “선진 로봇 기술은 글로벌 경쟁력뿐 아니라 심각한 산업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연말까지 리비안 공장에 대규모 로봇을 배치하는 게 당면 목표다.

마인드 로보틱스가 경쟁사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리비안과의 협력 구조다. 리비안의 전기차 생산 공장은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이터 공급원이자, 개발된 로봇을 실제 양산 환경에서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동시에 한다. 스카린지는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리비안이 개발 중인 로봇 전용 프로세서를 마인드 로보틱스에 공급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로봇 프로세서라면 여기에도 잘 맞을 수 있다”는 발언이다.

스카린지는 수직 통합형 하드웨어 기업을 처음부터 직접 키운 보기 드문 창업자다. MIT에서 기계공학 석·박사를 마친 뒤 2009년 리비안을 창업했고, 차체 아키텍처부터 전자 시스템, 배터리,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제조 공정, 공급망까지 전 영역을 직접 설계했다. a16z 제너럴 파트너 사라 왕(Sarah Wang)은 “RJ는 수직 통합형 하드웨어 기업을 온전히 구축하고 확장한 극소수의 창업자 중 한 명”이라며 “그런 시스템 리더십이야말로 세대를 아우르는 로보틱스 기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역량”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이사회에 합류하는 엑셀 파트너 사미어 간디(Sameer Gandhi)도 “EV 산업에서 가장 야심 찬 제조 라인 중 하나를 구축한 팀”이라고 평가했다.

물리 세계에서 AI 로봇을 둘러싼 투자 경쟁이 뜨겁다. 다만 마인드 로보틱스의 경쟁 구도는 요즘 뜨거운 휴머노이드 로봇과 결이 다르다. 앱트로닉(Apptronik)이나 피규어 AI(Figure AI) 같은 회사들은 사람 형태의 로봇을 만들어 공장과 물류 현장에 투입하는 접근을 택하고 있다. 반면 마인드 로보틱스는 스카린지가 직접 말했듯 “공중제비는 제조업에서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는 철학 아래, 기존 산업용 로봇 형태에 AI를 얹는 방식을 고수한다.

AI 파운데이션 모델 측면에서는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와 스킬드 AI(Skild AI) 같은 회사들이 하드웨어 없이 다양한 로봇에 탑재할 수 있는 범용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물류·창고 특화지만 물리 AI 개발로 영역을 넓히는 덱스테리티(Dexterity)도 같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마인드 로보틱스는 이와 달리 모델·하드웨어·배포 인프라를 모두 직접 만드는 풀스택 전략을 택했다.

리비안이라는 실제 제조 파트너를 창업 단계부터 품고 있어 모델 훈련에 필요한 실제 공장 데이터를 꾸준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다른 스타트업이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구조다.리비안 입장에서도 이 협력은 중요하다. 2026년 말 흑자 전환을 목표로 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마인드 로보틱스의 AI 로봇이 생산 라인에 투입되면 제조 비용 절감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폭스바겐(Volkswagen)의 20억 달러 투자와 신차 R2 출시를 앞둔 시점에서 이 시너지는 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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