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AI 로봇 스타트업 ‘로보포스’, 5200만 달러 투자 유치


태양광 발전소와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40도를 넘나드는 炎天 아래, 수백만 장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일은 사람이 버텨내기 힘든 노동이다. 그 자리를 AI 로봇이 대신하려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roboforce funding - 와우테일

산업용 피지컬 AI(Physical AI) 로봇 스타트업 로보포스(RoboForce)가 52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를 마감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누적 조달액은 67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번 라운드는 100억 달러 규모의 펀드 YZi 랩스(YZi Labs)가 주도했으며, 야후(Yahoo!) 공동창업자 출신 제리 양(Jerry Yang)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로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마이런 숄즈(Myron Scholes), 치밍 벤처스(Qiming Ventures) 창업 파트너 게리 리쉘(Gary Rieschel), 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 등이 재투자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반복적이고 육체적으로 고된 데다 안전 위협까지 따르는 작업들을 갈수록 사람이 기피하고 있다. 이는 프로젝트 일정을 늦추고 운영 비용을 높이는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약 53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가 인력 부족과 장비 수급난으로 지연됐다는 통계가 그 현실을 보여준다.

로보포스는 2023년 6월 캘리포니아 밀피타스(Milpitas)에서 창업했다. 창업팀은 카네기멜론대, 미시간대, 아마존 로보틱스, 구글, 웨이모(Waymo), 크루즈(Cruise), 테슬라 로보틱스, ABB, 애플 출신의 로봇공학 및 AI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창업자이자 CEO인 리오 마(Leo Ma)는 이 문제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목격해온 인물이다. 그는 수백 개의 공장과 반도체 제조 현장, 지하 시추 현장을 돌아다니며 사람이 단순 반복적이고 위험한 일을 하는 장면과 마주칠 때마다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은 더 이상 사람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앞서 바이두 USA(Baidu USA)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이후 자율주행 스타트업 싱젠(CYNGN)을 공동창업해 나스닥에 상장시킨 이력을 갖고 있다. 현재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대형 언어 모델 시스템 강좌를 직접 강의하기도 한다.

로보포스의 핵심 제품은 플래그십 로봇 ‘타이탄(Titan)’이다. 타이탄은 까다로운 산업 환경에서 실제 현장 투입을 위해 설계된 AI 로봇으로, 잡기(Pick), 놓기(Place), 누르기(Press), 비틀기(Twist), 연결하기(Connect) 등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5가지 핵심 동작을 구현한다. 1밀리미터 정밀도의 세밀한 조작이 가능하며, 페이로드 40킬로그램, 팔 도달 범위 1100밀리미터, 8시간 연속 운행이 가능하다. 인간 작업자 대비 3배의 효율로 작업을 수행하면서도 인건비는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기술적 토대는 엔비디아(NVIDIA)와의 긴밀한 협력 위에 있다. 로보포스는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로보틱스 스택을 구축하고 있다. 엣지 연산에는 엔비디아 젯슨 토르(NVIDIA Jetson Thor)를, 시뮬레이션에는 아이작 심(Isaac Sim)·아이작 랩(Isaac Lab)을, 합성 데이터 생성에는 코스모스(Cosmos)를, 클라우드-엣지 오케스트레이션에는 OSMO를 활용해 지속적인 데이터 피드백 루프를 만들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자사 GTC 키노트에서 타이탄 로봇을 직접 언급하며 “AI가 세계의 공장을 지능적으로 생각하는 기계로 바꾸고 있다”고 평한 바 있다.

로보포스의 경쟁력 핵심은 ‘피지컬 AI 데이터 플라이휠’이다. 현장에 투입된 로봇 한 대 한 대가 실제 운영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 데이터가 파운데이션 모델로 흘러 들어가 다음 세대 로봇을 더 스마트하게 만드는 구조다. 마 CEO는 “쓰면 쓸수록 더 똑똑해지는 것이 피지컬 AI의 본질”이라며 “이 플라이휠을 돌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YZi 랩스는 그 인내심을 갖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현재 LOI(투자의향서) 기반으로 1만 1000대 이상의 로봇 주문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투자를 이끈 YZi 랩스는 2025년 초 바이낸스 랩스(Binance Labs)에서 리브랜딩한 투자사로, 바이낸스 공동창업자 창펑 자오(Changpeng “CZ” Zhao)와 이 허(Yi He)의 패밀리 오피스 형태로 운영되며 1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한다. 이번 로보포스 투자는 YZi 랩스가 웹3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AI·로보틱스 분야로 투자 범위를 확장하는 행보의 일환으로 읽힌다.

로보틱스 시장은 레이어별로 경쟁 구도가 다르다.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스킬드 AI(Skild AI)·로다 AI(Rhoda AI)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 회사들은 소프트웨어만 개발하는 플레이어로, 로보포스의 직접 경쟁사가 아니다. 오히려 로보포스가 이들의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협력 관계에 가깝다.

로보포스의 직접 경쟁은 AI 소프트웨어와 로봇 하드웨어를 함께 개발해 산업 현장에 배포하는 풀스택 회사들이다. 리비안(Rivian) CEO RJ 스카린지(RJ Scaringe)가 2025년 설립한 마인드 로보틱스(Mind Robotics)가 대표적이다. 엑셀·앤드리슨 호로위츠 공동 주도로 5억 달러 시리즈A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0억 달러를 달성했다. 마인드 로보틱스도 휴머노이드가 아닌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형태에 AI를 접목하는 풀스택 전략을 취하지만, 리비안 자동차 공장을 주 배치 환경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로보포스의 야외 인프라(태양광·데이터센터·광업) 타깃과는 현재 시장이 일부 겹치는 정도다. 덱스테리티(Dexterity)는 창고·물류 현장에 특화한 풀스택 산업용 로봇 회사로, 로보포스와 같은 레이어에 있다.

이번 자금은 세 가지 전략 방향에 투입된다. 먼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과 AI 데이터 플라이휠 고도화, 둘째로 제조 역량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강화, 마지막으로 현재 진행 중인 파일럿 프로그램을 본격 양산 배포로 전환해 핵심 산업 부문에서 반복 매출을 창출하는 것이다. 로보포스는 태양광과 데이터센터에서 시작해 광업, 물류·항만, 제조업, 해운 분야로 로보레이버 배포를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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