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데이터 전문 ‘데칸AI’, 1년 만에 매출 10배…2500만 달러 시리즈A 유치


AI 모델 개발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기반 모델을 만드는 것보다, 그 모델을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포스트트레이닝(post-training)’ 단계가 갈수록 중요해지면서다. 코딩 능력을 끌어올리고, 에이전트가 외부 시스템과 연동되도록 학습시키고, 모델이 실제 상황에서 오판하지 않도록 평가 데이터를 쌓는 작업—이 모든 것이 포스트트레이닝의 영역이다. 프런티어 AI 랩들이 기본 모델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이 작업은 점점 외부 전문 기업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deccan AI - 와우테일

데칸AI(Deccan AI)가 이 시장을 겨냥해 등장했다. 회사는 A91 파트너스(A91 Partners) 주도로 서스퀘해나 인터내셔널 그룹(Susquehanna International Group)과 프로서스 벤처스(Prosus Ventures)가 참여한 2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전액 보통주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라운드는 데칸AI의 첫 번째 대형 투자다.

2024년 10월 설립된 데칸AI는 포스트트레이닝 전 과정을 지원한다. 프런티어 랩을 대상으로는 전문가 피드백 생성, 평가 실행, 강화학습 환경 구축을 담당하고, 기업 고객에게는 평가 스위트 ‘헬릭스(Helix)’와 운영 자동화 플랫폼도 제공한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와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가 주요 고객사며, 현재 약 10개 고객사와 함께 수십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운영 중이다.

창업자 겸 CEO 루케시 레디(Rukesh Reddy)는 IIT 봄베이(IIT Bombay)를 졸업하고 IIM 아흐마다바드(IIM Ahmedabad)에서 MBA를 마쳤다. 이후 씨티(Citi)에서 디지털 전환과 고객 경험 혁신을 이끌었고, 360ONE 웰스(360 ONE Wealth)에서 디지털 자산 비즈니스를 총괄했다. 모니터 그룹(Monitor Group, 현 Monitor Deloitte)에서 인게이지먼트 매니저로도 활동한 바 있다. 레디는 데칸AI를 처음부터 ‘GenAI 태생(born GenAI)’ 기업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한다. 컴퓨터 비전 데이터 라벨링에서 출발해 AI 서비스로 확장한 기존 어노테이션 기업들과 달리, 처음부터 고숙련 작업만 맡겠다는 전략이다.

데칸AI의 핵심 전략은 인도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다. 본사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있지만, 대규모 운영팀은 하이데라바드(Hyderabad)에 있다. 직원 약 125명 외에 100만 명 이상의 기여자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이 중 매월 5000~1만 명이 실제로 활동한다. 기여자의 약 10%는 석사·박사 학위 소지자로,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고학력자 비중은 더 높아진다. 레디는 “경쟁사 다수가 100개국 이상에서 전문가를 구한다”며 “한 국가에 집중하면 품질 관리가 훨씬 쉬워진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튜링(Turing) 머코(Mercor)도 인도에서 계약직 인력을 확보하지만, 이들은 다수의 신흥 시장으로 분산 운영한다. 데칸AI는 지리데이터·반도체 설계 등 일부 틈새 분야에서는 미국 인력도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여자 보수는 시간당 10~700달러로 폭이 넓고, 상위 기여자는 월 최대 7000달러를 받는다. AI 학습 데이터 업계가 저임금 긱 노동에 의존한다는 비판과는 다른 구조다.

AI 학습 서비스 시장은 대형 언어모델(LLM) 붐과 함께 급팽창했다. 메타(Meta)가 143억 달러를 투자해 49% 지분을 확보한 스케일AI(Scale AI)가 오랫동안 시장을 지배해왔지만, 이 투자 이후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됐다. 구글과 오픈AI(OpenAI)가 데이터 유출 우려를 이유로 스케일AI와의 거래를 줄이면서 경쟁사들에 수요가 몰렸다. 머코는 2025년 10월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달성하며 전문가 3만 명에게 매일 15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하고 있고, 튜링은 ARR 3억 달러를 넘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부트스트랩 방식으로 성장해온 서지AI(Surge AI)는 2024년 매출 14억 달러를 기록하며 스케일AI(8억7000만 달러)를 이미 앞질렀고, 2025년 7월 기업가치 150억~250억 달러에 10억 달러 규모의 첫 외부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디는 이 시장에서 ‘품질’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핵심 문제라고 짚는다. “포스트트레이닝 단계에서 오류 허용치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실수가 곧 모델 성능 저하로 직결되는 만큼, 도메인 특화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공급하는 역량이 곧 경쟁력이다. “AI 랩이 대규모 고품질 데이터를 며칠 안에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속도와 정확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데칸AI는 지난 1년간 매출이 10배 성장했고, 현재 두 자릿수 수백만 달러의 ARR을 기록 중이다. 매출의 80%가 상위 5개 고객에서 나오는 집중 구조지만, 이는 프런티어 AI 시장 자체의 특성이기도 하다. 이번 투자금은 제품 개발, 팀 확장, 시장 진출 가속화에 쓸 계획이다. 텍스트를 넘어 로보틱스·비전 시스템 등 ‘월드 모델(world model)’ 영역으로의 확장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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