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IPO 코앞, 테슬라와 합병설 다시 불붙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두 번째 1조 달러 기업을 상장시키려는 순간, 실리콘밸리에서는 또 다른 시나리오가 떠오르고 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 두 거대 기업을 하나로 합치겠다는 구상이다.

스페이스X IPO 코앞, 테슬라와 합병설 다시 불붙다

스페이스X(SpaceX)는 약 2주 뒤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올해 초 AI 기업 xAI와 합병하면서 기업가치는 1조 2,500억 달러에 달했다. 테슬라(Tesla) 시가총액은 현재 약 1조 6천억 달러다. 머스크가 이 두 회사를 합치면 미국 증시 역사상 가장 거대한 기업 결합이 탄생한다.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미 측근들과 합병 가능성을 논의한 바 있다. 테슬라 현직 직원은 “사내에서 이 주제가 공개적으로 언급된다”고 밝혔다. 전력·컴퓨팅 제약 문제를 풀기 위해 두 회사가 이미 정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AI가 연결 고리다

로켓 회사와 전기차 제조사가 무슨 상관이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두 회사의 교집합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바로 AI다.

스페이스X는 올해 1분기 자본지출 101억 달러 중 75% 이상을 AI 관련 투자에 썼다. 테슬라도 올해 자본지출이 25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년 대비 3배 수준이다. 자율주행, 로봇, 에너지 저장 시스템 모두 AI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벤처캐피털 씨어리 벤처스(Theory Ventures)의 토마시 퉁구즈(Tomasz Tunguz)는 “테슬라는 움직이는 차량 안에서 전력·냉각·지연·신뢰성·비용 한계 내에 강력한 AI 시스템을 돌려야 한다”면서 “스페이스X는 궤도에서 방사선, 열 순환, 발사 중량, 전력 생산, 열 방출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극한 환경에서 컴퓨팅을 최적화하는 문제, 두 회사가 공유하는 숙제다.

이미 하나처럼 움직이고 있다

두 회사는 이미 인력·자원·거래에서 깊이 얽혀 있다. 머스크는 양사 이사회에 모두 참여한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아이라 에렌프라이스(Ira Ehrenpreis)도 두 이사회 멤버다.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Kimbal Musk)는 현재 테슬라 이사이자 과거 스페이스X 이사였다. 찰스 큄만(Charles Kuehmann)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양사에서 소재공학 부사장을 맡고 있다.

자금 흐름도 교차한다. 테슬라는 올해 초 xAI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xAI가 스페이스X에 합병되면서 이 지분은 스페이스X 주식으로 전환됐다. 스페이스X는 2024~2025년 테슬라의 메가팩(Megapack)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6억 9,700만 달러어치 구매해 멤피스 데이터센터에 설치했다. 2025년에는 테슬라 사이버트럭도 1억 3,100만 달러어치 사들였다.

공급업체 입장에서 두 회사는 이미 한 고객처럼 보인다. 2024년 엔비디아(NVIDIA)는 머스크의 요청에 따라 테슬라에 배정된 5억 달러 규모 GPU 물량을 xAI로 돌렸다.

합병의 장애물

법률 전문가들은 반독점 이슈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로켓과 전기차는 별개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주 간 이해충돌은 복잡하다. 어느 쪽이 존속회사가 될지, 주식 교환 비율은 어떻게 정할지, 적정 가격은 누가 결정할지 모두 난제다.

스페이스X 쪽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머스크가 85% 의결권을 쥐고 있다. 스페이스X 상장설명서에는 “통제 회사(controlled company)”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나스닥 기업지배구조 규정 일부가 면제된다는 뜻이다.

테슬라 주주들은 다른 문제다. 머스크는 지난해 말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 시가총액 상승·사업 성과에 연동된 12단계 보상 패키지를 확정했다. 스페이스X에서는 시가총액 7조 5천억 달러 달성과 화성에 100만 명 거주라는 마일스톤에 보상이 걸려 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머스크의 보상 조건 충족이 훨씬 수월해진다.

우주 시장의 규모가 답이다

합병설이 단순한 소문이 아닌 이유는 시장 기대에 있다. 장기 스페이스X 투자자이자 우주 금융 인프라 스타트업 네벡스(Nebex) CEO인 테즈폴 바티아(Tejpaul Bhatia)는 “우주 시장은 지금도 거대하지만 스페이스X 상장 이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사업, 스타링크(Starlink) 위성 인터넷 서비스, xAI(SNS 플랫폼 X 포함)로 구성된 복합체다. 여기에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60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도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

테슬라와 합쳐지면 자동차·에너지·AI·우주를 아우르는 슈퍼 플랫폼이 탄생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강자들과 경쟁하기 위한 자금 조달도 용이해진다. 투자사 거버 카와사키(Gerber Kawasaki) CEO 로스 거버(Ross Gerber)는 이전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하나의 거대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꿈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머스크는 다음 주 스페이스X 로드쇼를 시작한다. 월스트리트에 24년 된 로켓 회사의 가능성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그 뒤에는 더 큰 그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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