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실리콘밸리 대표 테크 토크쇼 TBPN 인수…미디어 사업에 첫 진출


미디어 회사를 품에 안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픈AI(OpenAI)가 실리콘밸리 테크 업계의 ‘물 마시는 곳’으로 통하는 토크쇼 TBPN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수억 달러 초반대로 알려졌다.

TBPN Jordi Hays and John Coogan - 와우테일
<이미지 출처 : 오픈AI>

TBPN은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프로그래밍 네트워크(Technology Business Programming Network)의 약자다. 유튜브와 X(구 트위터)에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3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테크·비즈니스·AI·방산 전문 토크쇼로,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가 “실리콘밸리의 최신 집착”이라고 묘사했을 만큼 업계 내 영향력이 크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샤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샘 올트먼(Sam Altman) 등 빅테크 수장들이 직접 출연해 업계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진행자는 창업자 출신 두 명이다. 존 쿠건(John Coogan)은 식사 대체 식품 기업 소일런트(Soylent)와 니코틴 파우치 브랜드 루시(Lucy)를 공동 창업한 뒤, 피터 틸(Peter Thiel)의 벤처 펀드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에서 상주 창업가(EIR)로 활동했다. 조디 헤이스(Jordi Hays)는 유튜브 광고 네트워크 브랜디드 네이티브(Branded Native)와 핀테크 스타트업 파티 라운드(Party Round) 등을 공동 창업하고 투자 활동도 병행해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2024년 10월 TBPN을 함께 시작했는데, 창업한 지 채 1년 반도 되지 않아 올해 연 매출 3천만 달러 이상을 바라보는 미디어 사업체로 키워냈다.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이 보도한 수치다.

오픈AI는 이번 인수 후 TBPN을 독립 브랜드로 유지하며 확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TBPN은 오픈AI의 AGI 배포 총괄 피지 시모(Fidji Simo) 산하가 아닌, 최고 정치 책임자 크리스 리헤인(Chris Lehane)에게 보고하는 구조다. 리헤인은 클린턴 백악관 시절 “광범위한 우익 음모(vast right-wing conspiracy)”라는 표현을 만들어낸 미디어·정치 전략가 출신으로, 오픈AI에 합류한 이후 AI 규제 논의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시모는 TBPN이 “사람들이 이 기술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AI를 세상에 전달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아울러 오픈AI 같은 회사에는 “표준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며 TBPN의 역할을 강조했다. 편집 독립성은 유지된다. TBPN은 앞으로도 직접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출연자를 섭외하고, 편집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올트먼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TBPN을 “가장 좋아하는 테크 쇼”라고 밝히면서, 인수 후에도 TBPN이 오픈AI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그들이 우리를 더 편하게 대해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내가 가끔 멍청한 결정을 내리면서 그 상황을 만들어 줄 것 같다”고도 했다.

헤이스는 오픈AI 팀을 직접 만나보고 인수를 결심했다고 했다. “우리가 가끔 업계를 비판적으로 봐왔지만, 샘과 오픈AI 팀을 알아가면서 피드백에 열려 있는 자세와 제대로 해내겠다는 의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단순한 논평에서 벗어나 이 기술이 전 세계에서 어떻게 유통되고 이해되는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를 두고 업계의 시선이 엇갈린다. TBPN은 오픈AI와 그 경쟁사를 일상적으로 다루는 미디어인데, IPO를 목전에 둔 오픈AI가 해당 쇼를 직접 소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편집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또한 리헤인이 암호화폐 업계 슈퍼 PAC 페어셰이크(Fairshake)와 연관되고, 미국 주별 AI 규제를 막는 방향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점도 TBPN 인수의 정치적 맥락을 복잡하게 만든다.

오픈AI는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AI 모델 훈련 모니터링 플랫폼 넵튠(Neptune.ai), 임원 코칭 AI 콘보고(Convogo), 제품 실험 플랫폼 스탯시그(Statsig), 맥OS용 AI 인터페이스 스카이(Sky), 조니 아이브(Jony Ive)의 디자인 스타트업 아이오(io), 코덱스 강화를 위해 파이썬 필수 도구 개발사 애스트럴(Astral) 등이 지난 1년 사이 오픈AI 품에 안겼다. TBPN은 그중에서도 미디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첫 발걸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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