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황동혁·엔비디아가 베팅한 AI 음성 ‘일레븐랩스’, ARR 5억 달러 돌파


AI 음성 기술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고객 응대, 영업, 채용, 마케팅까지 음성 에이전트가 파고드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 시장의 선두주자를 향한 자본의 움직임도 바뀌고 있다.

Elevenlabs ARR 500m - 와우테일

일레븐랩스(ElevenLabs)가 연간 반복 매출(ARR) 5억 달러를 돌파했다. 2025년 말 3억5000만 달러였던 ARR이 2026년 첫 4개월 만에 5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기존 시리즈D 라운드에 신규 투자자들이 추가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블랙록(BlackRock), 웰링턴(Wellington), D.E. 쇼(D.E. Shaw), 슈로더스(Schroders) 등 대형 기관투자자와 엔비디아(NVentures), 세일즈포스(Salesforce), 산탄데르(Santander), 도이체 텔레콤(Deutsche Telekom) 등 전략적 기업 투자자가 이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 원작자 황동혁 감독, 배우 제이미 폭스(Jamie Foxx)·에바 롱고리아(Eva Longoria) 등 30여 명의 엔터테인먼트 업계 유명인도 합류했다.

일레븐랩스는 2022년 폴란드 출신의 마티 스타니셰프스키(Mati Staniszewski)와 피오트르 담브코프스키(Piotr Dąbkowski)가 공동 창업했다. 팔란티어(Palantir) 출신의 스타니셰프스키와 구글 머신러닝 엔지니어 출신 담브코프스키, 두 폴란드인이 어린 시절 겪은 불편함이 창업의 씨앗이 됐다. 미국 영화의 어색한 폴란드어 더빙을 보며 자란 두 사람은 인간의 목소리를 그대로 재현하는 AI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회사를 세웠다. 텍스트-음성 변환(TTS) 기술로 출발해 음성 복제, 더빙, 음악 생성을 거쳐 지금은 오디오 AI 전 영역을 아우르는 풀스택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성장 속도가 눈에 띈다. 올해 2월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이 주도한 시리즈D에서 5억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1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임직원 대상 주식 매입 프로그램(텐더 오퍼)도 1억 달러 규모로 마감했는데, 1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두 번째다. 현재 50개국 이상에 530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플랫폼은 세 축으로 구성된다. 기업용 음성·챗 에이전트 배포 플랫폼 일레븐에이전트(ElevenAgents), 70개 이상 언어로 고품질 오디오를 생성하는 일레븐크리에이티브(ElevenCreative), 저지연 프로덕션급 인프라를 제공하는 일레븐API(ElevenAPI)다. 엔비디아, 메타(Meta), 에픽게임즈(Epic Games), 세일즈포스, 법률 AI 스타트업 하비(Harvey) 등이 이 API를 통해 수억 명의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이번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확실한 시장 확신이 깔려 있다. 웰링턴 매니지먼트(Wellington Management)의 롭 마조니(Rob Mazzoni)는 “대형 기업 모두가 AI 에이전트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게 될 것”이라며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상호작용을 대규모로 구현하는 기업이 핵심 글로벌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 텔레콤 전략 투자 부문 T캐피털(T.Capital)의 카린 피터스(Karine Peters)도 “음성은 고객 상호작용에서 가장 까다로운 채널”이라며 일레븐랩스가 카테고리 리더를 넘어 자사의 산업용 AI 비전을 구현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할리우드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참여도 주목할 만하다. AI가 콘텐츠 제작 방식을 바꾸는 상황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여러 언어와 팬 경험으로 확장하는 것이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에바 롱고리아는 “AI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과 닿을 수 있는 대상을 바꾸고 있다”며 “크리에이터를 염두에 두고 기술을 만드는 회사에 투자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일레븐랩스는 이번에 처음으로 일반 개인 투자자에게도 로빈후드 벤처스(Robinhood Ventures)를 통해 지분 투자 기회를 열었다.

AI 음성 시장에서 일레븐랩스의 경쟁 구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생성AI 서비스 시장 지형도를 참고하시길.

켄타우로스(Centaur)는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가 명명한 용어로, 연간 반복 매출(ARR)이 1억 달러를 넘어선 SaaS 기업을 지칭한다.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을 뜻하는 유니콘(Unicorn)이 투자 밸류에이션 기준이라면, 켄타우로스는 실제 매출 규모로 성장을 입증한 기업에 붙는 타이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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